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영업손익을 통해 살펴본 원가경쟁력 비교
2013~2018년 SK하이닉스가 마이크론 압도했지만...
2019년 이후 불황기엔 마이크론이 가격 방어 더 잘해
혹독한 불황을 맞고 있는 국내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실적 발표시즌을 맞았다. 내달 1일 2022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대규모 적자전환이 점쳐지고 있다. 1월31일 사업부 단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도 DS부문 실적이 곤두박질 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미국 마이크론은 2023년 1분기(2022년 9~11월) 기준 2억4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영업손익은 원가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다. 경쟁사보다 얼마나 앞선 기술력(선단공정)을 갖추고, 안정적 수율을 유지하면서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에 따라 이익의 질이 달라진다.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1등을 유지하는 비결도 원가경쟁력에 있다.
원가경쟁력의 격차는 지금과 같은 위기 때일수록 두드러진다. 가격하락과 불황기에도 남들보다 더 많은 칩을, 더 싸게 만들 수 있다면, 경쟁자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할 수 있고 적자폭도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반도체 혹한기에도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도 원가경쟁력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삼성전자를 뒤쫓는 후발주자들의 원가경쟁력은 어떨까. D램과 낸드플래시를 모두 주력으로 하는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 중 어떤 기업이 원가경쟁력에서 앞설까.
24일 《디일렉》이 지난 2013년 이후 10년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영업이익을 비교한 결과, 2019년을 전후해 두 회사의 경쟁력에 변화가 있었다. 2019년 불황이 있기 전까지 SK하이닉스는 2013년 3분기를 제외하면 줄곧 마이크론 대비 높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3년 3분기의 경우 마이크론이 엘피다와 공식적인 합병으로 일시적으로 SK하이닉스보다 영업이익이 높았다. 그 이외의 기간인 2013~2018년 모든 분기 실적에서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보다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했다. 그만큼 시황 및 가격 변동에 더 잘 대응했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10년 동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3~4년에 한번 꼴로 불황이 찾아왔다. D램 시장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3사로 재편된 후 처음 찾아온 불황은 2016년 상반기다. 당시 마이크론은 1~3분기까지 약 2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반면,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조7000억원의 흑자를 유지했다. 불황에 SK하이닉스 원가경쟁력이 더 강했던 셈이다.
다시 불황이 닥친 건 2019년이다. 2017~2018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유례없는 호황에 힘입어 양 사 모두 분기당 영업이익이 4조~5조원을 웃돌았다. 그러다가 2019년으로 접어들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공급 과잉으로 인한 가격 하락, 더딘 수요 회복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사 체제로 시장이 재편된 이후 2번째 불황기였다.
두번째 불황기에 더 높은 원가경쟁력을 발휘한 곳은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2019년 연간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반면, SK하이닉스 2019년 영업이익은 3조원을 넘지 못했다.
2020년 회복기를 거쳐 다시 한 번 호황을 맞이한 2021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대체로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높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황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고 4분기의 경우 양 사 모두 오랜만에 분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시장 재편 후 3번째 찾아온 불황기에서 그나마 웃을 수 있는 곳은 마이크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4분기(9~11월) 기준 마이크론 적자 규모는 2억4000만 달러로 현재 환율을 감안하면 약 3000억원 수준이다. 현재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SK하이닉스 4분기 적자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2019년과 마찬가지로 불황기에서는 마이크론이 SK하이닉스 대비 더 나은 원가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이같이 단순한 산술 비교는 2가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우선 환율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양사 영업이익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마이크론 실적분석시 환율은 그해 평균치 적용).
회계연도 기준이 다르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 대비 회계기준이 한달 가량 차이가 난다. 가장 최근 실적을 발표한 분기를 비교하면 마이크론은 9~11월(회계연도로는 2023년 1분기), SK하이닉스는 10~12월(2022년 4분기)을 기준으로 한다.
그럼에도 양사 10년 동안 영업이익 비교를 통한 원가경쟁력 분석은 어느 정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2013~2018년까지는 호황과 불황을 가리지 않고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이 항상 마이크론을 앞섰다. 하지만 2019년 이후 호황기에는 SK하이닉스가 더 좋은 실적으로 기록하고 있지만 불황기엔 오히려 마이크론이 실적 방어를 더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후 마이크론은 대만 2개 공장과 일본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전반적인 생산 능력을 대량 확보했다”며 “각 라인의 설비나 공정이 다르다는 약점이 있었지만, 2017년 이후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그 이후 원가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디일렉=강승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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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업에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취준생입니다!
반도체 시장 불황기에 기업들은 어떠한 대응 방안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여 찾아보았는데 해당 자료가 저에게 굉장히 유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질 좋은 글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