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베니아 지분 매각, 주가 폭락... 우리이앤엘 아바텍 야스 투자자 전전긍긍
LG디스플레이가 전략적 협력 관계를 이어온 협력사 인베니아 지분을 매각한 이후 또 다른 협력사 지분도 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소액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행 중이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 우리이앤엘, 아바텍 관계자는 2일 "LG디스플레이에서 결정할 문제긴 하지만 인베니아의 경우처럼 우리 지분을 팔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LG디스플레이는 보유하고 있던 인베니아의 주식 300만주(13% 지분)를 시간외 매매로 93억원에 팔았다.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 측에서 자금이 없다고 하면서 지분을 판 것으로 안다"며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오면서 정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인베니아 지분 매각이유에 대해 "협력사 장비의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고 원가 경쟁력이 확보돼 투자 목적이 달성됐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현재 지분을 가지고 있는 코스닥 상장업체는 우리이앤엘(14%), 아바텍(17%), 야스(15%) 등 3곳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 핵심장비를 공급하는 야스 지분은 쉽게 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액정디스플레이(LCD)에서 OLED로의 디스플레이 기술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7세대(1950㎜ x 2250㎜)와 8세대(2200㎜ x 2500㎜) LCD 생산라인 일부를 올해말이나 내년초에 셧다운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인베니아는 디스플레이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용 식각 장비업체다. TFT가 필요한 LCD뿐 아니라 OLED 패널 생산에도 사용되는 장비다. 올해 8월 준공한 LG디스플레이의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대형 OLED 공장에도 ECCP 장비와 ICP 장비를 공급한 바 있다. ICP는 대형 OLED 생산용 옥사이드 TFT 핵심 장비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 1차 투자분에서 아이씨디에 5대, 인베니아와 일본 텔(TEL)에 각각 2대씩 모두 9대 ICP 장비를 발주했다.
인베니아 주가는 LG디스플레이의 지분 매도 후 큰폭으로 떨어졌다. 다음 거래일인 9월 30일 15% 하락했다. 이후 연속 하락폭은 4.6%(10월1일), 3.3%(10월2일)를 기록했다. 인베니아 관계자는 "주주로부터 항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 LCD 사업 벨류체인에 속한 우리이앤엘과 아바텍의 주주들은 '인베니아 사태'가 재현될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이앤엘은 LG디스플레이에 백라이트유닛(BLU)을 공급하고 있다. BLU는 OLED에는 들어가지 않는 부품이다. 디스플레이 슬리밍업체 아바텍의 슬리밍 물량 대부분은 LCD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이앤엘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인베니아의 지분을 팔았다는 사실도 잘 몰랐다"며 "그 문제에 대해 얘기가 나온적도 없다"고 말했다.
아바텍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와 관계가 나쁘지 않다"며 "장비 업체인 인베니아와는 달리 슬리밍 공정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경우가 다르다"고 했다. "지금 LG디스플레이에서 받고 있는 물량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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