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 발표
SKT·KT·LGU+ 3만원대 요금제 선봬…데이터 제공량, 5G가입자 평균 사용량 20% 수준
4G 가입자 전환·전환지원금 요금 상향 효과 등 총비용 변동 미습
정부 부처간 정책 엇박자 여전…단말기유통법 폐지, 국회 협력 불투명
정부가 4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난 28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 개편으로 1400만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연간 5300억원 가계통신비 절감 효과가 발생한다고 추산했다. 다시 말해 연간 5300억원 통신사 매출 손실이 발생할 전망이다.
29일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3만원대 5G 요금제 경쟁을 본격화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지난 27일 3만원대 5G 요금제를 선보였다. KT는 지난 1월 관련 요금제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월 3만9000원에 데이터 6GB를 보장(컴팩트)한다. KT는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4GB를 제공(5G슬림)한다. LG유플러스는 데이터 5GB에 월 3만7000원(5G미니)을 받는다. 3사 모두 주어진 데이터를 다 쓰면 최대 400kbps 속도로 용량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조건이다. 400kbps는 메일 확인 메신저 등을 활용할 수 있는 속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5G 가입자의 가입자당 평균 트래픽(전송량)은 27.3GB다. 3만원대 요금제로 담을 수 없는 용량이다. 현재 통신사 요금 구조를 감안하면 6만원대 요금제를 써야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 브리핑을 통해 “이번 정부 들어 고가 중심 5G 요금제를 중저가 중심으로 개편하고 데이터 제공량을 세분화하는 등 이용자가 실제 쓰는 만큼 요금을 낼 수 있도록 개선했다”라며 “1400만명 이상 국민에게 연간 5300억원 수준의 통신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자평했다.
또 “7만원 이상 고가 요금제 이용자는 신설한 중간 구간으로 이동하고 5만원대 요금제 가입자는 4만원대 이하로 변경하는 추세가 뚜렸하게 나타난다”라며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가계통신비 월평균 지출액은 2022년 대비 0.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김경만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과기정통부 판단으로 현재 620만명 정도가 이동했다고 산출했고 이 추세를 이어간다는 조건으로 1400만명과 5300억원을 추산한 것”이라며 “효과는 더 커질수도 작아질수도 있다”라고 부연했다.
정부 예상대로면 통신사 실적은 비상이다. 연간 5300억원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통신사는 현 정부 들어 실시한 요금제 개편이 긍정과 부정 효과 모두를 내포했다고 설명해왔다. 사실상 정부 설명과 반대다. 가계통신비 총합은 달라지지 않는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해 3월 SK텔레콤 정기 주주총회에서 “경험상 요금을 내리면 수요가 증가하는 것도 있다”라며 “일방적으로 실적에 불리하지만은 않다”라고 언급한 것이 대표적이다. 4세대(4G) 이동통신 가입자의 5G 전환 촉진 등이 원인이다.
한편 정부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말기유통법)’ 폐지 추진도 가계통신비 완화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시행령과 고시를 제·개정해 전환지원금을 도입했다. 통신사를 옮기면 최대 50만원을 주는 제도다. 문제는 높은 지원금을 받으려면 높은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는 점. 선택약정할인도 받을 수 없다. 총소유비용(TCO) 측면에서는 큰 변화가 없다.
이 장관은 “국회와 지속 협력하겠다”라며 “중저가 단말이 계속 다양하게 출시될 수 있도록 제조사와 협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방통위는 지난 27일 첫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약 2년 만이다.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분기별로 갖기로 했다. 단말기유통법 폐지 등을 협력키로 했다.
방통위는 공정거래위원회와도 따로 놀고 있다. 공정위는 2023년 초부터 통신사를 담합 혐의로 조사 중이다. 판매장려금에 관한 방통위 가이드라인을 따른 것이 빌미가 됐다. 방통위는 공정위와 아직 이 사안에 대한 결론을 내지 않았다. 통신사로서는 이쪽에서도 저쪽에서도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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