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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 이장규 대표가 말한다...LX세미콘의 지분투자 이유는?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가 말한다...LX세미콘의 지분투자 이유는?
  • 장경윤 기자
  • 승인 2022.10.21 1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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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반도체공학회-디일렉 공동기획]
'반도체 미래를 그리다' 릴레이 인터뷰
1세대 팹리스 경영인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
"미래 차량용 반도체 핵심은 중앙집권화…개별 칩 기술만으로는 생존 어려워"
"기존 인포테인먼트 넘어 ADAS, 네트워크 등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개발 추진"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이사 겸 한국팹리스산업협회 수석부회장. <사진=최홍석 PD>

지난해부터 반도체 업계의 화두 중 하나는 '차량용 반도체 품귀'였다. 반도체를 구할 수 없어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생산물량을 줄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차량 주문 후 인도 시점도 한없이 늦어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메모리 쪽 업황이 둘쑥날쑥한 가운데,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은 견조한 실적을 올린 것도 이 때문이다. 

디일렉은 한국반도체공학회와 공동으로 「반도체 미래를 그리다」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대한민국 산업의 중추이자 핵심인 반도체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하자는 게 기획 취지다. 

8번째 인터뷰 대상은 텔레칩스 이장규 대표이사다. 텔레칩스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를 지원하는 AP 칩을 전문으로 개발해 온 토종 팹리스다. 이장규 대표는 대한민국 팹리스 1세대를 대표하는 경영자로, 2014년부터 텔레칩스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새로 발족한 한국팹리스산업협회 수석부회장도 맡았다. 

이 대표는 "기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개별 칩이 각각의 기능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향후에는 여러 기능이 결합된 칩이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분야에만 국한된 칩 기술로는 미래의 통합된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텔레칩스는 자율주행 등 미래 자동차 산업에 필요한 다양한 고성능 칩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칩 개발 가속화를 위한 중장기적인 투자 전략도 마련하고 있다. 올해 중순 텔레칩스의 지분을 매입한 LX세미콘과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적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력 양성 및 팹리스 생태계 구축을 위한 오픈 플랫폼 사업도 추진한다. 텔레칩스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개발자 및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유하고 개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어, 텔레칩스 중심의 협력 체계를 강화해나가겠다는 전략이다.

Q. 요즘 반도체 시황은 어떻게 보는가?

A. 컨슈머와 자동차 분야가 다른 부분이 있다. 컨슈머는 하반기 들어 갑자기 주문량이 줄었는데, 코로나19 이후에 소비 패턴의 변화가 반경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자동차 쪽은 여전히 반도체에 대한 수급이 안정적이지 못한 상황이다. 그래서 차량 생산이 하반기부터 점점 회복되어가고는 있지만 갑작스럽게 늘어나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여러가지 부품 수급난이나 지역적 부분에서 수출 경로가 막히는 등 영향이 있었다. 이에 약간 상승할 줄 알았던 자동차 시장이 플랫 수준으로 머무르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올해 초 예상했던 고객들의 생산 대수가 비슷하게 맞아 들어가긴 했지만, 일부 수급을 못 받는 고객들도 있어 저희도 기존 MBO 세웠던 것 보다는 수량적인 면에서 약간 떨어지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 하지만 환율이 상승해 이 부분은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Q. 지금 텔레칩스의 매출 대부분이 인포테인먼트 관련 SoC에서 나오고 있지 않나?

A. 대부분이 SoC고, 일부는 SoC와 같이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에서도 나온다.

Q.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수급난이 일어나고 있는 부품에 텔레칩스의 제품도 포함이 되나?

A. 12인치(300mm) 웨이퍼 분야는 수급이 원활한 쪽으로 바뀌어가는 것 같다. 하지만 8인치(200mm) 웨이퍼에서 생산하는 IC 중에서는 여전히 일부 벤더 쪽에서 수급에 대한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23년도 하반기 정도가 돼야 풀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Q. 어디서부터 공급이 꼬여있는지 업계에서 분석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A. SoC보다는 MCU나 파워 관련 부품, 아날로그 소자, 스위치 같은 부분이 수급이 어렵다. 그래서 OEM 쪽에서 이런 부품에 대한 수급 노력이 굉장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자동차 같은 대형 OEM은 수급을 위해서 벤더와 협상이 되는데, 소형 벤더나 티어1 통해서 공급받는 일부 물량들은 여전히 문제가 된다.

