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펌프+히터, 하이브리드 건조…겨울철 건조 효율 개선
실제 90% 사용 ‘세탁기+건조기’ 사례, 시간·에너지 사용 ‘동등’
‘AI 허브’ 탑재…삼성전자 기기 연계 경험 강화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가전’ 선점에 나섰다. AI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백색가전 영역에서 소비자 인식 전환을 노린다. 올인원(일체형)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1번 타자다.
11일 삼성전자는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에서 ‘비스포크 AI 콤보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AI 콤보는 지난 2월24일 공개한 제품이다. 지난 4일 배송을 시작했다. 지난 7일 기준 누적 판매량 3000대를 기록했다. 출고가는 399만9000원이다. 경쟁사 대비 2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AI 콤보는 세탁기와 건조기를 1개 제품으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세탁 용량은 25kg 건조 용량은 15kg까지 가능하다. 예전 일체형 제품과 달리 건조에 히트펌프 기술을 추가해 현재 판매 중인 건조기와 동일한 성능을 구현했다.
이무형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고객경험(CX)팀장은 “일체형 세탁건조기는 단독 건조기보다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모든 설계 방식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했다”라며 “3년의 연구개발 끝에 예전의 일체형 기기의 나쁜 경험을 극복한 AI 콤보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세탁기와 건조기를 개별 구매할 때와 유사한 가격을 갖추는 것도 제품 개발 고려 대상 중 하나였다"라며 "추가 제품군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AI 콤보의 장점은 설치 공간 축소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놓을 때보다 40% 공간을 덜 차지한다. 세탁물을 건조기로 옮기는 불편을 피할 수 있다. 에너지 사용량은 1등급 제품 대비 최대 40% 줄였다.
이 팀장은 “일상생활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6kg 이하 세탁물을 까지 세탁기와 건조기를 각각 사용할 때와 유사한 시간과 에너지사용량 등을 구현했다”라며 “세제 회사와 손을 잡고 기기뿐 아니라 전용 세제를 이용하면 더 만족스러운 결과와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코스도 탑재했다”라고 말했다.
건조는 히터와 히트펌프를 같이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이다. 열교환기는 자동 세척한다. 먼지 필터는 상부에 배치해 청소 편의성을 개선했다. 소음은 51.7dB이다. 조용한 사무실 정도다.
이 팀장은 “히터는 외부 공기 온도가 떨어져 건조 성능도 떨어지는 것을 막는 용도”라며 “열교환기 자동 세척은 직수를 이용해 이전 경쟁사에서 생겼던 것과 같은 문제가 생길 확률은 제로(0%)”라고 강조했다.
또 “퇴근 후 세탁건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진동 감지 센서 등을 넣어 소음을 저감했다”라며 “수평이 안 맞아 소리가 커질 경우 사후서비스(AS) 신청을 알려주고 소음 저감 모드로 작동하는 등 어떤 환경에서도 불만을 줄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AI 콤보에 7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와 가전 전용 시스템반도체를 장착했다. 무선랜(Wi-Fi, 와이파이)를 내장했다. 삼성전자의 ‘스크린 에브리웨어’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연동’ 전략 일환이다. 세탁건조기를 AI 허브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 등의 콘텐츠를 세탁건조기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무선업데이트(OTA)로 AI 등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팀장은 “삼성전자 제품은 이제 각자가 아니라 전체 제품군이 연동해 똑똑해진다”라며 “세탁실에서 고립될 수 있는 단 몇 분도 고립되지 않고 연결된 AI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안내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기존 시장을 흡수하기 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 팀장은 “국내 드럼세탁기와 건조기 시장은 각각 100만대와 83만대로 세탁기와 달리 건조기 보급율은 아직 30% 정도에 그치고 있다”라며 “세탁기와 건조기 2개를 구비하기 어려운 소비자 등 아직 건조기를 사지 않은 70%가 새로운 수요로 들어오게 돼 최소 20~30%는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본다”라고 전망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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