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에리 브르통 위원, 빅테크 규제 선봉…기가비트인프라법 추진
인터넷 콘텐츠 제공사(OTT: Over The Top)의 네트워크 투자 분담 요구가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SK브로드밴드가 넷플릭스와 소송 중이다. 정부와 국회는 한발 물러선 상태다. 이 가운데 넷플릭스 태드 서랜도스 공동 최고경영자(CEO)와 티에리 브르통 EU집행위원회(EC)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이 우리나라를 찾는다. 이들의 방한이 OTT 통신망 투자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가 한국에 왔다. 2박3일 일정이다. 22일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투자 등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SK브로드밴드와 법정 다툼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2019년 11월 방송통신위원회에 넷플릭스와 망 이용 대가 제정 신청을 냈다. 넷플릭스가 망 이용 대가 협상에 응하지 않아서다. 넷플릭스는 소송으로 맞섰다.
1심은 넷플릭스가 패소했다. 법원은 협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2심은 제9차 변론까지 진행했다. 넷플릭스는 협상 자체가 필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SK브로드밴드는 콘텐츠공급자(CP)는 통신사업자(ISP)에게 대가를 지불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 때문에 서랜도스 CEO가 이번 자리를 통해 넷플릭스의 의견을 어떤 식으로든 언급할 가능성이 높다.
브르통 위원은 오는 29일 방문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과 ICT 정책 등을 협의할 전망이다. 그는 빅테크 규제 등에 관해 강경한 인물이다. 지난 2월 MWC23 기조연설에서 ‘대용량 트래픽 발생 사업자가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다.
EU는 ‘기가비트인프라법’을 추진하고 있다. 대규모 트래픽 유발 업체에게 망 이용 대가를 통신사에 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한다. 연내 통과가 목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EU의회는 ‘2022 경쟁 정책 연례 보고서’ 결의안을 제정했다. ▲찬성 428표 ▲반대 147표 ▲기권 55표다. ‘대규모 트래픽 발생 기업이 통신사와 망 이용 대가를 지급하고 망 구축에 적절한 기여를 할 수 있는 정책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한편 사태를 관망해 온 국내 통신사도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15일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과기정통부 ‘디지털 미디어·콘텐츠 투자 활성화 및 금융지원 확대방안 발표 및 업무협약식’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망 이용 대가 문제는 업계 공동의 관심사인 만큼 정부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라며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산업 선순환 구조를 위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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