고객을 통해 알아본 바로는 일반 시장에서 기존 4.5불 정도 되는 드라이버 제품은 구하지도 못한다. 어렵게 몇천 개라도 구했을 경우에도 가격이 7~10배 정도를 줘야 하는 부품이 여전히 존재한다. 5천원짜리가 4~5만원 한다는 얘기다.

Q. 텔레칩스의 경우 꾸준히 이익을 내 오다가 지난 2020년에 잠깐 적자가 난 적이 있다. 그 다음 연도에 바로 흑자 전환을 했는데, 당시 적자가 난 이유는 무엇인가?

A. 코로나19 시대에 진입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부분이 가장 컸다. 그런 부분을 대비하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는데, 다양한 포트폴리오에서 매출이 곧바로 발생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자동차와 컨슈머로 이원화하며 투자했던 개발비가 부담이 됐다. 컨슈머가 점점 경쟁이 심해지면서 단가적 압박을 많이 받았는데, 리소스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했던 부분이 문제의 원인으로 파악됐다. 그래서 투자 전략을 오토모티브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바꿨다.

Q. 그 전에는 셋톱박스 사업도 하지 않았나?

A. 컨슈머에서 셋톱박스에 많이 투자했다. 그런데 자동차 쪽의 제품을 더 다양화시킬 필요도 있었다. 인포테인먼트 하나만 가지고는 시장에서 생존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투자 면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정비를 효율적으로 쓰고, 마진이 좋지 않은 컨슈머 부분을 줄였다.

Q. 인포테인먼트와 디지털 클러스터에 들어가는 SoC를 주로 하는데, 자동차에 적용되는 영역은 그 영역만 하는건지.

A. 몇년 전부터 미래의 자동차 일렉트로닉 아키텍처가 어떻게 갈 것인가에 대한 변화가 크게 있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시장 관점에서 보면 전동화 다음에 커넥티비티, 그 다음에 자율주행과 모빌리티라고 하는 큰 트렌드가 같이 요구가 됐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 텔레칩스에서도 많은 공부와 시장 트렌드 분석을 했다.

인포테인먼트는 아키텍처 관점에서 보면 기존 분산된 아키텍처에서 도메인 아키텍처로 가고, 이보다 더 중앙집권화된 조널(zonal) 아키텍처로 가고 있다. IVI, 클러스터, 헤드업 디스플레이 혹은 패신저 디스플레이 등을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콕핏은 도메인 아키텍처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자율주행, 바디, 파워트레인, 텔레매틱스 등 도메인 기반의 아키텍처가 있다. 

이들이 조널 아키텍처로 가게 되면 하나로 뭉치게 되는데, 그러면 인포테인먼트 도메인에 있었던 제품 자체가 더 이상 생존할 수가 없게 된다. 그리고 자율주행 모빌리티로 가는 시장 트렌드에서는 조널 아키텍처에 점점 더 고성능의 기능들을 요구하게 된다. 왜냐하면 차량의 소프트웨어를 OTA(자동차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능을 활성화·비활성화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시트 따뜻하게 하는 기능은 얼마를 내라", "자율주행 기능은 얼마를 내라" 이런 개념이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이 고도화되고 통합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네트워크 게이트웨이다. 고속의 게이트웨이 망을 통해 방대한 양의 데이터들을 서로 주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거다.

그래서 텔레칩스는 기존 회사가 가지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도메인의 솔루션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반의 기술 및 솔루션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향후에 중앙집권화된 아키텍처로 바뀌었을 때를 대비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Q. 그런 결론은 언제 내린건가?

A. 2020년 정도에 내렸다. 엣지단에서는 MCU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겠지만, 그런 MCU도 결국 여러 기능을 하나의 MCU에서 진행하는 멀티펑션 MCU가 대세를 이루게 될 것이다. 그래서 인포테인먼트 도메인의 MCU 개발을 시작으로 멀티펑션 액추에이터가 지원될 수 있는 ASIL-D급(차량을 위한 기능적 안전 표준의 일종) MCU를 개발하고 있다.

