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올해 단결정 양극재를 상용화한다. 니켈 함량을 낮춰 전기차 화재 가능성을 낮추는 시도도 병행된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소재다. 그간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니켈 함량을 높이고, 원가절감과 윤리적 광물 채굴 문제 해결을 위해 코발트는 적게 사용하는 방향으로 양극재가 쓰였다. 다만 니켈이 늘어나면 안정성이 떨어져 그만큼 화재 가능성이 높아진다. 리튬이 드나들며 양극재가 쉽게 부서지고 이 과정에서 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여러 금속 소재를 하나로 뭉친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하면 내구성이 높아진다. 그만큼 가스 발생량이 줄어들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더 많은 양극재를 배터리에 적용해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다.
1월 31일 서울 역삼동에서 디일렉 주최로 열린 '비욘드 리튬이온, 차세대 배터리 핵심기술 콘퍼런스'에서 정명기 LG화학 단입자양극재개발팀장은 "올해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기반의 단결정 양극재를 상용화한다"면서 "전기차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반드시 단결정 양극재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재 상용화된 전기차에 적용된 배터리 양극재는 다결정 구조다. 말 그대로 여러 개의 금속 소재가 모여있는 구조다. 충전과 방전이 반복될수록 틈이 커진다. 배터리 수명이 급속히 떨어진다. 단결정은 입자가 부서지지 않아 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추가 공정이 필요하고 작동 전압이 커서 배터리 온도가 상승할 수 있다.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의 일부인 롤프레스(압연) 과정에서 단결정 입자가 손상될 수 있다.
정 팀장은 "고(高)압연, 고에너지 구현에 있어 어느 정도의 크기의 단결정 양극재를 사용해야 하는지가 관건"이라며 "5마이크로미터 이하는 압연에 한계가 있고 10마이크로미터 사이의 중간 정도 크기를 이상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단결정 양극재는 에코프로비엠, 코스모신소재 등 여러 양극재 업체들도 상용화를 내세운 제품이다. 단결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구성 확보를 위한 코팅 기술에서 성능과 품질이 판가름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입자 크기를 키우면서 표면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핵심인데, 이 과정은 높은 온도의 소성(열로 서로 다른 물질을 섞는 작업) 공정이 필요하다. 온도가 높아지면 양극재 표면에 불량이 많이 나온다. 이를 얼마나 잘 제어하느냐가 단결정 양극재 사업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LG화학은 니켈은 물론 코발트 함량도 같이 낮춘 미드니켈 양극재의 가능성도 엿보고 있다. 원가절감을 위해서다. 니켈을 덜 쓰니 화재 가능성도 낮아진다. 대신 전압을 하이니켈 양극재만큼 낼 수 있어야 한다. 수명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지만, 최근 의미 있는 성과물이 나왔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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