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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테슬라, 4680 배터리 조달에 안간힘...한국과 협력 강화하나
[영상] 테슬라, 4680 배터리 조달에 안간힘...한국과 협력 강화하나
  • 최홍석 PD
  • 승인 2024.01.10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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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원문>
진행 : 디일렉 이도윤 편집국장
출연 : 디일렉 이수환 전문기자
 

-오늘 마지막 순서입니다. 배터리 얘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배터리 아저씨’는 아니고 ‘배터리 오라버니’, ‘배터리 삼촌’ 이수환 전문기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이수환입니다. 삼촌으로 하렵니다.”

-해가 바뀌었는데 별로 바뀐 느낌은 없어요?

“그래도 기대감이 있죠. 올해 전기차 안 좋은 얘기 자꾸 나오는데, 이렇게 보시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이게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예를 들어서 최근에 나왔던 기사 중에 제가 인상 깊었던 통계가 있었는데 양극재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 양극재의 가격이 낮아지면 누구한테 좋냐, 물론 배터리 셀 기업에 유리하고 또 전기차 업체에 유리하겠죠.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오히려 전기차에 대한 여러 가지 보급, 이런 측면이 많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많이 되고요. 또 올해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어찌 됐든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은 늘어나게 될 겁니다. 전기차가 주춤하고 대신 잘 팔린다는 차가 하이브리드잖아요. 하이브리드도 배터리 쓰지요.”

-쓰는데, 많이 안 쓰는 거 아니에요?

“그게 어느 정도인지까지는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데 대략 일반적으로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 10대 정도에 들어가는 배터리가 순수 전기차 1대 정도로 얘기합니다만 분명한 거는 과거 대비해서 하이브리드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양이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건 사실이고요. 자동차 업계에 출입하셨으니까 잘 아시겠지만, 엔진의 다운사이징은 피할 수 없는 숙명 같은 거거든요. 그런 엔진의 파워를 커버할 방법은 이제까지 터보차저를 넣는다든가 아니면 GDI같이 직접 연료 분사 방식으로 해결해 왔다가 그거는 디젤 차량도 마찬가지고요. 그러다가 디젤 게이트 사건으로 완전히 박살이 났고 결국에는 선택지가 많지 않다는 거예요. 올해 연식 변경을 한, 이미 그렇게 판매하고 있습니다만 1톤 트럭 어떻습니까? 디젤 엔진이 완전히 사라졌죠. 대신 선택한 게 LPG예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한 거거든요. 그러니까 분명한 것은 일정 시점이 되면 대부분 차량에는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고, 그 배터리의 양은 점진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표적으로 예를 들면 하이브리드 차량 자동차의 원조죠. 토요타 프리우스라는 차량을 발표한 지 벌써 20년이 다 되어 가는데 프리우스에 탑재된 배터리의 종류도 최초의 니켈 수소에서 리튬 이온으로 바뀌어 있고. 배터리의 양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거는 말 그대로 친환경 차량이지만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점진적으로 전동화가 된다는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거든요. 이런 추세를 아시면 배터리 조달이나 전반적인 업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 자체, 특히 대명제 『배터리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에 있다』는 측면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 본격적으로 주제 한번 다뤄볼 텐데요. 대상 기업은 테슬라예요. X(구 트위터) 때문에 요즘 저기 일론 머스크가 곤혹을 치르지만.

