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사이에 우나기 등 관련 서비스 8개 종료
자사 게임 '미르2M'도 서비스 종료 공지
위믹스 사업부 조직 개편하나
대외 호재에 불구 위믹스 시세 1400원대까지 하락
컨트롤 타워와 핵심 브레인 조직의 부재
위메이드가 최근 한달 사이에 위믹스 서비스들을 줄줄이 종료하고 있는 가운데 사업부 조직 개편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위메이드 박관호 대표가 취임한 이후의 행보에 주목하며 향후 위믹스의 중요한 분기점이 곧 도래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위메이드는 지난 10일 '우나 월렛(una Wallet)'을 오는 10월 중으로 종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지난해 9월 장현국 위메이드 전 대표가 한 행사장의 기조 연설에서 발표했던 '우나기 프로젝트'의 일부분이다. '우나기 프로젝트'는 위믹스의 생태계를 확장해 다수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내용으로 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우나 월렛'은 연결된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토큰을 위믹스와 스왑(교환)하는 기능이 있다. 사실상 '우나기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뿐만 아니다. 지난 4월 17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서비스 종료·축소를 공지한 서비스가 11개에 달한다. 블록체임 게임이 8종이고 위믹스 토큰을 분배받는 PoET(Proof of Ecological Transaction) 프로그램, 플레이 월렛도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플레이 월렛은 한국IP 차단과 한글 서비스를 삭제하는 것으로 서비스 종료는 아니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블록체인 게임은 일반 게임과 달리 해당 토큰의 시세와 깊은 연관이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두고 서비스를 꾸준히 지속하며 실적을 기대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며 "단기간 내에 다수의 프로젝트를 내리는 모습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태생적, 기술적으로 한계를 지닐 수 밖에 없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타 프로젝트와 연결한다"며 "우나기 프로젝트는 위믹스의 영역을 확장하는 사업으로 일종의 비전 제시인데,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지갑(월렛)을 종료하는 건 받아 들이기 힘들다"고 밝혔다.
여기에 위믹스 사업부의 조직 개편도 거론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메이드는 위믹스 사업부 인력을 조정하는 등 개편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적과 비전이 현저하게 낮은 프로젝트의 서비스를 종료할 수 있으나 조직개편은 일종의 책임을 묻는 의미가 있어서다.
가상자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위메이드 내의 위믹스 관련 인력들 다수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위메이드는) 유관 부서들의 외부 접촉을 자제시키고 위믹스 사업에 대한 전반을 검토 중인 것 같다"고 말하며 "위믹스는 국내 상장게임사가 진행하는 대표적인 블록체인 게임 프로젝트로 최근 행보는 안타까운 측면이 있다"며 "과감한 정책 결정이 도약과 위축 중 어디로 향할지 관심있게 지켜 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위믹스 코인의 시세 역시 위메이드의 방침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4월 25일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2600원대에서 1600원대까지 하락했다. 그나마 며칠 전 1400원대에서 다소 회복한 수치다. 위메이드의 주가 역시 내렸다. 같은 기간 동안 46000원대에서 현재 40000원대까지 폭락했다. 위메이드의 주가가 위믹스에 좌우되는 건 아니나 증권가의 당초 전망보다 하락의 폭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일선으로 복귀한 박관호 대표는 올해 1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위믹스가 외부의 평가와 달리 실적이 나쁘지 않고 비전이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위메이드의 행보는 발언 내용과 차이가 있다. 경영효율화와 시스템 정비로 보기엔 다소 강도가 높아 보인다.
위믹스 플랫폼의 실적은 위메이드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게 사실이다. 위믹스 재단에서 발표한 위믹스 성적표는 지난해 약 3200만 달러와 위믹스 코인 약 370만 개다. 당시 코인 시세와 한화로 계산해 합하면 총 174억원이다. 올해 1분기에는 180만 달러와 위믹스 코인 500만 개를 벌었다.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 가운데 눈에 띄는 기록이나 위메이드 전체 매출(2023년 약 6000억원)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한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 중인 게임사 대표는 "위메이드는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취했는데 너무 급했다"며 "블록체인과 정책, 서비스 등은 경험 많은 인원은 필수고 세세하게 챙겨야 할 사안이 굉장히 많은데 위믹스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이러한 모습으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미우나 고우나 위믹스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블록체인 프로젝트임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이번을 기점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위믹스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