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D, IT·차량 OLED용 새 재료세트 'T시리즈' 개발 진행
'2024년 양산목표' T2, 애플 OLED 아이패드 적용 가능성
T시리즈, 애플보다 삼성전자 IT 제품에 일찍 사용할 듯
올해 삼성전자 갤럭시북 등 IT 제품은 M12R 세트 활용
삼성디스플레이가 OLED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 OLED 개발에 돌입했다. 그간 발광층이 하나인 '싱글 스택' OLED만 양산했던 삼성디스플레이가 투 스택 탠덤 개발에 나선 것은 애플 IT 제품 OLED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다. 애플은 2024년께 투 스택 탠덤 구조의 첫 번째 OLED 아이패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 말부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발광층(EML)을 2개층으로 쌓는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기술 개발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투 스택 탠덤은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기 때문에 발광층이 하나인 '싱글 스택'(Single Stack) 방식보다 화면 밝기는 2배, 수명은 4배 가까이 확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투 스택 탠덤 OLED 재료세트 이름은 'T 시리즈'다. 탠덤(Tandem)의 첫 글자 'T'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투 스택 탠덤 OLED의 응용처는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 제품과 차량용 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제껏 스마트폰은 물론 IT 제품에도 싱글 스택 방식 OLED를 양산 적용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투 스택 탠덤 개발에 나선 것은 애플 IT 제품 시장을 노리기 위해서다. 애플은 2024년께 출시할 첫 번째 OLED 아이패드(태블릿)를 시작으로 맥북(노트북), 아이맥(PC) 등에도 OLED를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애플은 제품수명이 5년 이상이어야 하는 IT 제품에 투 스택 탠덤 OLED 적용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OLED 아이폰에 적용 중인 OLED 재료세트(M 시리즈)는 모두 싱글 스택 제품이다. 스마트폰은 교체주기가 2~3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T 시리즈의 첫 번째 제품인 T1 재료세트 개발을 마친 뒤 잠재 고객사와 평가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T1은 고객사 평가 후 약점을 보완한 뒤 2023년 양산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다음 제품인 T2의 목표 양산시점은 2024년이다. 2024년은 애플의 첫 번째 OLED 아이패드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해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의 T2가 OLED 아이패드 적용을 노린 제품이란 풀이가 나온다. 이는 T 시리즈가 매년 하나씩 개발될 것이란 추정에 기초한 것이다. 개발기간에 따라 T2가 아니라 T3 이후 제품이 OLED 아이패드에 적용될 수도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T 시리즈는 애플에 앞서 삼성전자 IT 제품에 우선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블릿과 노트북 등 IT 제품 시장에선 애플이 가장 큰손이지만, 삼성전자로선 OLED 기술 선도력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의 갤럭시탭(태블릿)과 갤럭시북(노트북)은 애플의 아이패드와 맥북보다 투 스택 탠덤 OLED를 1년여 빨리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도 삼성전자 제품에 투 스택 탠덤을 먼저 적용하면 양산성을 검증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할 하이엔드 IT 제품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싱글 스택 OLED 재료세트 'M12R'을 적용할 예정이다. M12R은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새 재료세트 'M12' 특성을 IT 제품에 맞게 일부 바꾼 것이다. M12R의 'R'은 리지드(Rigid)를 뜻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OLED를 생산하는 A2는 리지드 OLED 라인이다. M12는 하반기 출시될 삼성전자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4와 Z플립4, 애플 아이폰14 시리즈(이상 가칭)에 적용될 예정이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과 진행했던 10.86인치 OLED 아이패드 프로젝트는 지난해 3분기 중단된 바 있다. 이 모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싱글 스택 제품을 애플에 제안한 뒤 진행됐는데, 애플이 여전히 투 스택 탠덤 OLED를 선호한 것 외에도 향후 모델 물량과 가격, 생산계획, 라인업 등에서 이견이 나타나 프로젝트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10.86인치 아이패드는 애플의 첫번째 OLED 아이패드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모델이다.
애플은 2024년께 12.9인치와 11.0인치 OLED 아이패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첫번째 OLED 맥북은 2025년 출시가 예상됐지만 현재로선 일정이 뒤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업계에선 애플 IT용 OLED 시장에선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에 앞선다고 평가한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아이패드 OLED 샘플 평가에서 애플로부터 투 스택 탠덤 구조와, 여기에 필요한 산화물(옥사이드) 박막트랜지스터(TFT) 기술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에 투 스택 탠덤 구조를 적용해왔다.
투 스택 탠덤 구조는 적(R)녹(G)청(B) OLED 화소를 병렬 배치한 발광층을 2개층으로 쌓는 기술을 말한다. 탠덤 구조에서는 전하를 생성하는 CGL(Charge Generation Layer)이 공통층에 추가된다. 투 스택 탠덤에선 CGL에서 나온 전류가 2개의 발광층에서 같은 위치로 흐르도록 제어해야 한다. 1층과 2층에 각각 있는 RGB 화소의 정확한 위치로 전류가 흐르지 않으면 색의 순도와 밝기가 나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