Q. 개발 착수 시점은?

A. 작년 말부터 개발을 시작했다. 현재는 인-비히클 네트워크 부분도 전량 수입이다. 모든 차에는 그게 들어가 있고, 앞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Q. 지금은 프로토콜이 CAN이지 않은가?

A. CAN, 이더넷이 가장 중심이 되고 있다. 플렉스레이나 기존 레거시가 있지만 아마 이더넷, CAN, LIN 정도가 대세가 될 것 같다. 지금 그쪽 영역은 NXP나 르네사스, 인피니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인-비히클 네트워크가 차에서 가장 주요한 핵심 부품이 된다. 그리고 ADAS와 자율주행에 대한 부분인데, ADAS 칩을 ES(엔지니어샘플)을 내서 평가하고 있고 솔루션 개발을 하고 있다.

Q. 그 전에는 없었던 칩 아닌가?

A. 그 전에는 없었다. 그리고 하이엔드 AI 액셀러레이터 칩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250TOPS 정도 되는 자율주행 액셀러레이터 칩이다. 인포테인먼트 칩은 계속 개발 중이고, 그래서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 인-비히클 네트워크가 합쳐지면서 비히클 컴퓨터 기반 기술들이 다 갖춰질 수 있을 것이다. MCU 부분은 인포테인먼트 도메인, 바디 도메인 등이 나중에 조널 아키텍처로 갔을 때도 우리가 역할을 할 수 있는 도메인에 대한 MCU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Q. 64비트인가?

A. 32비트다. 기존에는 인포테인먼트 도메인에서 자동차 칩을 만드는 회사였다면, 지금은 자동차 전반의 종합 자동차 회사로서 더 성장하기 위한 노력과 투자를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

Q. 과거 2000년대에 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에 일반 피처폰을 쓸 때는 MP3와 같은 소형 기기가 많지 않았나. 그게 스마트폰이 나오고 나서는 기능이 다 통합이 됐는데, 대표님 말씀처럼 칩도 결국에는 여러 기능이 하나로 모이게 되는 건가?

A. 궁극적으로는 그렇게 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리고 요즘에는 "소프트웨어가 비히클을 정의한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처음에는 도메인 레벨에서 진행을 하다가 점점 더 중앙집권화가 될 것 같다. 2030년 이후에는 그 쪽으로 상당히 많이 발달할 것 같다.

Q. 차량용 반도체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 LX세미콘이 지분투자한 것과 자회사(칩스앤미디어) 지분을 매각한 것들이 연장선에서 이뤄진 것인가?

A. 그렇다. 텔레칩스가 이러한 칩을 만들면서 중소·중견기업 중에서는 R&D 투자 비율이 엄청날 것이다. 작년에 34% 정도 됐던 것 같다. 지금 텔레칩스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핵심 공정은 28나노인데, R&D 투자하고 있는 칩들이 14나노나 65나노 등 많다. 8나노 2개, 14나노 2개, 28나노 하나 등이다. 8나노는 인포테인먼트와 자율주행 쪽이고, 14나노는 ADAS와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28나노는 MCU다. 개발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이 부분을 안정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2021년부터 자금을 어떻게 준비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자회사 지분과 자사주를 팔고, 정책자금을 어떻게든 끌어들여서 안정적 개발에 대한 준비를 하고자 했다. 일부는 국책과제 비용으로 조달하기도 하지만, 적어도 4~5배 정도를 텔레칩스가 추가로 투자해야하기 때문에 자회사 지분을 매각했다.

LX세미콘은 텔레칩스의 자사주를 매입했는데, LX세미콘과 텔레칩스가 겹치는 아이템이 거의 없다. 오히려 협력을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LX세미콘이 LCD 드라이버를 잘하고 텔레칩스는 인포테인먼트를 개발하니, 디스플레이에서 연계되는 부분들이 많다. 또한 LX세미콘이 모터 등 드라이버 IC를 개발하는데 텔레칩스의 MCU와 연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한 전략적 논의들을 하면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아이템을 찾아보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Q. 시장에서는 일반적 유상증자가 아닌 LX세미콘이 지분을 매입한 것에 대해 "혹시 장기적으로 회사를 매각하려는 것이 아니냐" 이런 얘기들도 있었다. 이런 질문을 받은 적 있는지.

