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익IPS는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R&D)에 영업이익(406억원)보다 많은 513억원을 썼다. 매출액(3312억원) 대비 R&D 비율은 15.5%로 해외 상위 장비업체에 견줄만한 비율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해외 글로벌 톱5 장비업체의 매출대비 연구개발비용 평균은 14%였다.
이현덕 원익IPS 대표는 올해 8월 공개토론회에서 "왜 국내에서 글로벌 톱 티어 회사 수준의 종합 장비 회사가 나오지 않을까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기술은 점점 어려워지는데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적어 도전의 가치가 상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느 한 가지가 아니라 전체적인 면에서 수준이 올라가야 전체 가치사슬이 잘 구성될 수 있다"고도 했다.
원익IPS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다양한 장비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올해 2월 원익테라세미콘과 합병했다. 6월 기준 임직원수는 1305명이다.
원익IPS 관계자는 "합병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동일 계열사 간 유사업종의 통합과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중장기 지속 성장을 도모해 나가기 위함"이라며 "합병 후 기술의 수직적 · 수평적 확대, 연구개발 인프라 확대와 역량 강화, 해외 영업 및 고객 대응력 강화, 재무 안정성 확보 및 경영 효율성 증대 등의 다양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원익IPS의 주력 반도체 장비는 '제미니(GEMINI)' 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PECVD) 시스템이 꼽힌다. 반사방지막(anti-reflective coating)과 하드마스크(hardmask) 절연막(dielectric)을 증착하는데 쓰인다. 반도체 고객사에서는 20nm 이하 D램공정과 로직 디바이스 생산용 더블 패터닝(DPT), 쿼드패터닝(QPT) 하드마스크 공정에 제미니 PECVD 장비를 쓰고 있다.
원익IPS 관계자는 "원자층증착(ALD)을 사용한 것과 같은 우수한 균일 성능을 사용자에게 제공한다"며 "무엇보다도 제미니 PECVD 장비로 만든 절연막은 세계 최고 수준의 균일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했다. "생산성이 뛰어나고 고장률이 낮아 투자 및 관리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도 했다. 또 "3D 낸드플래시 핵심 생산 장비인 몰드(mold) 공정 설비 양산화와 10나노 공정 D램 하이케이(high-k) 시장 진입에도 성공했다"고 했다.
디스플레이 장비에서는 드라이 에처에 강점을 갖고 있다. 2007년부터 액정디스플레이(LCD) 박막트랜지스터(TFT) 공정용 드라이에칭 설비를 양산공급했다. 2012년에는 유기발광디스플레이(OLED)용 드라이에처(Dry Etcher) 시장에 진입했다. 최근에는 중국 시장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익IPS 관계자는 "드라이 에처(Dry Etcher) 뿐만 아니라 OLED 핵심 공정인 박막인캡(TFE)용 PECVD 장비와 퀀텀닷(QD)-OLED 핵심 장비도 개발 중"이라며 "국내 디스플레이 양산 설비 제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했다.
원익IPS는 원익테라세미콘과 합병으로 열처리 장비 라인업까지 강화했다. 100~1350도(°C) 온도 영역에 대응하는 반도체 장비를 갖추고 있다. 저온(100~400도) 장비는 구리 어닐링(annealing), 합금(alloy) 공정 등에 사용된다. 중온(400~1000도)장비는 열산화(thermal oxidation), 어닐링, 플로우(flow) 공정에, 고온(1000-1350도) 장비는 웰 드라이브 인(well drive in), 고밀화(densification) 등에 쓰인다.
디스플레이 열처리 장비는 폴리이미드 큐어링(PI Curing)이 대표적이다. 플렉시블 OLED의 기판인 PI 필름을 만드는데 쓰인다. 용액 상태 PI(바니시)를 기판유리에 얇게 도포한 뒤 열을 가할때 사용되는 장비다. 열을 받아 필름으로 변한 PI 기판위에 TFT를 만들고 유기물을 증착하는 공정을 거쳐 플렉시블 OLED가 만들어진다.
원익IPS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국내 최대 장비 종합회사"라며 "이에 그치지 않고 향후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한 장비 원천 기술의 확보, 제품군 다양화, 고객사 다각화를 통해 글로벌 톱 10 장비 회사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