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씨텍에 다시 매각 제안
강창진 대표 취임이후 강하게 추진되고 있는 세메스의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정리가 적절한 매각 대상을 찾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메스 출신 임원이 다수인 장비업체 에프엔에스테크와 매각 얘기가 오고 갔으나 이뤄지지 않았고, 현재 또 다른 장비업체 케이씨텍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 케이씨텍은 지난 5월 세메스로부터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인수 제의를 받고, 현재 검토 중인 것으로 8일 확인됐다. LCD 장비뿐만 아니라 OLED 장비도 포함된 제의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 장비업계 관계자는 "케이씨텍에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디스플레이 장비 제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고 새로운 고객사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케이씨텍은 과거 몇년전에도 세메스와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인수를 논의했었다"고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생산라인에서 쓰는 세정장비와 코팅장비(코터) 등은 그동안 세메스가 대부분 납품했다. LG디스플레이와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케이씨텍에게 세메스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인수는 삼성디스플레이와 한꺼번에 거래를 확 틀수 있는 기회다. 올해 3월 선임된 임관택 케이씨텍 대표는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 출신이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세메스는 2017년 2조원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2016년(1조868억원)의 두배 가까운 매출 증가였으며, 반도체 장비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2016년 전체 매출에서 28%를 차지하던 디스플레이 장비 비중은 2017년 20%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9.8%를 기록했다.
세메스로서는 최근 3년간 매출비중이 급감한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정리에 속도를 내, 사업효율화를 꾀하려 하고 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세메스 출신 임원이 다수인 장비업체 에프엔에스테크와도 매각 얘기가 오고 갔으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메스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 매출이 삼성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와 연동되는 불확실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규 생산라인 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올해 1분기 세메스의 전체 매출에서 디스플레이 장비사업 비중은 7.1%(123억원)이었다.
이번 케이씨텍과의 인수제안에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얘기도 나온다. 세메스의 잉크젯 프린팅 장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대형 OLED 생산라인 투자에서 퀀텀닷(QD) 컬러필터 생산공정에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장비다. 컬러필터 아래 위치한 퀀텀닷 색변환층을 잉크젯 프린팅으로 올리는데 쓰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미국 카티바의 잉크젯 프린팅 장비로 테스트하고 있지만 결국 본투자에서는 세메스 장비가 쓰이지 않겠나"고 말했다. 잉크젯 프린팅 장비가 매각에 포함되지 않으면 매각금액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기상 가장 근접한 삼성디스플레이의 대규모 투자인 TV용 대형 OLED 생산라인에서의 공급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