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반도체 설계업체 유니SOC(Unisoc:紫光展锐)가 최근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5G(세대) 이동통신용 스마트폰에 탑재될 6나노 극자외선(EUV) 공정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T7520를 올해말 양산할 계획이라고 22일 전해졌다. 내년 출시 스마트폰에 탑재될 전망이다.
세계 최고 파운드리업체인 대만 TSMC에서의 위탁생산에 미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중국 1위 설계업체 하이실리콘(화웨이 계열사)을 대신해, 화웨이의 5G 스마트폰에 유니SOC의 AP 채택 가능성이 현지에서 제기되고 있다. 화웨이의 쉬즈쥔(徐直军:Eric Xu) 순환 의장은 미국의 추가제제(5월15일) 이전인 지난 3월 온라인 2019년 실적발표에서 "미국이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삼성전자, 미디어텍, 유니SOC 등에서 스마트폰용 반도체 칩을 구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이실리콘을 비롯한 미국 퀄컴과 애플, 우리나라 삼성전자, 대만 미디어텍 등 메이저 AP 업체는 최상위 모델 생산에 현재 7나노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의 차세대 아이폰에 TSMC 5나노 공정으로 만든 AP가 탑재될 것이 확실시된다. 애플은 2017년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 시리즈에 10나노 공정으로 만든 AP를 처음 채택했다. 지난해 신제품 아이폰에는 7나노 공정 AP가 탑재됐다.
애플의 4년여에 걸친 AP 공정 미세화 진도(10nm->5nm)를 유니SOC는 1년여 간격(12nm->6nm)으로 따라가고 있다. 유니SOC의 첫 5G 스마트폰 AP인 T7510은 TSMC의 12나노 공정으로 생산됐다. 올해 4월 출시된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Hisense:海信)의 5G 스마트폰 F50에 탑재됐다.
올해말 양산 예정인 T7520의 세부 사항은 지난 2월 발표됐다. 7나노 공정과 비교해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18% 높였다. 전력소비량은 8% 줄였다. 5G 모뎀을 통합 패키징한 T7520은 모뎀 분리형 모델대비 최대 35%까지 전력소비량을 낮출 수 있다고도 했다. 퀄컴의 7나노 공정 최상위 5G AP인 스냅드래곤 865는 모뎀 분리형 모델이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달초 <트럼프 행정부의 대(對])화웨이 반도체 수출규제 강화와 시사점>에서 "규제 확대조치는 화웨이와 TSMC 간 연결고리를 제거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만 미디어텍과 유니SOC가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개발을 담당하고, 제조는 기존처럼 TSMC 등에 위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만 경제일보(經濟日報)에 따르면 리우더인(劉德音:Mark Liu) TSMC 이사회 의장은 이달 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만약 하이실리콘의 주문이 없다면 다른 고객사가 TSMC의 생산능력 공백을 메우고 싶어 할 것"이라며 "그렇지만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미국으로부터의 하이실리콘 제품 생산 제한 압박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당시에 생산중단유뮤가 결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유니SOC의 전신은 미국 스프레드트럼(Spreadtrum)과 RDA다. 중국 즈광그룹(紫光团体)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돼 있던 팹리스 업체 두 곳을 사들인 뒤 이 둘을 묶어 'Spreadtrum&RDA'라고 했다가 2018년 새로 이름을 붙였다. 즈광그룹의 영문이름은 칭화유니그룹(Tsinghua UniGroup)이다. 유니SOC로 이름을 바꾸기 전인 2018년 2월, 미국 인텔은 5G 모뎀 등 스마트폰 분야에서 당시 Spreadtrum&RDA와의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다음해인 2019년 인텔은 애플에 스마트폰 모뎀사업을 팔았다.
중국기업정보 업체 치차차(企查看)에 따르면, 인텔은 유니SOC의 사업지주회사 성격 법인인 즈광잔루이상하이(紫光展锐(西安))의 지분 13.0%를 가진 3대 주주다. 즈광그룹 측 법인인 베이징즈광잔신투자관리(首都紫光展讯股权投入的管理)가 38.6% 지분으로 최대주주다. 2대 주주는 15.3%를 보유한 중국 국가 반도체 1기 펀드(政府ibms集成运放产业发展股权投入债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