“근데 재밌는 거는 테슬라가 처음에, 처음이라고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10여 년 전쯤에 전기차 이렇게 만들어서 팔겠다고 얘기한 것이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으니까, 그들도 이른바 불확실의 영역에서 점점 확신의 영역으로 들어오는 중이거든요. 그중 하나가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 목표였습니다. 대표적으로 2022년에 130만대 팔겠다. 또 지난해 180만대 팔겠다 약속 지켰거든요. 와중에 BYD랑 비교가 되면서 중국 내 BYD가 추월했네, 이런 얘기가 있습니다만, BYD랑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BYD는 배터리를 직접 만들기도 하는 기업이죠. 물론 테슬라도 만들긴 합니다만, 양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분명히 다른 지점이 있고요. BYD가 배터리를 직접 많이 만들다 보니까 배터리 조달이나 판매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훨씬 유리한 건 사실이거든요. 이런 것들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이 말씀을 드리는 거는 지난 2020년에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라는 행사를 하면서 4680 배터리를 만들어서 자동차에 탑재하겠다는 이야기 했고, 이것들을 단순히 본인들만 만들겠다는 게 아니라,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 이런 기업들과도 같이 협업하겠다는 이야기했어요. 다만 안타까운 점은 몇 달 전에 테슬라 사이버 트럭이 발표되고 판매가 되기 시작했습니다만, 문제는 본인들이 이 차량을 판매하겠다고 한 목표치 대비해서 만들 수 있는 4680 배터리의 양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에서 조달해 주는 게?

“판매하고 있는 차량으로만 말씀을 드리면 테슬라 차량이 크게 흔히 얘기하는 SEXY(S3XY). 그러니까 모델S, 모델3, 모델Y, 모델X가 있습니다. 근데 여기서 하이엔드급 차량인 모델S와 모델X에는 2170 배터리가 아니라 1865 배터리를 쓰고 있습니다. 근데 본인들이 2170 배터리를 쓰면 원가 절감도 가능하고 에너지 밀도나 여러 가지로 유리한 점이 많은데, 왜 1865 배터리를 쓸까요? 오래된 배터리인데 왜 쓴다고 생각하십니까?”

-조달이 쉬워서?

“조달이 안 돼서 그렇습니다. 2170 배터리 조달이 한계가 있어서 이 차량은 볼륨 베이스인 모델3와 모델Y에 탑재하는 것이고. 상대적으로 모델S만 해도 기본 가격이 1억원이 넘는 차량이고요. 모델X도 마찬가지고. 프리미엄급 자동차는 판매량 자체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차량 같은 경우 볼륨 베이스가 아닌 차량에는 어쩔 수 없이 기존의 1865 배터리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겠죠. 바꿔 얘기하면 테슬라는 기회가 되면 4680 배터리를 쓰려고 기를 쓸 텐데, 문제는 그러지 못한 상황에 있다는 겁니다.”

-이유가 뭐죠?

“양산이 쉽지 않으니까.”

-파나소닉이나 LG에너지솔루션에서 그걸 양산하기 쉽지 않은 상태예요?

“본인들이 만드는 것도 얘기가 안 되고요. 테슬라 측에서 밝힌, 그러니까 알게 모르게 밝힌 내용을 제가 계산을 해봤어요. 예를 들어서 얼마 전에 판매를 시작한, 정확하게 인도가 시작된 테슬라 사이버트럭 같은 경우에는 100만대, 거의 200만대 선주문이 들어와 있는 상황인데.”

-거의 10년 뒤까지 기다려야 한다면서요?

“그러면 테슬라가 현재 미국의 기가팩토리에서 4680 배터리 라인을 자체적으로 운영 중에 있습니다. 회사 측이 공식적으로 이건 오피셜하게 밝힌 부분이긴 한데. 작년(2023년) 10월 기준으로 2000만 셀을 만들었다는 거예요.”

-그러면 차 대수로 환산하면 어떻게 돼요?

“그러니까 사이버트럭 1대당 1232개니까. 이론적으로 2000만 셀로 만들 수 있는 사이버트럭은 고작 1만6000대에 불과합니다. 이거 10만대도 아니고 20만대도 아니고 100~200만대 주문받아놨는데. 1만6000대밖에 만들 수 없는 생산량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자체 생산하는 4680 배터리가?

