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스템과 특장점...'삼대삼' 대전과 '맵 에디터'가 핵심
카카오게임즈의 전략은 결국 '대회'...국내 RTS시장 2% 점유율 싸움
출시 초반 규모있는 지원 필요...중장기 로드맵으로 터닝포인트은 '내년'
카카오게임즈의 장기 전략 프로젝트 '스톰게이트'가 포문을 연다. 오는 31일부터 플레이가 가능하다. 지난 2020년 카카오게임즈가 2000만달러를 투자한 작품이 드디어 움직인다.
'스톰게이트'는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이다. 과거 국민게임이었던 '스타크래프트'와 동일한 장르다. '스톰게이트'의 개발사는 해외 게임사 프로스트 자이언트 스튜디오다. 주축 개발자들은 '스타크래프트2'와 '워크래프트3'에 참여했던 멤버들이 포함돼 있다. 회사와 게임이 '스타크래프트'의 블리자드 DNA를 이어받았다. '스타크래프트'는 현재 국내 PC점유율에서 약 2~3% 내외의 지표를 나타내고 있다. 동시접속자로 따지면 최소 2만명 이상이다. MZ세대들은 '스타크래프트'를 즐긴다. 관련 콘텐츠 소비 역시 MZ세대들이 이끈다. 이는 유튜브에서 찾아 보면 체감된다. '스타크래프트'는 모든 연령층에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카카오게임즈의 노림수는 여기에 있다. 국내에서 '스타크래프트'의 자리만 꿰차도 적지 않은 성과를 장시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다음달 14일부터 시작된다. 31일은 사전 체험 빌드이다. 얼리 액세스보다 더 빠른 플레이를 원하는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사전 체험은 PC플랫폼 스팀을 통해 이뤄지며 무료가 아니다. 한화 약 3만~7만원을 지불해야 플레이가 가능하다. 얼리 액세스 버전은 부분유료화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 게임은 명확한 지향점을 지닌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은 이용자들 간의 경쟁이 핵심이다. 경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전략과 변수, 재미를 추구한다. 기획 목적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게임 종족간의 절묘한 균형이 필수다. '스톰게이트'에는 총 3종의 종족이 등장한다. 개발사는 종족간 전투 밸런스를 위해 약 1년 동안 얼리 액세스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올해 8월부터 내년 봄까지 이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밸런스를 조정하고 이후 정식 버전을 출시한다.
얼리 액세스 버전에는 일대일 대전과 캠페인 모드, 3인 협동 플레이가 포함된다.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플레이가 어렵다. 종족마다 수십개의 유닛이 있고 각 유닛의 특성을 전부 파악해야 한다. 다른 종족의 장·단점까지 이해하고 있어야 좋은 플레이가 이뤄진다. 얼리 액세스 버전의 항목들은 사업 전략의 선택이다. 캠페인 모드에서 초보적인 컨트롤과 플레이를 익히고 3인 협동 플레이에서 익숙해진다. 일대일 대전은 경쟁 모드이나 개발의 지향점은 삼대삼 대전이다. 일대일 대전은 본격적인 전개될 삼대삼 대결을 위한 전초전이다.
또 개발사는 맵 에디터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맵 에디터는 이용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전쟁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툴을 말한다. '스타크래프트'가 오랜 시간 인기를 끌었던 이유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는 요소다. 좋은 맵 에디터는 이용자들이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해 게임을 즐기도록 만든다. 실제 '스타크래프트'의 '무한자원' 맵이 증명한 내용이다.
게임의 업데이트 일정을 살펴보면 내년 여름이 실질적인 출시다. 올해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 '삼대삼' 대전과 '맵 에디터'가 등장하지 않는다. 카카오게임즈가 올해보다 내년을 기대한다고 밝혔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전략은 올해 아마추어 대회를 지원하고 내년 여름으로 예정된 세계 대회에 프로팀을 참가시키는 것이다. 게임의 일정과 발을 맞춘 모양새다.
카카오게임즈의 중장기 사업 전략은 e-스포츠 대회로 귀결된다. e-스포츠 대회를 통한 실적 창출은 타 게임의 사례에서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와 님블뉴런의 '이터널 리턴'이 있다. 두 작품은 꾸준한 대회와 팀 관리를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냈다. e-스포츠 대회는 이용자들의 구심점과 응집력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는 게임 내 종족에 대한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많은 부분이 '스타크래프트'와 닯아 있다. '스톰게이트'의 뱅가드 종족은 테란을 연상시킨다. 셀레스철은 프로토스와 유사하고 인퍼널은 저그와 흡사하다. 여러 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영향을 적지 않게 받았다. 오히려 완전 생소한 구성보다 빠른 적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은 손놀림와 컨트롤의 싸움이 승패를 좌우하는 것보다 전략이 승부를 볼 수 있도록 간편한 구성이다. 예를 들어 유닛의 업그레이드를 1단계까지 제한두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향후 대회·팀 지원 규모에 따라 게임 성과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한다. e-스포츠 대회는 관련 업체가 직접 개최하거나 지원하나, 팀과 개인은 자발적 참여다. 다시 말해 대회에서 상금을 획득하지 못하면 팀 운영이 어려워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 등에서 불거진 문제점이기도 하다.
한 업계 마케팅 종사자는 "게임의 재미와 대중적 인지도 등이 높아도 관련 대회를 단발성이 아닌 중장기 로드맵으로 운영하기란 힘든 게 현실"이라며 "게임 매출의 일정 부분을 대회 지원과 개최에 사용하기 때문에 실적이 나쁘면 끌고 나가기 어렵다"며 "출시 초반부터 카카오게임즈가 적극적인 지원을 팀과 개인에게 활용하는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히면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는 멀리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일렉=김성진 전문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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