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 첫 양극재 공장 건설 시작
2025년 누적 투자액 3조원 이상
포스코케미칼이 배터리 핵심소재 복합 생산기지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조만간 포항 양극재 공장 건설을 시작할 것으로 4일 전해졌다. 가동이 예상되는 내년 말에는 양극재, 음극재를 같은 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양‧음극재를 한 기업이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이 회사가 처음이다. 오는 2025년까지 포항 지역에서만 누적 투자액이 3조원(양극재 2조7000억원, 음극재 3500억원) 이상이다.
그간 포스코케미칼은 구미, 광양에서 양극재를 생산했다. 해외에는 중국에 공장이 있고, 최근 제너럴모터스(GM)와 캐다나 퀘벡 베캉쿠아에 양극재 공장을 마련하기로 했다. 유럽 진출 계획을 더하면 포스코와 포스코케미칼의 배터리 핵심소재 투자액은 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포항 양극재 공장은 프리커서(전구체) 생산 라인도 함께 마련된다. 광양 양극재 공장과 같은 구성이다. 전구체는 양극재의 중간 원료다.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등의 광물을 가공해 만든다. 양극재는 전구체에 황산코발트, 수산화리튬 등과 1:1 비율로 섞어 소성(열로 서로 다른 물질을 섞는 작업)해 만든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부터 6000억원을 투자해 연산 10만톤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광양에 마련한다. 포항 공장에도 같은 생산 라인을 마련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다만 전구체와 리튬을 같은 비율로 섞어서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산 10만톤의 전구체로 20만톤 이상의 양극재를 만들 수 있다. 기존 구미 공장에서 생산하는 전구체 생산량을 더하면 광양(연내 9만톤)과 포항 양극재 공장에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케미칼 포항 양극재 공장이 본격화되면서 인근에 있는 에코프로와의 증설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됐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GEM(에코프로머티리얼즈로 사명 변경)이 전구체를, 에코프로비엠과 삼성SDI와의 합작사인 에코프로이엠이 양극재를 포항에서 생산 중이다. 양사의 북미, 유럽 현지 공장 진출 시기도 엇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외 증설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양극재는 누가 더 원가 경쟁력을 확실하게 가지고 갈 수 있느냐가 성패"라며 "에코프로가 중국 GEM과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지분에 투자하고, 포스코케미칼은 리튬 자체 조달에 나서는 것도 업스트림(상류) 소재 생태계를 단단히 만들기 위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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