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3056억원 투자
배터리판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이 국내에서 본격 시작됐다. 제이알에너지솔루션이 24일 충북 음성 용산일반산업단지내 스마트 전극1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을 진행했다. 내년 1월 완공 목표다. 초기 투자비는 400억원이다. 오는 2027년까지 3056억원이 투자될 계획이다.
배터리 파운드리는 양극과 음극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고객사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다. 해외에서는 독일 등에서 일부 기업이 진행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첫 사례다. 제이알에너지솔루션은 국방 등 일부 특수용으로 사용하는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도 생산할 계획이다. 반도체의 IDM(종합 반도체 기업)과 비슷한 개념이다. 세계 최초다.
제이알에너지솔루션 스마트 전극 1공장의 생산 능력은 전극 기준으로 0.5기가와트시(GWh)다. 배터리 셀이나 완성차 업체가 설계도(전극 크기, 양‧음극활물질 레시피 등)를 제공하면 믹싱과 전극공정을 거쳐 전극을 생산한다. 믹싱과 전극공정 장비는 윤성에프앤씨와 피엔티가 각각 공급을 맡는다. 초기 고객사로는 LG에너지솔루션, 포드 등이 꼽힌다.
믹싱은 활물질, 도전재, 결착재, 용매를 일정 비율로 섞어 슬러리를 만드는 공정이다. 이후 진행되는 전극공정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의 기초 소재를 만드는 과정이다. '코터-롤프레스(압연)-슬리터(절단)' 순서로 이뤄진다. 최종적으로 양‧음극 배터리 소재인 릴(Reel)이 생산된다. 이 릴은 고객사가 조립공정과 후공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배터리 셀로 완성한다.
배터리 파운드리는 초기 위험생산 부담을 낮추고, 시장 요구에 맞춰 배터리를 다품종 소량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파운드리가 가능할 정도로 배터리에 대한 이해가 높아야 한다. 전극은 배터리 생산의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다.
제이알에너지솔루션을 창업한 오덕근 대표는 LG전자, SK이노베이션을 거쳐 에너테크 부사장을 역임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회사 컨티넨타AG의 배터리 합작사인 SK컨티넨탈이모션의 북미 마케팅 실장도 담당했다. 회사에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에서 근무한 인력들이 다수 포진했다.
오 대표는 "지난해 12월 창업 이후 빠르게 투자를 받아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도 배터리 전문인력이 많았기 때문"이라며 "올해 매출은 15억원, 내년 매출 목표는 2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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