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법인 자회사 상장 후 주주보호 방안' 정관 반영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필옵틱스가 배터리 장비 자회사 필에너지를 내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시주주총회에서 필옵틱스는 정관에 물적분할된 자회사 상장에 따른 기존 주주보호 방안을 반영했다.
한기수 필옵틱스 대표는 28일 경기 오산에서 열린 14기 임시주주총회에서 "필에너지를 내년 상반기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에너지는 필옵틱스와 삼성SDI의 합작법인이다. 필에너지 지분은 필옵틱스가 80%, 삼성SDI가 20% 보유하고 있다.
이날 필옵틱스는 정관의 57조 이익배당 조항을 '이익 배당은 금전 또는 금전 외의 재산으로 할 수 있다'에서 '이익 배당은 금전, 주식, 이 회사가 소유한 물적 분할신설법인의 주식으로 할 수 있다'고 바꿨다. 필옵틱스는 정관 변경에 대해 "물적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회사 주주에 현물배당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모회사에서 물적분할된 자회사를 상장할 경우 기존 주주 보호방안이 없으면 거래소가 상장을 제한할 수 있다.
한기수 대표는 "필에너지는 분할 이전부터 고객사와 합작을 염두에 두었다"며 "분할 후 고객사 지분 투자를 유치했고 파트너십도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필에너지는 분할 후 고객사에서 핵심설비를 대량 수주하면서 단기에 급성장했지만 운영자금과 인력 부족이 이어져 해결책으로 상장을 추진한다"며 "상장되면 자금상황이 해결되고 회사 인지도 상승으로 원활한 인력수급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자회사 상장에 대한 주주의 우려도 알고 있다"며 "자회사 성장 과실을 주주들에게도 배분하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상반기 필옵틱스 매출 1520억원 중 54.6%인 830억원이 필에너지에서 나왔다. 지난해 필옵틱스 전체 매출 2308억원에서 필에너지 비중은 71.6%(1652억원)였다. 필에너지의 주력 장비는 레이저 노칭과 스태킹 설비다.
강상기 필옵틱스 사업총괄 부사장은 주주가치 제고 방안으로 자사주 소각과 현금·주식 배당 등을 들었다. 그는 "자사주 소각의 경우, 현재 보유 중인 자사주 16만4601주(0.75%)를 소각할 예정이고, 향후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금·주식 배당에 대해선 "회사 보유 자회사 주식의 배당, 매년 당기순익의 10% 이상 배당, 자회사 상장 시 구주 매출의 30% 이내 배당 또는 자사주 매입·소각, 자본준비금의 이익준비금 전입으로 배당여력 확대 등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강상기 부사장은 "필옵틱스는 2025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라며 "2025년 매출 구성은 반도체 장비 30%, 디스플레이 장비 70%가 목표"라고 밝혔다. 기존 주력 사업이었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레이저 장비 외에 반도체 장비를 늘리겠다는 설명이다. 과거 필옵틱스는 디스플레이 장비 고객사가 삼성디스플레이 한 곳이었지만 최근에는 중국 업체도 고객사로 확보했다.
강 부사장은 "내년에는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큰 물결이 일어날 것"이라며 "고객사에서 투자를 많이 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또 "이제껏 (디스플레이) 장비 사업은 휴대폰 디자인 폼팩터 위주로 성장했는데 앞으로는 디스플레이 품질을 결정하는 장비 위주로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계획 중인 IT용 8세대 OLED 투자를 가리킨 설명으로 추정된다.
임시주총에는 필옵틱스 한기수 대표와 강상기 부사장, 일반 주주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임시주총 후 1시간가량 진행된 주주간담회에서는 필에너지 상장 후 기존 주주보호 방안과 함께, 소통 확대 등의 요구가 이어졌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자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