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은 대표, 디일렉 주최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컨퍼런스'서 발표
"스마트글래스, AI와 사람 연결...'AR 글래스=AI 글래스' 인식 확산"
"엘코스, 외부광원 LED→레이저로 바꾸면 더 밝은 화면 구현 가능"
오픈AI의 챗GPT-4o와 구글의 프로젝트 아스트라 등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증강현실(AR) 글래스=AI 글래스'란 인식이 확산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PC·스마트폰 등에서 주로 구현되는 AI 기능이 AR 글래스에 적용되면, 자연스럽게 AI 글래스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깥이 보이는 AR 글래스에서 AI 기능을 구현하려면 마이크로디스플레이 기술과 광학 기술 모두 뒷받침돼야 한다.
김보은 라온텍 대표는 디일렉 주최로 지난주 열린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컨퍼런스'에서 "스마트글래스가 AI와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중요한 기기이고, 'AR 글래스=AI 글래스'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은 대표는 "이달 중순 오픈AI의 챗GPT-4o, 구글의 프로젝트 아스트라 등 AI 관련 대형 발표가 2개 있었다"며 "챗GPT-4o는 사용자에게 수학을 가르칠 수 있고, 구글 프로젝트 아스트라는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와 상호작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두 경우 모두 사용자들이 AR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다면 자연스럽게 AI 글래스로 연결된다"고 밝혔다. 이어 "AR 글래스를 착용한 사용자가 보는 것을 AI도 보기 때문에, AR 글래스에 카메라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AR 글래스는 디스플레이와 광학 기술 모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보은 대표는 이달 중순 열린 'SID 디스플레이 위크 2024' 기조연설에 나선 메타 소속 제이슨 하트러브 디스플레이·광학 부사장 발표를 근거로 △사람 눈 등 인간요인(human factor) 고려 △엘코스(LCoS:LC on Silicon)의 AR 글래스 시장 선점 △해상도를 차별 구현하는 포비티드(Foveated) 디스플레이 등 3가지를 강조했다.
그는 인간요인과 관련해선, "사람 눈 시야각이 상당히 넓기 때문에 (이를 지원하기 위한 AR 기기 디스플레이 기술 개발은) 갈 길이 멀다"며 "사람 눈도 연속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딱딱 끊어서 움직이기 때문에 AR 디스플레이 엔진 기술은 이런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하트러브 메타 부사장이 'AR 디스플레이는 엘코스가 먼저 간다'고 밝혔다"며 "엘코스가 외부광원으로 발광다이오드(LED)를 주로 사용해왔지만, 외부광원을 레이저로 바꾸면 더 밝은 디스플레이 구현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엘코스는 실리콘 기판 위에 액정(LC)을 형성하고, 입사한 빛의 위상을 바꿔 출력하는 반사형 디스플레이다. 엘코스는 별도 광원이 필요하다. 레이저는 직진성이 강해서 광학 효율이 좋고, 명암비를 개선할 수 있다.
그는 "밝은 날 외부에서 AR 기기를 사용하려면 수천 니트 이상 밝기를 지원해야 한다"며 "광학계 효율이 1% 수준이기 때문에 (AR 글래스 디스플레이에) 3000니트가 들어오려면, 광원에선 이의 100배인 30만 니트가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엘코스를 적용한 AR 글래스에선 수백만 니트를 구현할 수 있는 LED를 사용 중이고, 미래에는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레이저를 광원으로 사용하려면 스펙클(speckle, 레이저 빛을 주사했을 때 반사되며 나타나는 불규칙한 무늬)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 대표는 레도스(LEDoS:LED on Silicon)가 AR 기기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엘코스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레도스는 만들기 어렵고, 비용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화면에서 해상도를 차별적으로 구현하는 포비티드 디스플레이도 부각됐다. 포비티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 시선이 집중되는 중심부는 고해상도로, 주변부는 저해상도로 표시하는 기술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포비티드 렌더링 시스템도 있다. 이 방법은 소프트웨어로 사용자 시선에 따라 렌더링 최적화를 제공한다. 하드웨어로 구현하는 포비티드 디스플레이가 성능 최적화와 에너지 효율 등에서 강점이 있을 수 있다.
김 대표는 "현재 4K 이상 해상도를 지원할 때 전력소모가 큰데, 포비티드 디스플레이를 적용하면 데이터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중심부를 고해상도, 주변부를 저해상도로 지원하면 데이터량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고, 전력소비도 줄어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플이 올해 초 출시한 비전프로는 포비티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포비티드 렌더링 시스템을 사용한다"며 "비전프로 디스플레이로 오는 데이터는 풀 데이터이고, 이후 업스케일링하기 때문에 전력소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비전프로는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하는 올레도스(OLEDoS:OLED on Silicon)를 사용한다.
김 대표는 "사람들이 실제로 고해상도로 보는 부분은 일부이고, 나머지는 움직임을 인지하는 정도에 그친다"며 "눈이 이동하면서 이곳저곳을 고해상도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AR 기기에선 디스플레이 자체도 앞으로는 포비티드 디스플레이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지가 눈을 얼마나 빨리 따라올 것인지, 초점과 시선 등에 따른 가변해상도 문제, 그리고 입체를 구현할 때 사용자가 어지럽게 느끼지 않는 기술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