A. 많이 받았다. 자사주 지분을 매각할 거라면 전략적·협력적 투자 사업을 하는 데가 낫지, 재무적 투자하는 데다가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시너지 부분에 있어서도 그렇다. 글로벌 OEM 업체들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하는 데 있어서는 텔레칩스도 여전히 규모가 작다. 고객사들이 텔레칩스의 투자자가 누구냐는 부분도 많이 물어보기 때문에, 무게감이 있는 회사가 존재하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다. 그래서 LX세미콘과 같은 중견 그룹이, 또 LG·LX 그룹의 하나의 관계사로서 있다는 것이 투자사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생각도 같이 작용했다.

Q. 아까 말씀주신 8·14·28·65나노 칩들은 팹을 어디를 활용하는가?

A. 모두 삼성이다.

Q. 국내 팹리스 중에서 텔레칩스처럼 선단공정을 쓰는 회사가 없지 않은가?

A. AI 쪽에서는 삼성 5나노 공정을 쓰는 회사들이 있다. 그런데 텔레칩스처럼 실질적으로 공격적인 진행을 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Q. 개발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향후에는 텔레칩스도 5나노, 3나노 공정으로 가야하지 않은가?

A. 그렇다. 텔레칩스와 같은 회사는 R&D 비용이 계속해서 많이 나가게 될 거고, 그러한 부분들 때문에 매출과 이익을 계속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당면 과제가 있다.

Q. 매출과 이익을 많이 못 만들면 5·3나노나 그 이상의 선단 공정을 써야할 때 또 투자를 조달해야 할 수도 있겠다.

A. 그런 상황이 안 나오면 좋다. 예를 들어 지금 개발 중인 칩을 양산까지 가려면 25년~26년도 정도 된다. 그 전에 선단 공정 기반의 개발을 진행하려면 지금 있는 것들을 가지고 매출을 최대한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Q. 지금 개발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A. 리소스와 관련된 부분들이 굉장히 큰 어려움 중 하나다. 그리고 새로운 분야의 칩을 맨땅에서 개발하면 성공 확률이 낮다. 그래서 전략적인 개발 관점에서 파트너십을 만들어서 개발의 성공 확률을 높이고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 개발에 대한 투자 확보가 필요하다.

Q. 팹리스 업계에서는 사람이 모자라다고 아우성이다. 수도권 대학의 정원을 늘리는 건으로 지방대와 여러 논란이 있기도 한데, 텔레칩스 입장에서는 어떤가? 지금 보고서 기준 인원이 350명 정도인데 적정 수준인지, 아니면 사람을 늘리고 싶어도 못 늘리고 있는지.

A. 현재 텔레칩스가 뽑아야 되는 인원 중에서 못 뽑은 인원이 꽤 된다. 3분기 목표가 35명 정도 됐었는데 지금 보니까 20명 정도 뽑은 것 같고, 나가는 사람도 있으니 또 새로 뽑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 고민을 하는 게 대구 경북에 거점을 만드는 거다.

Q. 왜 대구, 경북 지역인가?

A. 그 지역에 있기를 원하는 우수한 엔지니어들도 있기 때문이다. 해당 지역에서 반도체 관련 소프트웨어 등을 개발하고 싶은 인력이 있다면 텔레칩스가 내려가서 그러한 인력들과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서로 조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파키스탄이나 인도, 베트남 등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원격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예를 들어 베트남이나 싱가포르, 인도 쪽에 거점을 만드는 부분과 우리나라 지방에 거점을 만드는 부분을 같이 알아봤다. 최종적으로는 우리나라 지방에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Q. 언제 현실화가 될 수 있을까?

