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마이크론 샨잉 공장 복구에 1년 걸릴 전망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대덕전자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판 업체가 대만 유니마이크론 공장 화재에 따른 반사이익을 입을 전망이다. 유니마이크론 공장 복구 후 정상 가동까지 약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이들 업체는 최소 내년 1년간 각각 수백억원 규모 퀄컴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대덕전자, 대만 킨서스 등 패키지 기판 업체 네 곳이 유니마이크론이 퀄컴 등에 납품했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용 플립칩 칩스케일패키지(FC-CSP) 기판 물량을 넘겨 받을 전망이다. 현재 네 업체는 퀄컴과 FC-CSP 납품 관련 계약 체결을 앞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월 하순 유니마이크론의 대만 북부 타오위안(Taoyuan)시 샨잉(Shanying)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업계에선 국내 반도체 기판 업계가 물량을 대신 생산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샨잉 공장의 주요 고객사가 퀄컴인 데다, 화재 규모가 커서 공장을 정상 가동하려면 1년은 걸릴 것으로 추정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퀄컴 AP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샨잉 공장에서 생산하는 품목 중에선 퀄컴의 5G 스마트폰 AP용 FC-CSP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크다. 이 공장의 연 매출은 1600억~1700억원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물량을 넘겨 받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고부가품목 비중 확대, 다른 반도체 기판 업체는 낙수 효과가 예상된다. 스마트폰 AP용 FC-CSP 시장에선 삼성전기와 LG이노텍, 유니마이크론 등이 주요 업체다.
삼성전기 등은 업체별로 수백억원씩 매출 발생을 기대할 수 있다. FC-CSP 이익률은 두 자릿수로 알려졌다. 유니마이크론 공장 화재 규모가 커서 일찌감치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두 업체가 1000억원 이상 물량을 맡을 것이란 추정이 나오기도 했다.
동시에 이들 패키지 기판 업체가 퀄컴에서 받은 FC-CSP 물량 공급이 내년 1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처럼 긴급한 상황에서 협력한 업체로부터 퀄컴이 1년 뒤 물량을 회수해 유니마이크론에 돌려주는 것은 '상도'와 어긋날 수 있다.
유니마이크론이 샨잉 공장을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지도 변수다. 국내 일각에선 유니마이크론이 해당 공장을 기존처럼 FC-CSP가 아니라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용으로 건설할 수 있다고 본다. 서버 및 네트워크용 FC-BGA가 FC-CSP보다 부가가치가 높기 때문에 굳이 FC-CSP용 공장을 다시 건설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FC-BGA 기술 난도가 더 높고 이비덴 등 일본 업체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은 유니마이크론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7일 대만 디지타임스는 유니마이크론이 샨잉 공장을 다시 지을 때 기존처럼 FC-CSP를 생산할지, 다른 품목을 생산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또 유니마이크론이 샨잉 공장에서 생산하던 FC-CSP를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회사 다른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샨잉 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이 상당한 데다 삼성전기 등이 이미 퀄컴과 계약 체결을 앞둬 유니마이크론의 기대는 실현되기 힘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