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과 대립각 더 뚜렷해질 듯
고려아연 3세 체제가 본격화됐다. 최윤범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아연, 구리 등 비철금속 제련업과 그린에너지, 배터리 소재, 자원 재활용 등 올해 초 발표한 3대 신사업에도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동시에 최대주주인 영풍그룹과의 대립각도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윤범 부회장을 회장으로 승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고려아연 창업주 故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지난 2007년 고려아연에 입사했다.
고려아연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창업자의 3세인 40대 젊은 리더가 새로운 50년을 선도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트로이카 드라이브' 3대 신사업을 발표하며 향후 50년을 이끌어갈 미래성장동력을 강조한 바 있다. 각각 ▲신재생 에너지‧그린수소 ▲배터리 소재 ▲자원 재활용을 통한 자원순환 사업이 대상이다.
신재생 에너지와 그린수소 사업은 호주를 거점으로 그린수소ꞏ그린암모니아 생산과 공급을 위한 인프라 구축과 친환경 에너지 개발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핵심 원료인 황산니켈, 프리커서(전구체), 동박 사업 진출을 위해 LG화학과 합작사를 설립했다.
자원 재활용 사업은 세계 최대 전자폐기물 시장인 미국과 유럽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전자폐기물 재활용 기업인 이그니오를 100% 자회사로 인수했다. 수거된 전자폐기물을 활용해 100% 재활용 동박 생산을 위한 자원순환 밸류체인 구축이 진행 중이다.
고려아연은 최 회장 체제를 선언했지만, 최대주주인 영풍그룹과의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화그룹, LG화학, 트라피구라, 금융권 등 우호지분을 학보해 같이 3세 경영을 하고 있는 영풍그룹 산하 장세준 코리아써키트 부회장과 각자의 길로 갈라서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 회장은 영풍에 배터리 재활용, 건식제련 등의 기술이 유출되지 않도록 사무실부터 따로 사용할 계획이다. 배터리 양극재를 만드는 자회사 켐코, LG화학과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주식회사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한편, 최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친환경 경영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은 모든 기업의 의무이자 기회"라면서 "지난 50년간 고려아연이 쌓아온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전 세계에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버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에 기여하는 고려아연을 만들어 갈 것"이라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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