A. 그러한 부분을 계속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텔레칩스에서 또 하나 추진 중인 것이 오픈 플랫폼이다. 쉽게 말하면 '라즈베리 파이' 같이 칩과 솔루션을 오픈하고, 많은 개발자들이 그 개발 환경을 같이 공유하고 사업화하는 거다. 같이 플랫폼을 진화시켜나가면서 교육과 사업적 목적을 이룰 수 있는 부분들이 있는데, 텔레칩스는 MCU, AI, 멀티미디어, 네트워크 등 여러 분야의 오픈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임베디드 교육하는 사람들도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모듈이나 보드, 세트 비즈니스를 만드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한 학계나 교육기관에서 외산 칩이 아닌 국산 칩을 써서 개발하는 것을 추진할 수도 있다. 텔레칩스는 이러한 플랫폼을 '토스트'라는 이름으로 준비 중이다.

Q. 왜 토스트인가?

A. 텔레칩스 오픈플랫폼 솔루션 앤 트레이닝 이라는 의미다. 오픈하게 되면 한국어, 중국어, 일본어, 영어로 제공된다. 중국 같은 경우는 위챗 버전까지 나올 예정이다. 이 부분이 오픈되면 많은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플랫폼부터 하드웨어, 임베디드 하드웨어에 대한 여러가지 활용을 할 수 있다.

일례로 몇몇 교수님들을 찾아가 토스트 플랫폼 기반 교육을 시키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는데 상당히 좋아하셨다. 텔레칩스의 오픈 플랫폼으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사회에 나가서 칩 개발을 하면 관련 고객사들한테 취직도 쉽고, 텔레칩스 입장에서는 인력을 배출할 수 있고, 대학교 입장에서는 임베디드 교육을 위한 여러 국내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으니 서로 좋을 것이다.

Q. 기본적으로 ARM 코어를 사용하니 토스트에서도 공통적인 칩 개발이 가능한 건가?

A. 그렇다. 텔레칩스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오픈해드리면 코딩 교육에 좋을 것 같다. 이걸 활용해서 공장 자동화 등 다른 분야의 솔루션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비즈니스화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Q. 팹리스에 대한 정부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최근 들어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여러 가지 지원 정책이나 과제들을 활발하게 만들고 기획하고 있다. 규모나 비용 면에서 이러한 부분이 많이 생겨나는 건 긍정적이다. 특히 AI, 자동차 등 몇몇 분야에서 요즘 스타트업들이 굉장히 많이 생겨나고 있지 않나. 이들 기업에게 투자가 많이 이뤄지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잘할 수 있는 쪽에 투자를 하는 부분은 아쉽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잘하는 업체의 기술을 수요기업과 연계해서 매출로 성장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드는 게 정부 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을 매칭해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 그나마 텔레칩스는 국책과제를 진행할 때 티어1 업체들과 같이 연계해서 전략적으로 진행하는 부분이 더 활성화돼있다. 그리고 스펙 부분에서도 고객이 요구하는 스펙을 상당히 많이 반영하는 것을 추진한다.

이처럼 수요기업이 원하고, 그 다음에 우리나라 팹리스 업체들이 잘하고 있는 기술을 과제화해서 실제적으로 수요기업이 쓸 수 있는 연계성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되면 좋겠다. 지금은 수요기업이 맨 뒤에 있다보니 굉장히 아쉽다.

Q. 개발만 하고, 실제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고려는 되고 있지 않다는 말씀이신 것 같다.

A. 그래서 저는 수요기업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수요기업 쪽에 많은 혜택을 주는 정부 정책이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수요기업도 뭔가 이득이 있어야 과제에 매력을 느낄 것이다. 세제혜택이나 인센티브 등을 만들게 되면 좋을 것 같다.

또 팹리스 업체가 수요기업과 어떤 연구개발을 하게될 지 모른다. 그래서 과제를 진행하기 전에 수요기업과 같이 칩의 스펙이나 사업 방향에 대한 밑그림을 만들고 예산을 만들어주면, 정부가 이걸 타당하다고 받아들이면 예산을 먼저 주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 수요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원하는 걸 만들어 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추진을 할 거고, 이러한 트랙이 있으면 상당히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Q. 말씀주신 AI 분야 스타트업 중에선 1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곳도 있다. 한편으론 부정적인 시각도 있는데, 투자 조달을 많이 받고도 실패하면 어쩌냐 하는 것이다. 사업을 꽤 오랫동안 해오신 입장에서 어떻게 보나?

