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조지아 공장 후보지
합작사는 LG엔솔 이어 두 번째
SK이노베이션(SK온)과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합작사가 설립되면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생산할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고, SK온은 포드에 이어 안정적 수요처를 마련하게 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미국에 현대자동차그룹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공장 위치는 정해지지 않았다. 현대차‧기아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와 조지아가 유력하다. 조지아는 SK온의 배터리 공장이 가동되는 곳이다. 구체적인 지분율도 결정되지 않았지만, 합작사 설립 자체에 대한 공감대 자체는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터리 합작사 설립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방한하는 자리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투자 계획과 미국 정부의 지원 방안과 같은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21일 방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과 만남을 갖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이 SK온과 합작사를 설립한다면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차는 앨라배마 공장에 3억달러(약 3600억원)를 투자해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생산 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오는 10월, 제네시스 GV70은 12월부터 생산된다. 그만큼 배터리 현지 조달이 필요하게 됐다.
SK온 입장에선 북미에서 포드와 짝을 이룰 파트너를 얻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사를 운용 중이고, 최근 스텔란티스와의 합작사를 발표하는 등 광폭 행보를 벌이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현대차가 사용할 배터리는 단폭 셀 제품이라 기존 생산 라인을 활용해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합작사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용으로 생산성과 효율을 높인 600mm 장폭 셀 위주로 생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정부는 자국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를 위해 30억달러(약 3조79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조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전기차 배터리와 관련 부품 인프라 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50%로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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