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인산철 양극재 1000억원 투자
배터리 핵심소재 장비 대부분 갖춰
배터리 장비 전문 기업 피엔티가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경영 목표로 내세웠다. 지난해 기록한 5454억원의 두 배 가까이 성장을 제시한 셈이다. 증권가에서는 피엔티의 영업이익 같은 기간 769억원에서 1600억원 이상, 영업이익률은 15%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피엔티의 지난해 수주잔고는 1조8000억원대다. 올해 진행될 신규 수주를 비롯해 하반기 배터리 업계 투자를 고려했을 때 매출 1조원대 달성은 무난할 전망이다.
김준섭 피엔티 대표는 26일 경북 구미 본사에서 진행된 제21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은 물론 소성로와 같은 신규 배터리 장비 사업도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피엔티는 양극과 음극을 만들어주는 전극 공정용 장비가 주력이다. 전극 공정은 '코터-롤프레스(압연)-슬리터(절단)' 순서로 이뤄진다. 코터는 양극에 알루미늄박, 음극의 경우 동박에 활물질을 발라 배터리 기초 소재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전극은 배터리의 심장으로 불린다. 전극 공정 기술력이 확보되면 배터리 수율과 생산량 확보에 유리하다.
핵심 고객사는 SK온이다. 코터, 롤프레스, 슬리터를 모두 공급 중이다. 포드와의 배터리 합작사인 블루오벌SK도 피엔티 장비가 쓰인다. 토탈-스텔란티스 합작사 ACC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더 많은 해외 배터리 기업과 협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피엔티머티리얼즈를 통해 진행되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사업도 올해부터 속도를 낸다. 조만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공장은 피엔티 본사가 있는 구미에 미련된다. 김 대표는 "양극재를 생산할 때 사용되는 용매인 NMP가 아니라 물을 이용한 친환경 공정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전체 생산 용량은 2기가와트시(GWh) 규모로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NMP와 같은 용매는 배터리 소재에 빠지지 않고 사용된다. 다만 독성이 있어 규제가 까다롭고 별도의 정제나 회수 설비를 갖춰야 한다. 물을 사용한 수계 리튬인산철 양극재는 중국산 제품과 비교해 차별화된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피엔티는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소성로 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소성로는 양극재 생산의 핵심 공정이다. 열로 서로 다른 물질을 섞는 작업에 필요한 장비다. 양극재의 경우 프리커서(전구체)와 리튬을 결합할 때 쓴다. 양극재는 이러한 소성을 수차례 거치고 첨가제를 투입해 생산된다.
피엔티가 소성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배터리 전극 공정용 장비는 물론 지난해 인수한 피엔티엠에스를 통한 동박, 분리막 등 배터리 핵심소재 장비 대부분을 다룰 수 있게 됐다.
한편, 코스닥 거래재개 심사에 들어간 피엔티엠에스는 오는 28일 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여부 결과를 전달 받는다. 당초 목표했던 매출 300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지난해 매출 250억원, 영업적자 10억원을 기록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경영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피엔티와의 시너지가 충분한 상황이다.
김준섭 대표는 "(피엔티엠에스의) 경영이 어려워진 배경은 전 대표이사의 배임혐의와 무리한 투자 때문"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피엔티의 실적이 지속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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