“테슬라 사이버트럭 출하량 목표가 2025년까지 연간 약 25만대인데, 이 정도로 하려면 3억 셀 이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게 또 모델3, 모델Y에… 미국 내수용 일부 모델Y에 4680 배터리가 쓰고 있긴 합니다만 여전히 주력은 2170이고. 기존에 판매하던 차량까지 4680으로 대체 한다고 고려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4680 배터리가 필요하게 된 셈이에요. 그러니까 이 배터리 셀의 생산량 자체가 외부로 알려진 적이 없었어요. 근데 테슬라가 자기네들 자랑하느라고 X에다가 올려놓은 거죠. ‘야 우리 몇 개 만들었다’ 그래서 작년 6월에 1000만개 만들었다 밝혔고 4개월 만에 2000만개로 높아졌으니까. 양산 속도는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죠.”

-근데 환산해 보니까, 1만6000대밖에 안 된다.

“제가 계산해보니까 월평균 250만개예요. 이거 다 합쳐도… 2025년에 3억개 만들어야 하는데. 이 속도로 자기네가 조달…. 그러니까 아무런 문제 없이 만들더라도 턱도 없는 물량인 거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가 여기에 있는 거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배터리 기업에 러브콜을 던진 내용이 있습니다. 오늘 그 내용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본격적으로 한번 소개해 주시죠. 어떤 내용입니까?

“테슬라가 미국에서 하는 여러 가지 일련의 경영 활동 중에 재미있는 게 하나가 있는데. 배터리 셀을 직접 만들잖아요. 셀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전극을 만들고, 여러 가지 배터리의 형태 캔에 집어넣고, 용접하고 이런 어셈블리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어셈블리 이후에는 후공정이라는 게 존재하게 되고요. 이 어셈블리를 직접 하려고 합니다. 그러니까 업체를 인수해서 어셈블리의 양을 늘리려고 그래요. 이게 무슨 얘기냐면 알맹이 있잖아요? 전 배터리의 내부 소재 이 젤리롤(Jelly roll)을 외부에서 파운드리 형태로 조달받는 거예요.”

-그러니까 ‘너네는 그것만 줘’

“그러니까 ‘전극만 줘. 어셈블리는 우리가 하겠다’ 나누자는 거죠. 이런 내용이 LG에너지솔루션이나 파나소닉을 비롯해 여러 배터리 셀 기업에 제안이 간 상황이에요. 그쪽에서 OK를 하게 되면 테슬라가 전극을 받게 되고 나머지 배터리의 생산 공정을 직접 하겠다.”

-이유가 뭐예요? 왜 그렇게 하는 거예요?

“자체적으로 모든 걸 다 하기가 힘드니까 나눠서 하자. 배터리데이에서 생산량을 밝힌 거 보면 2030년까지 테라와트시(TWh) 규모의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한 상황이거든요. 그 목표 도달을 위해서 허들이 있으니까 나눠서 하자. 그리고 이거를 배터리 셀 기업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걸 덥석 좋다고…”

-받기도 애매할 거 아니에요?

“테슬라의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게 되면 어쨌든 이런 거지 않습니까? 아까 디스플레이 얘기하셨으니까, 처음에 TV 세트 업체에서요. 패널 받을 때 어떻게 받았냐면. 뒤에 백라이트 같은 거 다 받아서 모듈 형태로 받았거든요. 지금 그렇게 받는 기업은 TV 업체에 아무도 없죠. 다 오픈셀만 받죠. 뒤에 백라이트 붙이고 후가공, 예를 들면 커브드(Curved)를 하든 이런 후가공은 전부 TV 업체가 하는데. 그러니까 패널 업체에는 ‘야 너희는 셀만 줘’ 그러니까 오픈셀만 달라는 얘기 아닙니까?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패널 기업들은 그만큼 가져가는 부가가치가 줄어들게 되겠죠. 비슷한 경우라고 보시면 돼요. 본인들이 배터리 셀 기업이 직접 할 수 있는 영역들을 테슬라가 하겠다고 하니까. 물론 그만큼 선택의 영역이긴 합니다만, 테슬라가 그만큼 바잉파워(구매력)가 있어서 바꿔서 얘기하면 애플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지 않습니까? 애플도 자기네가 직접 만드는 칩이 한두 개가 아니잖아요. AP도 만들죠. 모뎀도 만들겠다고는 상황인데 잘 안되지만, 블루투스 칩, 애플 워치에 들어가는 통합 칩. 전력관리칩 등 여러 가지 칩들을… 보면 하나 두 개씩 자기네들이 야금야금 다 내재화하고 있잖아요. 비슷한 경우라고 보시면 돼요. 그러니까 테슬라도 어쨌든 전기차의 가장 큰 원가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배터리인데. 이런 속도로는 배터리양을 전체적으로 조달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첫 번째가 있겠고. 두 번째는 분업해서 판을 키우자. 이런 측면이 있을 수도 있겠고. 다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셀 기업 입장에서 볼 때는.”

