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일은 6월 10일
하반기 12단 HBM3E 본딩 장비 수주 경쟁은 한미와 한화, ASMPT 3파전
한화정밀기계가 SK하이닉스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용 핵심 설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네덜란드 장비사 ASM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 ASMPT도 SK하이닉스 요구에 맞춰 신규 TC본딩 장비를 개발키로 합의했다. 한미반도체가 독점하다시피 한 SK하이닉스 내 HBM TC본딩 장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한화 등 신규 기업 장비를 양산 라인에서 돌려본 다음, 테스트 결과가 좋으면 대규모 발주를 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당장 올 하반기에 이뤄질 12단 적층 HBM3E용 TC본딩 장비 발주건이 이원화, 혹은 삼원화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정밀기계는 최근 SK하이닉스와 공동 개발로 제작한 TC본딩 장비의 외부 퀄 테스트를 통과시켰다. 아울러 오는 6월 10일에 한화정밀기계 TC본딩 장비 두 대를 입고받는 조건으로 계약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장비는 '양산용'이 아닌 '평가용'이다. SK하이닉스는 7월 말까지 이 장비로 라인 평가를 추진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통과하면 평가 장비를 구매 전환하고, 하반기에 대규모 발주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SK하이닉스 제조부문이 한화정밀기계 평가 장비 제작 단계부터 관여했다"면서 "평가 통과를 못하면 시일은 걸리겠지만, 이원화 및 삼원화라는 방향성은 정해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화정밀기계는 해당 장비 발주를 대비해 경남 창원 공장에서 추가로 장비를 조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의 이번 장비를 포함해 하반기 대규모 발주를 앞두고 있는 12단 HBM3E용 TC본딩 장비는 일부 공정 프로세스가 바뀐다. 기존에는 칩 다이를 올릴 때 본딩 장비를 쓰고, 이후 매스리플로우(MR:Mass Reflow) 공정을 통해 칩을 완전히 붙인 후 절연을 위해 언더필(Underfill) 공정 과정을 거쳤다.
12단 HBM3E는 칩 다이(Die) 두께가 보다 얇아진다. 휘어짐(Warpage) 방지를 위해 본딩시 열을 조금 가해서 살짝 붙인 뒤 MR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SK하이닉스에선 이 공법을 hMR(heated Mass Reflow)이라고 이름붙였다.
SK하이닉스는 현재 한미반도체, 한화정밀기계, ASMPT 세 곳 장비를 모두 평가하고 있다. 한미반도체 장비는 hMR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아 장비 성능을 개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성도 높여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ASMPT 장비는 hMR 공법 품질이 한미반도체 장비 대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생산성 및 장비 사이즈가 크다는 의견이 있었다. ASMPT는 SK하이닉스 요구에 맞춰 장비를 개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정밀기계 TC본딩 장비의 경우, 샘플 본딩 결과는 한미반도체 장비 대비 양호하게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6월에 입고되는 장비로 실제 양산 라인에서 추가 테스트를 거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hMR 기술에 대응하는 신규 TC본딩 장비 약 30여대를 올 하반기에 구매할 예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테스트 결과에 따라 3사의 희비가 갈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