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M 위해 영입' 김치우 전 CTO, 비상근 부회장 수행
APS가 자회사 APS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한다고 22일 밝혔다. APS머티리얼즈는 지난 2020년 파인메탈마스크(FMM) 사업을 전담하기 위해 설립된 자회사다. 이번 흡수합병으로 APS에서 FMM 개발총괄도 김치우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에서 곽병헌 APS머티리얼즈 대표로 바뀌었다.
APS와 APS머티리얼즈는 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결의했다. 예상 합병기일은 7월29일이다. APS는 APS머티리얼즈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PS는 "APS그룹 지주사 역할을 맡았던 APS는 이번 합병으로 실질적 사업회사로 탈바꿈한다"며 "흡수합병 목적은 사업 내재화를 통한 기업가치 증대"라고 설명했다.
APS는 지난 2020년 물적분할을 통해 FMM 사업을 전담하는 APS머티리얼즈를 설립한 바 있다. 당시 APS는 충남 천안 FMM 생산라인 구축에 200억원 규모 시설 투자를 진행했다.
APS가 FMM 사업을 위해 영입했던 삼성디스플레이 출신 김치우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부회장은 올해 비상근 부회장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APS가 APS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하면서 APS그룹 내 FMM 개발총괄도 김치우 전 CTO에서 곽병헌 APS머티리얼즈 대표로 바뀌었다.
APS머티리얼즈가 주관기관으로 참여한 화소밀도 4000PPI(Pixels Per Inch) 증강현실(AR) 글래스 시제품 제작 국책과제는 올해까지 진행한다. APS는 지난 2022년 12월 화소밀도 3000PPI 수준 적(R)녹(G)청(B) 방식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를 공개한 바 있다. 3000PPI급 RGB 올레도스 구현을 위한 레이저 패터닝 방식 FMM을 개발했다는 점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올레도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한 마이크로디스플레이를 말한다. 올레도스 중에서도 RGB 서브픽셀을 같은 층에 증착하는 RGB 올레도스를 구현하려면 FMM 같은 섀도마스크가 필요하다.
APS는 국책과제로 진행하는 레이저 패터닝 방식 FMM 개발 외에, 올레도스 구현에 사용할 수 있는 실리콘 기판 기반 섀도마스크 등을 함께 개발하는 것으로 결정한 바 있다. APS에선 레이저 패터닝 방식 FMM을 삼성디스플레이에 올레도스용으로 납품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인 지난해 5월 중순 실리콘 기판 기반 마스크를 사용하는 미국 올레도스 업체 이매진(eMagin)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FMM은 금속(Metal) 재질의 미세한 마스크(Fine Mask)를 말하고, 실리콘(Si) 재질의 미세한 마스크(Fine Mask)는 파인실리콘마스크(FSM)라고 부른다. APS가 앞서 추진해왔던 레이저 패터닝 방식 FMM 기술과, 이매진의 FSM 기술은 서로 다르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업계에선 APS의 FMM을 비롯한 섀도마스크 사업 지속성과 방향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이후 APS는 여러 방식의 실리콘 기판 기반 섀도마스크 개발을 검토했다. 건식 식각 방식을 사용하는 'FDM'(Fine Dry etching Mask), 그리고 'FHM'(Fine Hybrid Mask) 등이 대표적이다. 회사에선 여러 실리콘 기판 기반 방식 섀도마스크를 묶어 'FXM'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FXM 개발을 진행하려면 수십억원 규모 추가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추가투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마침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주 미국에서 열린 세계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의 '디스플레이 위크 2024'에서 이매진과 RGB 올레도스와 FSM을 함께 전시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RGB 올레도스용 FSM을 공개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는 "RGB 올레도스는 RGB 서브픽셀 크기를 수 마이크로미터(μm) 수준으로 증착해야 하고, 이를 위해 8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기반으로 FSM을 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노광 공정을 통해 미세한 홀을 만들기 때문에 기존 FMM보다 더 조밀한 픽셀 구현이 가능하다"며 "FSM은 RGB 올레도스 제조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RGB 올레도스용 섀도마스크 사업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APS는 축적한 기술이 다방면에서 활용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APS는 "세계 최초로 3000PPI RGB 올레도스 개발하며 축적한 레이저 가공 기술과, 증착, 에칭 등 노하우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토탈 솔루션과 반도체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며 "최근 전세계 반도체 포토레지스트(PR) 1위 업체 J사와 OLED 소재 개발용 증착 설비와 운영기술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 APS는 "기존 스마트폰에서 태블릿·노트북 등 IT 제품으로 확대되는 폴더블 제품 글래스 분야에도 대응하고 있다"며 "IT 제품용 폴더블 글래스는 더 두꺼운 유리를 가공해야 하기 때문에 설계·가공 기술 난도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 "박판 글래스 미세홀 가공과 화학약품을 이용한 강화·에칭 등은 글래스 코어 기판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다양한 고객과 소통 중이고, 일부 고객사와 샘플 테스트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APS는 "자회사를 흡수합병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이번 결정은 연초 밝힌 주주가치제고 방침과 일치한다"고 밝혔다. 올해 초 APS는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향후 3년간 잉여현금흐름의 20% 이상을 배당, 자사주 취득 및 소각 등으로 환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