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비덴·대만 유니마이크론과 M1용 FC-BGA 공급
애플, M시리즈 적용 확대 계획...삼성전기 매출 신장 기대
삼성전기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인 FC-BGA를 애플의 PC 프로세서 M1용으로 납품 중이다. 애플이 PC 제품에 자체 M시리즈 적용을 늘릴 계획이어서 삼성전기의 애플 PC용 FC-BGA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부터 애플의 M1용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를 납품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세계 FC-BGA 시장 1위 업체 일본 이비덴과 대만 유니마이크론 등이 삼성전기와 함께 애플에 M1용 FC-BGA를 공급 중이다. 물량은 이비덴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M1은 지난해 11월 애플이 공개한 독자 PC용 프로세서 M시리즈 첫 제품이다. M1은 ARM 설계 기술을 활용해 컴퓨터 구동에 필요한 각종 칩을 하나로 통합한 시스템온칩(SoC)이다. 지난해와 올해 출시된 맥북에어, 맥북프로(13인치), 맥미니, 아이맥(24인치), 아이패드프로(11인치 3세대), 아이패드프로(12.9인치 5세대) 등에 탑재됐다.
애플은 2022년까지 맥 시리즈 전체에 M시리즈를 탑재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개발자행사 WWDC2020에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 실리콘'으로 (완전한) 전환에는 2년가량 걸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애플은 M1 이전에는 PC에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를 써왔다. 이미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 ARM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모바일 SoC A시리즈를 탑재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애플이 적용을 확대할 예정인 M시리즈 첫 제품 M1용 FC-BGA를 공급해 앞으로도 꾸준한 납품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은 이 시장에서 이비덴 점유율이 높지만 시장 자체가 커지면 삼성전기도 관련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 동시에 삼성전기는 M1용 FC-BGA 납품으로 PC용 FC-BGA 매출처를 다변화했다. 삼성전기는 그간 인텔의 PC용 FC-BGA를 중심으로 생산해왔다.
한편 삼성전기는 반도체 기판에 1조1000억원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다. 1조1000억원은 삼성전기의 FC-BGA 연매출 5000억원의 두 배 수준이다. 몇 년 안에 삼성전기 FC-BGA 연매출은 1조5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기는 신규 라인에서 당장은 PC용 FC-BGA를 생산하지만 향후 서버용 FC-BGA 납품까지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PC용보다 서버용 FC-BGA가 고부가 제품이다. 신규 라인은 경연성회로기판(RFPCB) 설비를 걷어낼 삼성전기 베트남 공장에 우선 설치할 것으로 보인다. RFPCB는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주 기판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연성회로기판(FPCB)으로, 삼성전기는 지난달 중순 RFPCB 사업 철수를 공식화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버·네트워크 등에 필요한 FC-BGA는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부족하다. 기술 진화도 공급부족 원인이다. FC-BGA 면적이 커지고 층수가 높아지면서 면적으로 따지는 FC-BGA 생산능력이 줄어들고 있다. 층수가 높아지면 완제품 기준 생산면적이 줄어드는 데다 기술 난도가 높아 생산수율도 떨어진다. 애플이 M1 등을 출시하면서 수요처가 늘어난 것도 반도체 기판 공급 부족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거래선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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