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모듈 인쇄회로기판(PCB) 업체 티엘비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5% 뛰었다. 올해 매출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늘리겠다는 목표 달성도 충분히 가능할 전망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티엘비는 지난 3분기 매출 568억원, 영업익 12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28%, 영업익은 151% 뛰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 감소했고 영업익은 20% 증가했다.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1669억원, 영업이익은 311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31%, 235% 증가한 규모다.
티엘비는 3분기 실적호조에 대해 "신제품 개발 선점 등으로 매출이 전년도에 비해 증가했고, 반도체 시장 대응과 시장 점유율 확대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신제품 개발 등 수요에 제때 대응했다는 의미다.
티엘비의 주력품인 메모리 모듈 PCB는 여러 메모리 반도체 패키지를 PCB 표면에 실장하는 모듈 형태 부품이다. 3분기 품목별 매출에서 차세대 메모리 규격인 DDR5용 메모리 모듈 PCB 비중은 12%까지 늘었다. 전사 매출에서 DDR5용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에서 지난 2분기 9%까지 상승했다. 회사 전체 매출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DDR5용 매출이 더 큰 폭으로 성장했다. DDR5 성능은 최대 데이터 처리속도 기준으로 DDR4의 두 배 수준이다.
티엘비는 지난해 4분기부터 PC용 DDR5 메모리 모듈 PCB를 생산하고 있다. 서버용 DDR5 메모리 모듈 PCB는 내년부터 매출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올해 안에 DDR5를 지원하는 첫번째 서버용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업계에선 출시 시기가 내년으로 밀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출시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의 DDR5 D램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티엘비 전체 매출에서는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모듈 비중이 가장 크다. 3분기 SSD용 비중은 52%였다. 다음으로 R-DIMM(Registered Dual Inline Memory Module)용 28%, DDR5용 12% 순이다. 3분기 말 수주잔고는 330억원이다. 상반기 말 수주잔고 344억원보다는 14억원 줄었다. 3분기 티엘비의 제품가격은 제곱미터당 76만원이다. 지난해 60만원보다 27% 높다.
한편, 티엘비는 지난 2일 무상증자를 결정했다. 보유주식 1주당 신주 1주를 배정할 예정이다. 신주 배정 규모는 491만6315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다음달 7일이다. 회사에선 무상증자로 자본금과 유동성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티엘비는 앞으로 DDR5 D램 시장 개화와, 신사업인 반도체 테스트 장비용 PCB 매출 확대를 바라고 있다. 지난 2011년 설립한 티엘비는 2020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주요 고객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다. 경쟁사는 심텍과 코리아써키트, 대만 유니마이크론, 트라이포드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