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위, "삼성D에 당사자 적격 없다"고 했던 1월의 예비결정 재검토·파기환송
삼성D, 예비결정 재검토 요청 성과..."불안요인 해소·유리한 지위 확보" 평가
BOE 등, 무효심판 청구 철회했던 삼성D 특허 1건에 대해 다시 무효심판 청구
삼성디스플레이가 뉴스룸을 통해 다이아몬드 픽셀이라고 설명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적(R)녹(G)청(B) 서브픽셀 배열 구조(왼쪽)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자사 특허를 침해해서 BOE가 만든 OLED의 RGB 서브픽셀 배열 구조라며 미국 텍사스동부연방법원에 제출한 자료(오른쪽) (자료=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 미국 텍사스동부연방법원)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BOE 등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 중인 특허침해 분쟁에서 당사자 적격(standing)을 재확인했다. 지난 1월 ITC 소속 행정법판사(ALJ)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분쟁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예비결정(Initial Determination)을 내린 바 있다. 이번에 ITC 위원회가 앞선 예비결정을 파기환송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불안요인을 해소하고 유리한 지위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ITC 위원회는, 지난 1월 이곳 소속 행정법판사가 내렸던 '삼성디스플레이는 ITC 특허침해조사 신청인의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예비결정에 대해 재검토를 결정하고 해당 예비결정을 파기환송했다. 예비결정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ITC는 이곳 소속 행정법판사(ALJ, 1인)가 관련 사건에서 예비결정을 내리면, 6인으로 구성된 ITC 위원회에서 최종결정을 내린다. 지난해 11월 BOE가 ITC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분쟁을 제기할 수 있는 당사자 적격이 없다"고 주장했고, 지난 1월 ITC 행정법판사가 BOE 주장을 받아들이는 예비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ITC에 예비결정 재검토를 요청했고, 지난 24일 ITC 위원회가 해당 예비결정을 재검토하고 파기환송하기로 결정했다. ITC 위원회에서 파기환송했기 때문에 행정법판사는 앞선 예비결정과 다른 방향의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특허 업계에선 "BOE가 ITC에 제기했던 당사자 적격 문제는 특허 라이선스 계약과 관련이 있었을 것"이란 추정을 내놓는다. ITC 분쟁의 쟁점 기술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특허는, 스마트폰 OLED를 생산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물론 고객사인 삼성전자도 특허 라이선스권을 보유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ITC 특허침해조사의 피신청인(BOE 등) 입장에선 "특허권자(특허침해조사 신청인)와 특허 라이선스권 사용자가 함께 분쟁을 제기해야 분쟁의 당사자 적격을 충족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지난 1월 ITC 행정법판사가 삼성디스플레이에 당사자 적격이 없다는 예비결정을 내린 것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에 ITC 위원회가 앞선 행정법판사의 예비결정을 파기환송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는 분쟁 당사자 적격을 되찾았고, ITC에서 BOE 등을 상대로 분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불안요소를 제거했기 때문에 BOE 등을 상대로 유리한 위치에서 분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미국 특허상표청, 국제무역위원회)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에서 ITC 외에도 텍사스동부연방법원, 특허심판원(PTAB) 등에서 BOE 등을 상대로 특허와 영업비밀 분쟁을 진행 중이다. BOE와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쟁점 특허 5건에 대해 무효심판을 모두 청구했다. 이들은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1건('593특허)에 대해선 무효심판 청구를 철회했다가, 지난 3월 다시 청구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특허 5건 중 4건은 무효심판이 개시됐고, 뒤늦게 무효심판이 다시 청구된 특허의 무효심판 개시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여러 분쟁 중 가장 먼저 시작된 ITC 특허침해조사의 경우, 지난 2022년 12월 삼성디스플레이가 ITC에 미국 도매업체 17곳이 수입·판매 중인 수리(리퍼브)용 스마트폰 OLED가 자사 특허를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하며 시작됐다. 한 달 뒤인 2023년 1월 ITC는 특허침해조사를 개시했다. 같은 해 2월 BOE가 자진해서 ITC 특허침해조사를 받겠다고 밝혔고, 3월 BOE는 특허침해조사 피신청인에 포함됐다. ITC는 행정청이지만 특허침해품 수입금지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ITC 특허침해조사는 법원에서 진행하는 소송과 비슷한 분쟁으로 분류된다.
BOE는 2023년 4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중국 충칭제1중급인민법원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BOE가 중국에서 삼성전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소송의 쟁점 특허는 모듈 기술로 알려졌다. 이후 2023년 7월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충칭과 상하이 등에서 BOE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BOE가 중국에서 반격해오자 삼성디스플레이는 2023년 6월 미국 텍사스동부연방법원에 BOE를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달 BOE와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쟁점 특허 5건에 대해 무효심판을 차례로 청구했다. 또, 2023년 10월 삼성디스플레이는 ITC에, BOE와 자회사 등 총 8개 회사가 자사 영업비밀을 무단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ITC 영업비밀침해사건은 2023년 11월 조사가 개시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지난 2022년 12월 28일 제출한 특허침해조사 신청서에서 중국 선전 등에서 자사 특허를 무단 사용해 만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미국으로 수입돼 판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들 특허침해 혐의품에 대해 일반적 배제명령(GEO:General Exclusion Order)과, 중지명령(CDO:Cease and Desist Order)을 신청했다. (자료=미국 국제무역위원회)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