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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대표 선임 절차 재개…이상 vs 현실, 조율 가능할까
KT, 대표 선임 절차 재개…이상 vs 현실, 조율 가능할까
  • 윤상호 기자
  • 승인 2023.05.0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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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추천 16일까지 접수…임시 주총, 6월말 예정
지배구조 개선안, KT→정부 ‘그들만의 리그’ 변질 위험 내포
사내이사 축소·사외이사 강화, '1인 의존·파벌 심화' 우려
주주 권한 강화, 통신 공공성 ‘상충’
KT가 차기 대표이사 선출을 본격화했다. 뉴거버넌스(New Governance)구축태스크포스(TF) 제안을 바탕으로 사외이사 모집에 착수했다. KT는 작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3차례 차기 대표 후보를 세웠지만 선임에 실패했다. 대통령과 여당,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후보와 과정을 문제 삼았다. 관치 논란이 불거졌다. 이번 TF가 내놓은 방향이 이런 의혹을 떨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8일 KT는 뉴거버넌스구축TF의 사외이사 선임 절차 개선안을 공개했다. 뉴거버넌스구축TF는 KT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신설한 조직이다. 기존 KT 정관에 따르면 KT 대표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대표심사위)가 심사한다.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한다. 대표는 주주총회 보통결의로 확정한다. 사외이사는 사외이사추천위원회(사추위)가 뽑는다. 사추위 위원은 사내이사 1인과 사외이사 전원이다. 대표심사위와 사추위 모두 이해 당사자는 배제다. 이번 KT 대표 선임이 제동이 걸린 명분은 사내이사와 사외이사의 성향이다. 사외이사 선임부터 구 전 대표의 영향력이 들어가 대표심사위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공격했다. 결국 구 전 대표는 연임은커녕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했다. 구 전 대표에 이어 대표 후보에 오른 윤경림 사장도 물러났다. 사내이사가 0명이 됐다. 작년까지 8명이 있었던 사외이사는 김용헌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1명만 남았다. ▲강충구 고려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KT 사장은 임기가 끝났지만 새 사외이사를 채우지 못해 권리를 유지 중이다. 이사회가 독자적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뉴거버넌스구축TF의 개선안은 사외이사 선임의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했다. 사추위에서 사내이사를 제외했다. 후보 추천은 기존 ▲자체 인력 풀 ▲외부 전문 기관 추천과 ‘주주 대상 사외이사 예비후보 추천제’를 도입했다. KT 주식을 6개월 이상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는 사외이사 예비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 사외이사 후보 1차 심사는 인선자문단이 한다. 인선자문단은 외부 전문가로 꾸린다. 인선자문단이 거른 후보 중 사추위가 최종 후보를 선택한다. 최종 후보를 어느 쪽에서 권했는지는 공개한다. 대표 선임 과정 및 이사회 개편 방향도 예고했다. ▲사내이사 축소(3명→1명) ▲대표 임명 주총 특별결의 등이다. KT는 “이사회의 감독 기능 강화, 주주 가치 제고 및 내부 참호 구축 사전 차단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배구조 개혁의 핵심은 ‘사외이사 중심 이사회’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의 충돌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벌써 외부 입김을 막기는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운영상 빈틈이 여전한 탓이다.
자체 인력 풀과 외부 전문 기관 추천 사외이사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낙하산 논란의 대상만 바뀔 수 있다. 주주 추천 도 비슷하다. 사외이사 과반만 차지하면 지속적인 KT 지배가 가능하다. 뉴거버넌스구축TF도 주주 추천으로 위원을 정했지만 어떤 주주가 누구를 골랐는지 비공개했다. 뉴거버넌스구축TF는 주요 주주가 추천한 외부 전문가로 구성했다. ▲김준기 서울대 교수 ▲선우석호 홍익대 명예교수 ▲조명현 고려대 교수 ▲주형환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알리시아 오가와 미국 컬럼비아대 겸임교수 5인이다. 다수가 현 정부와 여당과 관계가 있다는 의혹을 샀다. 더구나 이번은 사외이사 후보 1차 심사를 맡는 인선자문단을 뉴거버넌스구축TF가 정한다. 현재 남아있는 KT 사외이사 상황을 고려하면 ‘KT 내부 참호’에 대한 지적이 현 정부와 여당의 ‘사외이사 참호 구축’이라는 또 다른 우려를 만들 수 있다. 대표 1인 사내이사 체제는 KT 내부 인력 양성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현직 대표 외에는 공식적으로 이사회를 경험할 수 있는 임원이 없다. 대표 1인 체제 강화 또는 사외이사별 줄 세우기 등 악용 소지가 있다. 이미 소유분산기업 병폐로 꼽히는 사례다. 대표 선출 주총 특별결의 전환은 KT의 공공성을 훼손할 여지가 있다. 주총 보통결의는 의결권 과반 특별결의는 의결권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지난 8일 기준 KT 외국인 지분율은 40.62%다. 소액주주 비중은 50%가 넘는다. 특별결의 통과를 위해서는 이들의 동의가 필수다. 주주환원정책 강화가 불가피하다. ▲가계통신비 완화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 등 통신 산업이 갖는 사회적 책임은 주주 이익 극대화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결국 이번 제도 시행 과정이 얼마나 KT의 ▲임직원 ▲소비자 ▲주주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번에 선임된 대표가 다음 정부에서도 임기를 수행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전 제도도 형식적인 면에서는 크게 하자가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KT는 16일까지 인선자문단을 확정한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16일 오후 1시까지 접수한다. 사외이사 선임 임시 주총은 6월말 예정이다. 사외이사를 뽑으면 대표 후보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대표 후보 확정은 7월까지가 목표다. 디일렉 = 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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