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박, 분리막 기업들도 부진
지난 1분기 배터리 업계에 한파가 닥쳤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대다수 배터리 기업들이 부진한 성적을 냈다. 배터리를 구성하는 소재 기업들도 전방 수요둔화에 고전했다. 특히, 양극재와 전구체 기업들은 지난해 광물가 하락이 반영되면서 대부분 영업손익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분리막과 동박 기업들도 수익성 악화에 직면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전해질 기업 2곳(엔켐, 솔브레인)을 제외한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구체, 동박 등 소재기업 13개사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디일렉⟫이 이들 13개사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11개 기업이 지난해 1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포스코퓨처엠과 대주전자재료 2곳 뿐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양극재 기업들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3%, 87% 늘어난 1조1384억원, 379억원을 기록했다.
실리콘 음극재 기업인 대주전자재료는 지난해 1분기 1억7400만원에서 올해 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실리콘음극재 적용 전기차 종류가 늘어난 덕에 영업이익이 약 50배 이상 증가했다.
양극재 기업들의 매출을 보면 ▲포스코퓨처엠(1조1384억원) ▲에코프로비엠(9705억원) ▲엘앤에프(6357억원) ▲LG화학(1583억원) ▲코스모신소재(1221억원) 등이 순으로 나타났다. 포스코퓨처엠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니켈, 리튬 등 주요 광물가 하락에 따른 판가 하락 영향이 지난 4분기에 이어 1분기에도 지속돼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하락했다. 이 가운데 엘앤에프는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50% 이상 줄어든 6357억원을 기록했다.
소재기업들은 1분기 실적과 함께 2분기 및 연간 사업실적에 대해 전망도 내놨다. 양극재 기업들은 판매량 증가를 목표로 제시했다. 에코프로비엠은 양극재 중에서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양극재 판매가 전년대비 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2분기 양극재 물량을 전년대비 40% 늘릴 것이라고 목표치를 제시했으며, 엘앤에프는 2분기 출하량을 전기대비 25~30% 가량 늘릴 계획이다.
양극재의 선행물질인 전구체 기업들도 적자상황을 면치 못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1분기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6% 줄어든 792억원이었다. 영업손익은 마이너스(-) 130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에코앤드림의 경우 매출은 늘어났으나 전구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신규 공장 투자로 인해 적자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1분기 청주공장의 가동과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하며 매출은 지난해 대비 98% 늘어난 190억원이다.
양극과 음극 사이를 구분해주는 분리막 기업들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중국을 제외한 분리막 시장에서 일본 아사히카세이와 2위 자리를 다투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적자전환 했다. 주요 공급사인 SK온과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아 SK온의 실적 하락에 따라 SKIET도 하락했다. 매출은 46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7% 줄어들었다. 회사는 2분기부터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WCP의 경우 헝가리 공장의 라인 설치, 신공법 적용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돼 6억원의 부진한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96% 줄어든 수치다. 올해 WCP는 전년대비 매출액 10~20% 증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3대 동박 기업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2417억원) ▲솔루스첨단소재(1213억원) ▲SK넥실리스(916억원) 순으로 매출을 올렸다. 동박 업계 또한, 지난해 구리 가격의 약세와 중국산 저가 동박 제품에 의해 수익성이 악화됐다.
SK넥실리스는 39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3사 중 가장 좋지 않았으며 솔루스첨단소재도 140억원의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한 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회사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북미향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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