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정밀기계가 내년 반도체 후공정 장비 사업부문의 흑자전환 전망을 내놓았다. 반도체사업부문의 실적 전망치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SK하이닉스 퀄 테스트 완료를 앞둔 고대역폭메모리(HBM)용 열압착(TC)본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달 초 공개한 '증권신고서(분할)' 기재 정정에 따르면 한화정밀기계 반도체 후공정 반도체 후공정 장비 사업부문 2025년, 반도체 전·후공정 장비 통합부문은 2028년 각각 흑자전환을 목표로 기재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자회사인 한화정밀기계와 한화비전을 인적분할한 뒤, 신설 지주회사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칭)를 세우는 것을 골자로 한 회사 분할을 앞두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내년 한화정밀기계 반도체 후공정 사업부문의 흑자전환 목표를 밝힌 것은 TC 본더 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화정밀기계는 지난 6월 SK하이닉스에 HBM용 TC본더 1세트(2대)를 공급했다. 이 장비는 현재 퀄테스트 중이다. 퀄테스트 결과는 이달 말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정밀기계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한화정밀기계의 TC 본더 퀄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퀄테스트를 통과하면 장비 구매주문(PO)은 9월께 나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한화정밀기계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도 개발 중이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차세대 패키지 기술 중 하나다. 실리콘관통전극(TSV)이 형성된 칩을 수직으로 쎃을 때 범프 없이 다이렉트로 붙이는 컨셉이다. 업계에선 다이렉트 본딩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열압착(TC) 본딩 대비 적층 칩 높이와 열 방출 개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전공정 기술을 바탕으로 하이브리드 본딩의 앞 공정과 뒷 공정에 필요한 장비 일체를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후공정 장비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본딩 구현을 위해서는 후공정 기술뿐 아니라 전공정 기술 역량까지 갖춰야한다"며 "국내에서 이 노하우를 갖춘 기업은 한화정밀기계와 세메스 정도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화정밀기계가 전공정 역량까지 갖췄다고 평가 받는 것은 지난 1월 한화모멘텀의 반도체 전공정 사업을 인수했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전자에 원자층증착(ALD), 플라즈마강화화학기상증착(PECVD) 평가 장비를 처음으로 출하하기도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반도체 전공 사업 부문의 흑자 전환 시점에 대해 "반도체 전공정 사업은 현재 인큐베이팅 단계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는 당분간 영업손실이 예상되고 있다"며 "반도체장비(전·후공정 통합) 기준으로는 약 2028년에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화정밀기계의 지난해 매출은 3904억원, 영업손실 443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문 별로 나눠보면 산업용(SMT,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2800억원 매출, 공작기계 부문에서 1104억원 매출을 올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전체 매출액에서 반도체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타 사업 부문 대비 낮은 수준이었으나, 반도체 사업 투자집중을 통해 매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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