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 항소심 판결 파장이 만만치 않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줘야 할 재산분할액을 1조원 이상 늘리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강력 반발했다. 대법원 상고를 예고했다. 30일 서울고등법원은 최태원 회장에게 재산분할 1조3808억원 위자료 20억원을 노소영 관장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에서 나온 현금 분할 665억원 위자료 1억원에 비해 대폭 증가했다. 양측은 2017년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1989년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결혼했지만 결혼 기간 내내 순탄치 않은 관계를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로 SK는 충격에 휩싸였다. SK 지배구조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 회장 측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상 패소한 셈이어서다. 2심 재판부는 최 회장 측 대신 노 관장 측의 주장을 대부분 인용했다. 최 회장은 3월31일 기준 ▲SK 지분 17.73%(1297만5472주) ▲SK케미칼 우선주 3.21%(6만7971주) ▲SK디스커버리 우선주 3.11%(4만2200주) ▲SK디스커버리 0.12%(2만1816주) ▲SK텔레콤 0.0%(303주) ▲SK스퀘어 0.0%(196주) 등을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기업인 SK실트론 지분(29.4%) 등도 소유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2000억원 내외로 알려졌다. 업계는 판결이 확정될 경우 지분 매각 또는 담보로 재산 분할액을 마련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 회장이어도 1조원 이상 현금을 마련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최 회장의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며 “항소심 재판부는 처음부터 이미 결론을 정해놓은 듯 그간 편향적이고 독단적으로 재판을 진행해왔다”라고 비판했다.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 측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 재판에 임했고 상대방의 많은 거짓 주장에 대해 일일이 반박 증거를 제출하며 성실히 증명했다”라며 “그러나 오늘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노 관장 측의 일방적 주장을 사실인 것처럼 하나하나 공개했다”라고 반발했다. 아울러 “단 하나도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향적으로 판단한 것은 심각한 사실인정의 법리 오류이며 비공개 가사재판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라며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그럼에도 정반대의 억측과 오해로 인해 기업·구성원·주주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당했다”라며 “원고는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 측은 2주 안에 상고할 전망이다. 재산분할 상고심은 통상 1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 건은 회사 경영권 등이 걸려있어 기한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역할을 반영한 점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노 관장은 1심 판결 직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 주장을 장외로 확산하는데 주력했다. 최 회장 변호인단도 “특히 6공화국 비자금 유입 및 각종 유무형의 혜택은 전혀 입증된 바 없으며 오로지 모호한 추측만을 근거로 이루어진 판단이라 전혀 납득할 수가 없다”라며 “오히려 SK는 당시 사돈이었던 6공의 압력으로 각종 재원을 제공했고 노 관장 측에도 오랫동안 많은 지원을 해왔다”라고 반박했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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