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D의 W-OLED와 삼성D의 QD-OLED 사이 고민
삼성D가 QD-OLED 추가 투자하면 선택지는 2개
"아직 기술표준 정해지지 않아 당장 결정 어렵다"
BOE와 CSOT 등 중국 패널 업체는 전세계 LCD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중소형 OLED에서도 한국을 추격 중이다. 하지만 대형 OLED에는 아직 본격 투자하지 않았다. 현재 양산 중인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두 대형 OLED 기술 중 선택이 쉽지 않아서다. 연말께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추가 투자가 결정되면 중국 패널 업체의 대형 OLED 투자 방향성도 결정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투자 방향성은 올 연말은 지나야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BOE와 CSOT 등 중국 대표 패널 업체는 전세계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장악한 데 이어 중소형 OLED에서도 한국을 추격 중이지만 아직 대형 OLED 투자계획을 구체화하진 않았다.
CSOT는 지난 2020년 일본 JOLED와 협력해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대형 OLED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계획은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CSOT는 자체 행사에서 잉크젯 방식으로 만든 대형 OLED 패널 시제품을 공개했지만 지난해 착공하겠다던 T8 프로젝트 구체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업계에선 CSOT는 물론 BOE가 대형 OLED 기술로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방식과 삼성디스플레이의 퀀텀닷(QD)-OLED 방식 중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풀이한다. LG디스플레이 W-OLED는 백색 발광원과 적(R)녹(G)청(B) 컬러필터를 사용해 색을 구현하고, 삼성디스플레이 QD-OLED는 청색 발광원과 QD 색변환층을 사용해 색을 표현한다. 기술 방식이 다른 만큼 필요한 장비도 조금씩 다르다. 대형 OLED에선 아직 일종의 표준이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연말께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추가 투자가 결정되면 중국 패널 업체의 대형 OLED 투자 방향성도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Q1 라인에서 8.5세대(2200x2500mm)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3만(30K)장 수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는데, 월 30K 수준의 추가 투자 여부가 연말께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기 파주와 중국 광저우 공장에 8.5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180K 규모 생산능력(2021년 기준)을 보유한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경쟁하려면 QD-OLED 생산능력을 확대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 중인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 기술 퀀텀닷 나노로드 발광다이오드(QNED)가 파일럿 라인 설치 연기 등 차질을 빚는 점은 QD-OLED 추가 투자에 긍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BOE와 CSOT 선택도 관심사다. 삼성전자의 LCD TV 패널 시장에서 점유율이 줄고 있는 BOE와 달리, CSOT는 이 시장 점유율이 늘고 있다. 동시에 삼성디스플레이가 CSOT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고, CSOT에 2000여건의 LCD 특허를 이전하는 등 CSOT가 비교적 삼성과 가깝다.
CSOT가 지난 2020년 잉크젯 프린팅 방식 대형 OLED에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삼성디스플레이가 QD-OLED에 추가 투자하면 CSOT는 QD-OLED 방식으로 대형 OLED 사업을 전개할 것이란 관측이 업계에서 나온다. CSOT의 모회사인 TCL은 주요 TV 업체 중 유일하게 OLED TV 라인업이 없고, LCD 패널에 QD 시트를 붙이는 'QLED' TV 라인업은 보유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 추가 투자 열쇠는 삼성전자가 쥐고 있다. 전세계 TV 시장 1위인 삼성전자의 향후 OLED TV 라인업 계획이 삼성디스플레이 QD-OLED 추가 투자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 추가 투자 또는 출하량 확대에도 삼성전자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에서 LG전자(410만대)를 빼고 W-OLED를 100만대 이상 구매한 고객사는 일본 소니(130만대)가 유일하다. 올해 QD-OLED 패널을 적용해 OLED TV를 처음 출시한 삼성전자 선택에 따라 대형 OLED 부문에서 국내 두 패널 업체의 추가 투자, 그리고 중국 패널 업체의 투자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