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TV·가전 연동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자동 지원 모색
삼성전자, 연로한 부모님 돌보미 '패밀리 케어', 6월 출시
내가 구매하고 이용하는 모든 기기가 내 뜻을 미리 알고 작동한다면. 침대에 누워 손 하나 까딱 안 해도 누군가 불도 끄고 커튼도 쳐주고 잠이 잘 오는 음악까지 틀어준다면. 따로 사시는 부모님이 약은 잘 챙겨 드시는지 무슨 일이 있는지 24시간 살펴 나에게 알려준다면.
13일 방문한 경기 수원시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고객경험이해연구소(CXI 랩: Customer eXprience Insight Lab). 앞서 언급한 사례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곳이다. 지난 2022년 10월 문을 열었다. 삼성전자 CX·MDE(고객 중심 멀티 디바이스 경험)센터의 핵심이다.
삼성전자 한국총괄 임성택 부사장은 “소비자의 경험 특히 이런 것은 인공지능(AI)이 대신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여기는 것을 같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CX·MDE센터 이선화 상무는 “CXL 랩의 결과물은 전 사업부가 공유해 삼성전자 전체 제품이 하나의 기기처럼 맞춤형 서비스를 구현하는데 활용한다”라고 덧붙였다.
이곳은 ▲헬스 ▲게임 ▲뮤직 ▲무비 ▲스마트워크 ▲스마트홈을 상정한 공간 15개을 구비했다. 5600㎡ 규모다.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스마트싱스’와 호환하는 3000여개 기기를 ‘어떻게 하면 사용자가 각각을 조작하지 않아도 1개의 기기처럼 활용할 수 있을까’를 탐구한다. 인공지능(AI)으로 이용자의 생활방식·현재 상태 및 상황 등을 분석해 적절한 시나리오를 제안한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CX그룹장 김현정 프로는 “AI의 가장 큰 장점은 ‘알아서’ 해주는 것으로 1개 기기에 AI를 적용했다고 ‘AI 라이프’를 구현했다고 하기는 어렵다”라며 “▲부모거주 ▲유자녀가구 ▲신혼부부 ▲1인가구 4가지 삶의 양식을 타깃으로 각각 3개씩 총 12개의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고 평가했다.
첫 서비스는 6월 출시한다. ‘스마트싱스 패밀리 케어’다. 따로 사는 부모와 자녀에 초점을 맞췄다.
“부모님께서 약도 복용하시지 않고, 냉장고도 24시간 동안 한번도 열지 않았다고 알림이 왔는데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까? 전화 한번 드려야겠어요.”
이 음성은 요양보호사의 조언이 아니다. 패밀리 케어의 권유다. 부모의 집 ▲TV ▲냉장고 ▲정수기 ▲인덕션 ▲스마트폰 ▲센서 등이 수집한 데이터를 근거로 AI가 판단했다. 로봇청소기로 집 안을 살피는 방법도 제안한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CX·MDE센터 허태영 상무는 “각각의 삶의 양식에 따른 시나리오는 확보했지만 지역별 시장별 상황을 고려해 가장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부터 순차 출시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첫 서비스로 패밀리 케어를 고른 것은 한국에서 연로한 부모님의 안전한 삶은 부모와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로 다가오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얼핏 삼성전자 기기와 상관없을 법한 제품도 여럿 눈에 띄었다. 애플 ‘비전프로’ 등 확장현실(XR) 기기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XR 기기 경험에 연계해 삼성전자가 줄 수 있는 경험은 무엇일까를 알아보기 위해서”라며 “다른 회사 제품 기기도 많이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 게임 랩에는 XR기기뿐 아니라 PC와 주변기기 등 삼성전자 제품이 아닌 제품 비중이 높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7월 5년 만에 완제품 주요 제품군을 경쟁사와 비교하는 ‘경쟁제품 비교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단순 1대 1 비교보다 삼성 기기 통합 경험을 강화하는 방안을 찾았다. 타사와 협력 가능성도 열어뒀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CX·MDE센터장 이종민 부사장은 “삼성전자 제품만으로 AI 라이프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제 표준을 반영했다면 LG전자 등 경쟁사 제품도 삼성 생태계에 연동할 수 있다”라고 안내했다.
한편 ‘모두를 위한 AI’가 삼성전자의 목표다. ‘AI 가전=삼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래서다.
정재연 삼성전자 디바이스플랫폼센터 부사장은 “갤럭시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 워치·갤럭시 링까지 갤럭시 기기 역시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AI 라이프의 한 축”이라고 말했다.
이보나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CX팀 상무는 “삼성전자는 AI 기능을 가진 기기 각각의 정보를 연결해 경험을 무한대로 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라며 “소비자의 불편과 귀찮은 경험을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는 AI가 알아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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