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판매부진 영향 큰 것으로 추정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56%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 전체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1분기 매출 5조39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18%, 영업이익은 56% 줄었다. 전 분기보다 매출은 44%, 영업이익은 83%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20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6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16개 분기 중 올해 1분기보다 영업이익(3400억원)이 적었던 분기는 2020년 2분기(3000억원)가 유일하다.
1분기 애플 아이폰 판매 부진이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에서 애플 아이폰용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 출하량은 5010만대로, 전년 동기(5540만대)보다 9.6% 줄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가 줄었다.
아이폰 판매 부진을 틈타,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아이폰 공백을 서로 차지하기 위해 스마트폰 완제품과 OLED 재고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티엔마 등 중국 패널 업체가 스마트폰 플렉시블 OLED를 헐값에 판매하면서 최근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OLED 침투율이 높아졌다.
현재 BOE와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 중국 패널 업체는 연말까지 6세대 플렉시블 OLED 생산라인 완전 가동을 기대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스마트폰 OLED 최저가도 올랐지만, 아직 이들 업체가 연간 흑자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리지드 OLED 수요도 늘었지만, 중국 업체의 플렉시블 OLED와 경쟁하기 위해 삼성디스플레이 리지드 OLED 가격도 낮췄다. 삼성디스플레이 A2 리지드 OLED 라인 가동률 상승은 고정비 해소, 그리고 아이폰 판매 부진에 따른 실적 감소를 일정 정도 방어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허철 삼성디스플레이 기획팀 부사장은 30일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중소형 사업은 플렉시블 (OLED)는 주요 고객 하이엔드 스마트폰 출시에 적기 대응했고, 리지드 (OLED)는 판매 기반 확대로 가동률 개선 효과가 있었으나, 판매경쟁 심화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대형 퀀텀닷(QD)-OLED 사업에 대해 허철 부사장은 "대형 사업은 비수기 진입 속 시장 수요 약화가 지속됐으나, QD-OLED 모니터 신제품 도입 및 고객기반 강화로 적자폭을 완화했다"고 밝혔다.
2분기 전망에 대해 허철 부사장은 "중소형 사업은 주요 고객의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 및 IT 제품 수요 확대 등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되나, 패널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며 "대형 (QD-OLED) 사업의 경우, TV는 주요 고객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하고,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프리미엄 모니터 판매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 허 부사장은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비 소폭 성장, 특히 OLED 침투율은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플렉시블 (OLED)는 저소비전력, 내구성 강화 등을 통해 경쟁 우위를 유지하며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리지드 (OLED)는 원가 절감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대체를 지속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IT·차량 디스플레이 비중 확대를 통해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대형 QD-OLED는 생산효율 향상으로 추가 투자 없이 생산능력을 늘리고, 고부가품 비중 확대 등 제품 믹스 개선으로 전년비 매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대형 QD-OLED 사업과 관련해선, "QD-OLED는 TV와 모니터 모두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TV용 QD-OLED는 고객사 최상위 라인업에 포진했고, 고객사와 제품 라인업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니터용 QD-OLED는 저계조 표현, 응답속도 등이 우수해 몰입감 있는 경험 제공으로 게이밍 모니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며 "잔상·수명을 더욱 개선해 B2B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출시 예정인 폴더블 제품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측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사용 중인 소비자의 개선 요청사항 중에선 폴딩 부위 주름이 가장 중요하다"며 "주름을 개선하기 위해 재료 개선과 곡률반경 최적화, 폴더블 적층구조 최적화 등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출시되는 폴더블 제품에는 삼성디스플레이 최신 기술이 반영돼 가시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폴더블 패널) 주름을 줄이고 찍힘·긁힘에 대한 내구성을 높이며, 저소비전력 등 패널 성능을 향상시켜 경쟁사와 품질격차를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1분기 삼성디스플레이 시설투자 규모는 1조1000억원이었다. 1분기 시설투자에 대해 삼성디스플레이는 "IT OLED와 플렉시블 (OLED) 제품 대응 투자를 중심으로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IT OLED는 애플이 올해 처음 출시하는 OLED 아이패드 프로용 패널로 추정된다. 올해 OLED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와 13인치 2종으로 출시된다. LG디스플레이는 11인치와 13인치 2종, 삼성디스플레이는 11인치 1종을 생산한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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