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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CL 회장, 국내 장비업체들에 "대금입금 및 투자 지연 양해" 구했다
중국 TCL 회장, 국내 장비업체들에 "대금입금 및 투자 지연 양해" 구했다
  • 이기종 기자
  • 승인 2022.08.1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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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둥성 회장, 지난달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계 방문
국내 장비업계에 대금입금·투자지연 양해 구한 것으로 파악
TCL 패널 계열사 CSOT, 업황 악화로 라인 가동률 급감
국내 업계 "지난해 인핀테크 먹튀 사태 재연되나" 우려
리둥성 중국 TCL 회장이 이달 하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방문해 8세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협력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둥성 중국 TCL 회장은 지난달 하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방문해 장비대금 입금 지연과 투자 연기에 대해 국내 장비업계에 양해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방한했던 중국 TCL 회장이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방문해 장비대금 입금 지연과 투자 연기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TCL의 계열사 CSOT는 최근 액정표시장치(LCD) 업황 악화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수요 부진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급감했다. 향후 TCL이 투자를 재개하려면 국내 장비업체 협력이 필요하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리둥성 TCL 회장이 지난달 하순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방문한 목적에는 IT 제품용 8세대 OLED 등 기술 동향 파악과 함께, 장비대금 입금 지연과 일부 투자 연기에 대한 양해를 구하려는 차원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리둥성 회장의 국내 장비업계 방문 소식이 알려지자 업계에선 IT용 8세대 OLED 등 기술 동향 파악이 목적일 것이란 추정이 나온 바 있다.

TCL의 패널 계열사 TCL CSOT는 최근 LCD 업황 악화 등으로 물량 감소폭이 커서 라인 가동률이 급감한 상황이다. 이미 만들어놓은 6세대 OLED 라인도 수요가 너무 적어서 CSOT는 다른 용도로 라인 전환이 가능한지 국내 장비업계에 문의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CSOT의 6세대 LCD 라인인 T5 프로젝트 일부는 내년으로, 8.5세대 LCD 라인인 T9 프로젝트 일부는 6개월 뒤로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프로젝트와 관련된 국내 장비업체 사업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리 회장이 이번에 국내 장비업계에 양해를 구하고 장기 투자에 대한 믿음을 줘야 향후 투자를 재개할 경우 국내 장비업계에 장비 적기 공급을 요청할 수 있다. 2년 반을 넘긴 코로나19 지속으로 장비 제작에 필요한 재료와 부품 수급이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어, CSOT의 투자에는 국내 장비업계 협력이 필수다.

CSOT가 삼성디스플레이도 투자한 중국의 대표적 패널 업체지만,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와 함께 업계 일각에선 과거 '먹튀' 논란을 빚었던 인핀테크 사태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인핀테크는 지난 2018년 중국 장쑤성 6세대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국내 장비업체에 장비를 발주한 뒤 계약 종료일을 수차례 미룬 끝에 결국 실체없이 사라진 업체다.

당시 인핀테크와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던 국내 장비업체는 탑엔지니어링과 베셀, 예스티, DMS 등이다. 이들 업체를 포함해 국내 장비업계가 인핀테크 사태로 입은 손실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인핀테크의 장비 발주 시점인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올해로 4년째 해결을 못하고 있다.

당시 인핀테크 사태로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는 회원사로부터 질타를 받은 바 있다. KDIA와 장비업체는 중국 자문 법무법인, 장쑤성 지방정부, 중국 디스플레이산업협회 등과 접촉하며 인핀테크 실체 파악을 위한 조사를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인핀테크는 2018년 당시의 총경리(최고경영자)와 부총경리가 모두 퇴사하고 실무진도 연락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핀테크 공장 공사는 건물 뼈대만 올리고 중단됐다.

한편, 최근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와 함께 중국 언론에서도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중국 패널 업체의 투자는 시장 수요 대응보다 자국 정부 보조금을 노린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에 정부 지원금이 끊기면 재무상태가 악화될 수 있는 기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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