-일종의 예속되는 거 아니에요? 그러면 테슬라가 일단 러브콜을 보냈어요. 파나소닉, LG에너지솔루션에. 아직 답은 안 하는 상태겠죠?

“여러 가지 돌아가는 정황을 봤을 때 눈치 싸움일 것 같아요. 그러니까 어느 시점이 되면 어떤 기업은 전극만 주는 형태가 될 거고. 이미 LG에너지솔루션 같은 경우에는 배터리를 만들 때 롱셀이 있고 단폭셀이 있는데 일부 소형 배터리 셀 같은 경우에는 아웃소싱을 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이거를 본인들 생산 라인에서 전부 다 내재화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런 측면에 제조업이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어느 특정 기업이 예를 들면 파나소닉이다. 파나소닉이 오랜 파트너인 테슬라에게 전극만 주고 어셈블리는 테슬라가 이런 형태로 하면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는 협상력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상황에 처 할 수 있고, 근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년에 아시겠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좋은 실적을 거뒀죠. 압도적인 초격차를 가질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서 세트 업체에 줄 수밖에 없어요. 예를 들면 4680 배터리가 대표적인 케이스인데. 테슬라가 이 정도로 애를 먹고 있어서 ‘야 봐라, 우리가 라인 깔아서 이만큼 팍팍 찍어내니까 우리한테 사가라’ 이렇게 또 4680 뿐만이 아니라 파생되는 여러 가지 안에 조성을 실리콘 음극재를 쓰든가, 테슬라도 배터리를 하지만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초격차 기술력을 가지고 계속 제시해야… 또 중요한 게 원가겠죠. 가격은 저렴하게 해줘야 경쟁력이 있겠죠. 중국에서 너도나도 스마트폰용 OLED 하겠다고 한 지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안 되잖아요. 애플도 좋아서 삼성 거 쓰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어쩔 수 없이 쓰는 거죠. 다른 데가 안 되니까. 그 정도의 제품 경쟁력을 가지는 게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물론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어서 일단 그런 점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짚어줄 것이 4680을 개발하든, 라인을 깔고 있든, 양산을 조금씩 하든, 배터리 중에는 어떤, 어떤 업체들이 하고 있어요? 파나소닉은 당연히 할테고.

“제가 파악하는 건 중국에만 최소 5개 이상의 기업이.”

-그렇게 많아요? 그 업체들도 테슬라와 거래를 해요?

“아니죠. 자기네들이 할 수 있다고 여러 가지로 하는 것들이 있고. 제가 그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 말씀드리면서 찾아볼게요. 중국에만 CATL 그다음에 EVE에너지. 갑자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선오다(欣旺达), 리선(力神)배터리 등 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기업만 해도 한 3~4개 정도 되는데. 이들 기업이 모두 4680 원통형 배터리를 하겠다고 하고, 샘플도 공개한 기업들이에요. 근데 잘 아시겠지만, 일정 시점이 되면 테슬라가 안 쓸 이유가 없잖아요. 물론 조건은 본인들이 원하는 사양과 가격이 나왔을 때가 전제 조건이겠지만. 어찌 됐든 전세계적으로 제가 이전에 시장 조사했을 때는 대략 10여 개의 기업이 4680 배터리를 하겠다고 달려든 상황이고요. 국내에만 배터리 3사 다 하겠다고 한 거 아닙니까? SK온도 저희 일전에 전해드렸지만 4680 배터리 하겠다고 R&D팀 꾸며지고 열심히 하는 상황이고요. LG, 삼성이야 당연한 거고.”

