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보쉬·콘티넨탈 등 거쳤던 간접납품 비중↓
ADAS용부터 파워트레인용까지 MLCC 라인업 확대
삼성전기가 북미 전기차 회사 A사에 직접 납품하는 MLCC 물량이 늘어날 전망이다. A사가 핵심부품 직접 구매를 통한 생산효율 최적화를 추진하면서 생긴 변화다.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전장용 비중은 올해 2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가 북미 주요 전기차 기업인 A사에 직접 납품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물량과 비중이 올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부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A사는 최근 전기차 핵심부품을 직접 구매해서 생산효율을 최적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기가 A사에 직접 납품하는 MLCC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그간 보쉬나 콘티넨탈 같은 1선(티어-1) 부품업체를 통해 MLCC를 A사에 간접적으로 납품하는 비중이 컸지만, 새 정책으로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기가 A사에 직접 납품하는 MLCC 물량이 늘면서, 삼성전기가 A사에 공급하는 MLCC 라인업도 다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기는 지난 2021년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MLCC 2종에 이어, 2022년 150℃ 고온에서 견디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을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기는 2021년 개발한 ADAS용 MLCC가 자동차 전자부품 신뢰성 시험규격 AEC-Q200을 만족해 ADAS 외에 자동차 바디, 섀시, 인포테인먼트 등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워트레인용 MLCC는 전장용 제품 중에서도 신뢰성이 가장 높아야 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파워트레인용 MLCC를 글로벌 고객사에 납품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 A사에도 파워트레인용 MLCC를 납품할 기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전장용 비중은 20%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MLCC 매출에서 전장용 비중은 10% 중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삼성전기는 과거 IT 제품용 MLCC 비중이 절대적이고, 전장·산업용 MLCC 비중이 미미했지만 2021년 중국 톈진 MLCC 신공장 양산 가동 등으로 전장용 비중이 커지고 있다. 톈진 MLCC 신공장에선 전장용과 하이엔드 IT 제품용 MLCC를 주력 생산한다. 톈진 신공장은 기존 톈진 공장 부지 면적의 1.4배 규모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MLCC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면서 일본 무라타제작소와 TDK, 타이요유덴 등에 대한 추격도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온·고압에 견디는 차량용 MLCC 시장에서는 무라타와 TDK, 타이요유덴 등이 강자다.
삼성전기는 A사에 MLCC 외에 카메라 모듈도 납품한다. A사의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에서 삼성전기는 LG이노텍과 양강체제를 구축했다. A사는 이달 초 멕시코에 새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A사의 전기차 생산능력은 연 200만대 수준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사업부에서 매출 3조7077억원, 영업이익 3543억원을 올렸다. 전년보다 매출은 16%, 영업익은 56% 감소했다. 지난해 광학통신솔루션사업부 실적은 매출 1조4639억원, 영업손실 196억원이다. 패키지솔루션사업부는 매출 2조733억원, 영업익 4650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7조2449억원, 영업익은 7996억원이다. 전년비 매출은 0.6% 늘었고, 영업익은 26% 줄었다.
한편, 파워트레인은 자동차에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전력 소모와 발열로 내부 동작온도가 150℃까지 올라갈 수 있어 내부에 탑재하는 MLCC는 특히 신뢰성이 높아야 한다. MLCC는 일반적으로 보증온도 이상 환경에서 에너지를 저장하는 전기용량이 감소한다. IT 제품용은 85℃, 전장용은 125℃, 파워트레인용은 150℃ 보증이 필요하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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