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제1회 디스플레이 리더스 포럼'이 열렸다. 한국디스플레이협회와 한국정보디스플레이학회가 공동주관한 이날 행사에 디스플레이 산업 패널·장비·소재 업체 대표급 인사를 비롯한 디스플레이학회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당초 한상범 대표(부회장)와 이동훈 대표(사장)의 참석이 예정됐었지만, 양재훈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과 김성철 중소형사업부장(부사장)이 대신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했던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소재 수출제한 대응 논의 때문에 급히 참석자가 변경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 리더스 포럼은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1일) 다음날 열렸다. 디스플레이산업협회 관계자는 "참석자 반응이 좋았다"며 "아직 첫 행사고 정례화까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연 2회 개최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조찬 강연자로 나선 전병서 중국금융경제연구소장은 '미중 무역전쟁 속 한국 디스플레이업계의 대중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미중 무역 전쟁은 우발적인 사건이 아닌 필연적인 귀결"이라며 "과거 소련(현 러시아)과 일본 역시 국내총생산(GDP)이 임계점을 넘으면, 미국이 제재를 가했었다"고 했다. 임계점인 미국 대비 40-50% GDP에 도달했으니, 중국도 제재대상이 됐다고 했다.
전 소장은 "기러기 날아가는 것 못 막는다"는 비유를 들며 중국에 적극 진출 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 정부와의 합작'과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반(科创板) 상장' 등 방법도 제시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업체가 국내 생태계를 넘어 중국 디스플레이업체와의 협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장비·소재 업체를 컨트롤하려 하고 있는 패널 업체 입장에서 기분 좋은 얘기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공식 주제였지만 최근 불거진 일본산 불화 폴리이미드 수출제한에 대한 얘기도 참석자 사이에서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디스플레이 커버윈도우로 스미토모 화학의 투명 폴리이미드를 쓰기로 했지만, 국내업체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중국 화웨이와 로욜에 제품을 공급하기로 한 만큼 품질면에서 대체불가는 아닐 것" 등 얘기가 오갔다.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는 디일렉과 통화에서 "삼성과는 상식선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일본의 수출제한에 따른 디스플레이 산업 영향은 미미할(minimal) 것"이라며 "LCD에 들어가는 폴리이미드는 불소 함유량이 10%이하인데, 불소 함유량 10%이하 폴리이미드는 이번 수출제한 품목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3일 밝혔다. "그러나 삼성 갤럭시 폴드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대체 공급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폴리이미드는 불소 함유량이 높아질 수록 투명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