-그 업체들 대부분이 다 테슬라를 바라보고 있는 거잖아요. 잠정적으로는.

“테슬라를 보고하는 거고요. 물론 삼성 같은 경우에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BMW, 특히 GM 같은 경우 이미 JV를 하기로 한 상황이니까. 이런 기업들을 고려했을 때 테슬라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원통형 배터리를 쓰는 기업들이 많이 늘어날 것 같다. 작년 이맘때만 하더라도 이런 시각들이 있었죠. GM 하면 파우치, 또 폭스바겐은 각형, BMW도 각형. 테슬라는 원통형. 이런 식의 고정관념이 있었습니다만. 제가 중간중간 말씀드렸지만, 배터리의 형태는, 배터리 셀을 만드는 기업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지만. 가져다 쓰는 입장에는 별로 중요한 건 아니에요. GM의 메리 바라(Mary Teresa Barra) 회장 같은 경우에도 기존에 얼티엄셀즈(Ultium Cells)에서 만든 얼티엄 플랫폼(Ultium Platform)에 대해서 얘기할 때도. 파우치 배터리 이런 얘기 했지만, 갑자기 작년에 ‘우리 얼티엄 플랫폼은 원통형도 되고, 각형도 되고, 아주 유연성이 높은 플랫폼이에요’ 이런 식의 얘기하고 있어서 현대차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현대차도 예를 들면 대표적인 전기차 중 하나인 코나 많이 팔았죠. 거기에 어떤 배터리 들어갔습니까? 파우치형 배터리 들어갔죠. 근데 작년 국내에서 나온 코나 차량은 어떻습니까?”

-뭐 들어갔어요?

“CATL 각형 배터리가 들어있습니다. 또 마지막에 출시된 기아 레이EV. CATL 각형 배터리 들어있습니다. 사실 완성차 업체 입장에 봤을 때는 원통형이든 각형이든 파우치형이든 맞춰서 조달할 수 있으면 그게 가장 베스트가 되겠고요.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국에는 배터리 형태나 플랫폼에 지나치게 종속될 필요는 없다는 거죠.”

-다시 테슬라 얘기로 돌아가면. 테슬라 입장에는 제가 미루어 짐작해 보면 판을 한번 자기가 계속 주도했지만. 이런 식으로 러브콜을 보냄으로 다시 한번 자기가 입지를 더 강화하겠다. 이런 것도 있겠네요. 전체 밸류체인에 있어서.

“일단 바잉파워를 가지고 있는 기업은… 테슬라도 그런 것 때문에 초반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애플이 협력사들을 휘두를 수 있는 원동력은 바잉파워거든요. 일단 조달 주문 금액과 수량 자체가 완전히 달라요. 그러니까 테슬라를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애플 같은 전자제품 기업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겁니다. 그러니까 그들이 원하는 거는 본인들이 원하는 수준의 제품을 빠른 시일 내 조달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갖추는 겁니다. 근데 기존에 자동차 보면 100년이 넘는 제조업 역사에서 굉장히 복잡한 밸류체인을 가지고 있거든요. 3차 협력사, 2차 협력사, 1차 협력사, 3차, 2차 협력사가 티어1 건너뛰고 완성차 업체랑 직거래한다는 거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거든요. 이거는 마치 육두품 진골이냐 성골이냐, 이 계급 체계에서 완성차 업체가 그 밸류체인을 가지고 수십 년 100년 이상 이 생태계를 꾸려왔기 때문에 그거를 직거래한다. 혹은 건너뛴다는 거를 쉽게 하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전자제품 회사는 다릅니다. 전자제품 회사는 본인들이 원하는 것들을 직접 조달… 여기는 트렌드가 빨리 변하고 있어서. 애플이라고 해서 기존에 BOE OLED 패널이 아이폰에 쓰인다고 했을 때 어떤 반응이었습니까? 그때 비슷했죠. 어디 중국산 패널이 삼성디스플레이를… 하지만 그것이 실제로 벌어졌죠. 벌어지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근데 그게 전자제품 회사는 제품의 라이프 타임이 짧으니까 빨리 조달해서 가져가야 하고. 자동차는 아시겠지만, 숨이 엄청 길잖아요. 부품 재고도 굉장히 오랫동안 가져가야 하고. 이런 습성이 있어서, 하지만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서 자동차의 교체 주기가 많이 짧아졌죠. 일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중국에서 통계 조사를 해보니까 전기차의 평균 교체 주기가 2년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니까 3년이 안 됐다는 겁니다.”

