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넥실리스‧일진머티리얼즈‧케이잼 등
국내 장비 업체는 피엔티, 일본은 티타늄 드럼 독점
국내 전기차용 동박 업체들의 투자 확대로 관련 후방산업계 수혜가 예상된다. 공격적으로 동박 공장을 증설하고 있는 SK넥실리스, 신규로 시장에 진출한 고려아연 자회사 케이잼이 신규 장비 발주(PO) 준비에 들어갔다.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 공장, 케이잼은 국내 온산 공장에서 동박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동박은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활용된다. 과거에는 롤러를 이용한 압연 방식을 주로 썼지만, 2000년대부터 구리 스크랩(Scrub)을 황산에 옥인 황산구리 용액에서 구리를 추출하는 전해 방식으로 동박을 만든다. 황산구리 용액에 반쯤 담겨진 티타튬 드럼이 회전하고, 전기를 가하면 티타늄 드럼에 동박이 감긴다. 최근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6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초극박 동박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 일진머티리얼즈, 케이잼 등 전기차용 동박 업체들이 장비 발주를 본격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부품인 티타늄 드럼은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지만, 나머지 장비들은 국내 조달이 가능하다. 국내 상장사인 피엔티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제박, 표면 처리, 드럼 연마, 슬리팅 등의 장비가 주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업체들의 동박 장비 발주는 최소 2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케이잼이 신규 동박 업체로 참여하면서 시장이 커졌고, 빠른 양산과 수율 안정화를 위해 경쟁사가 활용한 장비를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산구리 용액에서 구리를 추출해 만드는 전해동박은 크게 '용해→제박→표면 처리→슬리팅→커팅'으로 나뉜다. 동박의 폭과 두께, 길이를 결정하는 건 티타늄 드럼이다. 현재 티타늄 드럼은 일본제철, 쇼와티타늄, 아카호시, 나이카이아키트가 있다. 사실상 일본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10㎛ 이하 초극박 동박 생산을 위해선 티타튬 드럼이 필수적이다. 최근 전기차 배터리는 최근 6㎛ 제품 수요가 늘어났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거리가 300Km 이상인 2세대 전기차 판매가 이뤄지면서 프리미엄 동박 공급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동박이 얇아지면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서 경량화가 가능하다. 예컨대 테슬라 모델S에 들어가는 동박은 30Kg에 달한다. 두께를 20% 줄이면 6Kg의 경량화 효과가 나타난다.
내년에도 동박 투자는 이어진다. SK넥실리스는 오는 2025년까지 동박 생산능력을 25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유럽 내 동박 생산 규모를 총 10만톤으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도 5만톤 규모의 투자를 추진 중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6만톤인 생산능력을 2025년 20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 2만톤, 말레이시아 2만톤, 총 4만톤 규모의 공장을 가동 중이다. 케이잼은 하반기 연산 1만3000톤 양산 능력을 갖춘다. 중장기적으로 5만톤 내외의 생산능력 확보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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