A.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그런데 그 부분이 AI나 디자인하우스 쪽에 쏠려 있는 것들이 문제라고 보여진다. 결국 이들 업체가 좋은 결과를 보여주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또 다음 세대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투자를 받은 기업의 오너분들이 더 책임감을 가지고 절치부심해서, 반드시 성공하는 결과를 이끄셔야 한다고 봅니다.

Q. 대표님이 사업을 하신 지 얼마나 되셨나?

A. 지금이 22년째인가, 23년째 된다.

Q. 재작년에 적자가 한번 난 것 말고 적자가 났던 적이 있었나?

A. 제가 CEO되는 2014년도 전후로 해서 5분기 연속 적자였던 적이 있었다. 그 이후로 적자가 없었다가 재작년에 한 번 적자가 됐다.

Q. 외부 환경에 의해서였지만, 적자가 한번 나면 어떠신가?

A. CEO 입장에서는 적자가 나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한다. 경영진 입장에서는 굉장히 냉정해야 된다고 본다. 그 냉정함이 기업의 정서적 환경과 굉장히 매칭될 수 있지만, 단호하고 냉정하지 않으면 적자가 지속될 수 있다. 그래서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자의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기업이 더욱 더 멍들어간다.

Q. 지금 사무실은 잠실 쪽에 있는데, 다음 달에 이사를 가시지 않나?

A. 다음 달에 판교 신사옥으로 이사를 간다. 전 직원이 다 가는 거고, 제2판교에 지상 12층, 지하 5층 건물이다.

Q.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으로 지으신 것 아닌가. 건물을 다 쓰시는 건가?

A. 20%의 임대를 줘야하는 법 때문에 두개 층은 임대를 준다. 또 1층은 공용 공간이라 세개 층을 제외하고는 다 쓴다. 직원을 500명 까지는 문제없이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국내 직원은 320명 정도다. 

Q. 직원들 반응은 어떻나?

A. 좋아하는 직원들도 있고, 새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판교로 가는 걸 알고 들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판교로 가는 것 때문에 거리상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통학에 대한 출퇴근 버스에 대한 지원을 하고, 거점 오피스를 서울에 두는 등 여러 가지 대책을 세우고 있다.

Q. 대표님은 팹리스산업협회에서 수석부회장도 맡고 계시다.

A. 반도체산업협회와 팹리스산업협회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반도체산업협회는 파운드리, 메모리, 시스템LSI를 포함한 팹리스 회사들, 장비, OSAT 회사들을 망라해서 전방위적인 반도체 회사들이 다 모여있는 단체다. 현재 팹리스 업계는 팹리스가 열악해지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지를 고민하고 있는데, 사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모든 정책이나 법령들이 팹리스를 기준으로 만들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미디어텍과 같은 큰 유니콘 기업이 국내에서도 나오길 바라는 팹리스 업체가 120여개가 모여서, 팹리스를 위한 방향성과 정부 정책, 협력이 어떠한 부분들로 추진돼면 좋을 지를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지금은 팹리스와 디자인하우스, IP 회사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시스템반도체의 전체 서플라이 체인을 보면 앞에 파운드리가 있고 다음에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IP, 그 다음에 OSAT가 있다. 그래서 이쪽으로도 조인을 했으면 좋겠다는 향후 바람도 갖고 있다.

그러면 전 단위부터 후 단위까지의 전반적인 전략과 정책을 만들고, 또 이를 기반으로한 성장 발전 플랜을 정부나 산학과 같이 논의해서 체계적으로 만들어 나가면 조금 더 시스템반도체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 팹리스산업협회가 만들어졌다.

Q. 대기업 위주가 아니라 정말로 팹리스 위주의 시스템반도체 산업이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과 정책들이 나왔으면 한다.

A. 여기에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별이 없다. 그래서 필요하면 팹리스산업협회에 삼성LSI도 들어올 수 있다. 팹리스산업협회의 취지는 팹리스산업협회를 중심으로 해서 시스템반도체가 클 수 있는 환경과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굉장히 오픈돼있다.

 

디일렉=장경윤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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