-그거밖에 안 돼요?

“그거밖에 안 됐어요. 전기차 시대로 넘어오면서 너무 빨리 바뀌니까 예를 들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현대차의 블루링크라든가 이런 인포테인먼트가 오래전에도 있었는데, 기존에 요즘 나오는 자동차들 보면 너무 빨리 디스플레이나 인포테인먼트가 너무 빨리 들어가요. 자율주행 시스템이나 이런 것들은 너무 빨리 정신없이 들어가고 있거든요. 예전의 속도를 감안해보면 10년 동안 벌어질 일이 불과 1~2년 만에 자동차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자동차 업계들이 정신이 없어요. 그러니까 과거에 티어1·2·3가 거의 건너뛰고 직거래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이 벌어지고 있는 거 아닙니까? 트렌드가 이쪽으로 변하고 있는 상황인 거죠.”

-대표적인 게 방금 얘기하신 거 보니까. 우리가 한번 다뤘는데 포티투닷(42dot)이라고. 거기 사장이 아마 현대차 R&D 쪽 사장인가 그럴 거예요. 원래 투자받은 회사였는데 들어가서 R&D 쪽 하고 그러다가 갑자기 또 거의 총괄급으로 올라가잖아요. 그런 것도 보면 참 신기해요.

“잘 아시겠지만, 신형 그랜저 처음 작년에 나왔을 때 UI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데, 어제도 정의선 회장이 기아 광명 공장(옛 소하리 공장) 가서 비전 발표회나 이런 것도 했습니다만, 재밌게도 기사 자료 문구에 들어갔던 게. 작년에 신형 그랜저가 나왔을 때. 클러스터 그러니까 계기판에 들어 있는 여러 UI가 굉장히 안 좋다. 그래서 그 얘기가 나왔을 때 이거 R&D 한 사람이 누구예요? 굉장히 젊은 그 임원이었는데 그 얘기가 나오자마자… 알고 보니까 원가 절감 때문에 이렇게 했다가 바로 고문으로 보내버렸잖아요. 근데 그전에 그 사람 띄어준 걸 보면 ‘젊은 피’했는데. 알고 보니까 안에는 굉장한 ‘라떼’ 기운이 들어가 있었던 거죠. 그걸로 지탄받으니까 예전에 현대 출입하셨으니까 아시겠지만, 예전에 완성차였으면 그렇게 부사장을 한 번에 날리는 게 됐나요.”

-현대차 R&D 남양연구소라고 있는데. 거기는 또 다른 왕국이에요.

“현대차 말씀하시니까, 아시겠지만 현대차는 현대차 그룹 자체에 구매 부서가 있지만 남양은 남양 자체에 또 구매 부서가 따로 있거든요. 여기에 알력이 어마어마하거든요. 그래서 어디랑 얘기하는 현대차랑 얘기하는 데 누구랑 남양이랑 얘기하는 겁니까? 그러니까 본사 구매팀에서 구매 라인을 잡았다고 하더라도 남양에서 계속 외면하고, 퉁 치면 이게 잘 안되는 이런 역학 구도가 있습니다. 예기치 않게 현대차 얘기하게 됐는데. 기왕에 현대차 출입하셨으니까 아시겠지만, 저도 현대차를 직접 출입한 건 아니지만, 모비스라든지 티어1 기업들을 스팟성으로 짧게 오랫동안 출입하면서 느꼈던 거는 지금도 일부 발을 담그고 있지만. 결국에는 기존의 완성차 업체가 가지고 있는, 테슬라 포함해서 조달이나 밸류체인의 즉시성이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테슬라가 이런 전략을 취하게 되면 다른 완성차 기업들도 따라갈 가능성이 있죠.”

