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삼성 스마트폰 부품 첫 대량 공급
'구광모호' 뉴LG와 삼성 협력 확대도 관심사
LG이노텍이 삼성전자 중가 스마트폰 갤럭시A52·72에 칩온필름(CoF:Chip on Film)을 대량 공급한다. LG이노텍이 삼성 스마트폰에 CoF를 수천만개 수준으로 양산 납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와 삼성의 협력 확대 여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삼성전자 갤럭시A52와 A72에 CoF를 양산 공급한다. LG이노텍은 CoF를 갤럭시A52에는 단독 공급, 갤럭시A72에는 스템코와 이원화 납품한다. 스템코는 일본 도레이인더스트리와 삼성전기의 합작사다.
CoF는 디스플레이 패널 유리기판과 연성회로기판(FPCB)을 연결하는 필름으로, 필름 위에 디스플레이 구동 칩인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를 실장한다. 필름을 말거나 접는 것이 가능해 제품을 얇고 작게 만들 수 있다. 제품 설계도 자유로워진다. 삼성전자는 중가 갤럭시A 시리즈 상위 라인업에 CoF를 사용한다.
LG이노텍이 CoF를 공급하는 갤럭시A52와 A72는 연간 합계 판매량이 3000만대를 웃도는 인기 모델이다. 두 모델 중에선 갤럭시A52가 A72보다 판매량이 많다. LG이노텍이 두 모델에서 확보한 CoF 물량은 수천만개다. 또 다른 갤럭시A 시리즈에도 CoF 납품을 기대할 수 있다.
업계에선 LG이노텍이 삼성 스마트폰에 CoF를 대량 공급하는 것을 두고 이례라고 평가한다. LG이노텍이 삼성 스마트폰에 부품을 소량씩 납품한 사례는 있었지만 수천만개 물량을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장 LG이노텍 매출에서 삼성 스마트폰용 CoF 비중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CoF 가격은 개당 300~400원 선으로 알려졌다. LG이노텍이 갤럭시A52와 A72용으로 CoF를 수천만개 납품하면 100억원 내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LG이노텍 매출 9조5400억원에 비하면 0.1% 수준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중가 스마트폰 시장에 집중하고 있어 LG이노텍 비중도 커질 수 있다. 삼성 스마트폰 CoF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스템코는 삼성전기 지분(30%)도 있지만 최대주주가 일본 도레이인더스트리(70%)다. 장기적으로 지난 2018년 취임한 구광모 LG 대표의 '뉴 LG'와 삼성 사이 협력 확대도 기대요인이다.
한편 드라이버 IC를 디스플레이 패널 기판에 실장하는 방식은 기판 종류나 부착 방법에 따라 CoF와, 칩온플라스틱(CoP:Chip on Plastic), 칩온글래스(CoG:Chip on Glass) 방식으로 나뉜다. 드라이버 IC 실장 위치, 그리고 디스플레이 패널 기판과 FPCB 연결 형태가 다르다.
삼성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폴리이미드(PI) 기판에 칩을 실장하는 CoP 방식을 사용한다. 갤럭시A 시리즈 하위 라인업과 저가 갤럭시M 시리즈는 유리기판에 칩을 실장하는 CoG 방식을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