-1등 기업이 하는 거는 그대로 따라가겠죠.

“그리고 채팅창에 저희가 작년 내내 그런 말씀 드렸죠. 현대차가 중국 CATL 리튬인산철 배터리 조달을 실제로 그런 일이 많이 벌어지고 있고. 이제는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 됐습니다만, 작년에 CATL 배터리 조달액이 약 3조원 정도였는데요. 올해는 그거보다 다소 떨어질 것 같습니다. 2조원 중반대로 예상이 됩니다. 중요한 건 전체 볼륨보다는 안에 있는 내용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거기서 나중에 기회 되면 다시 말씀드리겠는데. 올해 현대차의 가장 큰 배터리 조달 하이라이트는 하이브리드 배터리입니다.”

-순수 전기차가 아닌.

“하이브리드 배터리입니다. 여기서 퀴즈,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좋을까요? 전기차용 배터리가 좋을까요?”

-똑같은 거 아니에요?

“완전히 다릅니다.”

-하이브리드는… 똑같은 거 아니에요?

“그렇지 않아요. 기술 난도로 보면 하이브리드용 배터리가 훨씬 고난도입니다. 주행 패턴을 볼게요. 전기차 배터리는 충전하고 주행하죠. 그러니까 담고 쓰는 게 일정한 사이클이 보통 대부분은 정해져 있어요. 하이브리드 배터리는 어떻습니까?”

-주행 중에 충전되죠.

“충·방전되죠. 그리고 엔진을 보조해야 해서 출력이 좋아야 해요. 또 엔진 열을 버틸 수 있어야 하고.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도 내구성이 좋아야 하지만. 내구성, 고출력성, 빠른 충·방전, 수명 특성 등을 하이브리드용 배터리는 모두 갖춰줄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양은 적지만 가격 단가나 기술 난이도로 보면 하이브리드용 배터리가 훨씬 더 높습니다. 훨씬 이라는 표현이 그렇긴 합니다만 하이브리드용 배터리가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보다 성능이 떨어지거나 아니면 기술 난도가 낮다 이렇지 않습니다. 물론 전기차용 배터리도 굉장히 고난도 배터리죠. 그러나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나 이런 것들로 봤을 때는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고난도고요. 또 원통형 배터리로 치면 공구에 들어가는 배터리 있잖아요. 전동공구, 청소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도요. 굉장히 고급 배터리예요. 무선 청소기 집에서 쓰시나요?”

-LG 거 씁니다.

“무선 청소기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전형적인 고출력 배터리예요.”

-오래 안 가던데요.

“중간에 충전을 안 하니까. 어쨌든 올해 현대차 배터리의 조달 포인트는 여기서 약간 제가 슬쩍 스포일러를 말씀드리면 하이브리드 차량용 배터리를 조달하고 싶은데. 작년 하반기부터 이게 잘 안되는 거예요.”

-파트너는 어디예요?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모든 파트너. 국내·해외 다 포함해서 안 돼요. 왜? 잘 생각해 보십시오. 배터리 셀 기업 입장에서는 볼륨이 중요하겠죠. 당연히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를 왕창 파는 게 좋지. 양도 적고, 기술 난도는 높고, 단가는 높지만, 이런 배터리를 만드는 게 썩 내키진 않겠죠. 현대차 입장에서도 어쨌든 차는 팔아야 하니까.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조달하기 위해서 여러 기업과 접촉 중인데 테스트도 많이 하고 있고요. 꽤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 것 같아요.”

-예상치 못한 기업이 한다?

“나올 거예요.”

-다음에 꼭 전해주셔야 해요.

“제가 다 밝혀버리겠습니다.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새해에도 정말 알차고 유익한 정보로 계속 라이브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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