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문>
-이수환 전문기자 모시고 배터리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이수환입니다.”
-가전 제왕 다이슨 배터리를 직접 만든다, 한국 업체의 러브콜이라는 내용인데요. 다이슨이 왜 배터리를 직접 만듭니까?
“다이슨 하면 세계적인 가전 기업이죠.”
-청소기로 유명하죠.
“청소기, 최근에는 헤어드라이어의 선풍적인 (인기로)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요. 에어랩 제품이라고 하죠. 다이슨이라는 회사를 개인적으로 과거에 가전 출입할 때 많이 다뤄봤던 기업입니다.”
-디자인은 정말 혁신적이잖아요.
“디자인도 혁신적이고 가격도 엄청 고가죠.”
-가격은 비싸죠.
“말들이 많아요. 다이슨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제품인 공기청정기, 청소기, 헤어드라이어, 고데기 이런 것도 굉장히 많이 팔았고요.”
-저는 청소기 너무 갖고 싶었는데 너무 비싸서 못 사고 있다가 LG에서 완전 비슷한 모양의 청소기가 나왔길래 그걸 사려고 봤더니, 그것도 그렇게 싸지는 않더라고요.
“어쨌든 다이슨이 청소기를 내놓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패러다임을 바꿨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무선 청소기죠. 독일의 밀레 같이 100년 넘게 가전 제품을 만든 기업들도 끝까지 유선을 고집하다가 무선으로 바꿔버렸고요.”
-선 있는 거랑 없는 거랑 차이 많이 나죠. 청소할 때 선이 엄청 걸리적거려요.
“그래서 배터리를 많이 쓰게 되는데요. 다이슨이 영국 회사지만 브렉시트, 영국이 EU에서 탈퇴할 때 여러 가지 혜택이 줄어들 것 같으니까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겨서 굉장히 지탄을 받았었습니다. 왜냐하면 영국의 제조업이 대부분 망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상황을 봤을 때는 잘 옮긴 것 같은데요.
“잘 옮겼죠. 그리고 또 다이슨이 비상장사예요. 2021년 기준으로 매출이 60억 파운드, 한화로 9조 3000억원이고요. 비상장사인데 순이익이 2조 3400억원입니다.”
-나쁘지 않네요.
“엄청납니다. 사실 매출은 최근 몇 년 동안 코로나19 이런 것들 때문에 조금 정체 상태였고요. 한국에서의 매출도 제가 다이슨을 다뤘을 때는 1000억이 안 됐었는데, 2021년 기준으로 이미 5000억이 넘었더라고요. 어마어마하게 성장한 거죠. 그런데 다이슨이 가전제품, 특히 무선 제품을 많이 만들다 보니까 말이 무선이지 (기기)안에 배터리를 쓴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어마어마하게 많은 배터리를 사용하게 됐고. 또 최근 2019년도에 전기차 개발한다고 했다가 포기한다라고 했다가, 또 작년에 전기차를 사업을 다시 하겠다라는 얘기가 다시 슬금슬금 나왔고요.”
-배터리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무선 청소기에 넣는 용도가 아니고, 전기차 용도입니까?
“그게 약간 의문(퀘스천)인데, 철저하게 보안으로 감춰져있어요.”
-어쨌든 배터리는 그냥 우리가 하겠다라는 정도만 (얘기한건가요?)
“네, 다만 본사가 싱가포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근데 싱가포르에 마이크론이라든가 UMC라든가 반도체 팹들이 꽤 있고요. 상당수의 생산직 인력들, 싱가포르 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바로 옆에 말레이시아가 붙어 있어서 그 쪽에서 들어오는 인력들이 많은데. 지금 배터리 공장을 싱가포르에 짓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규모도 꽤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금 땅도 사뒀고, 이미 있는 공장 건물을 확보를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일련의 개조 작업을 다 했고 설계 작업을 다 해서, 싱가포르에서 배터리를 직접 만든다. 지금 규모도 굉장히 상당할 것 같고요.”
-싱가포르 땅도 좁은데 거기에다가 또 공장을 짓는다?
“저도 땅이 좁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땅이 좁은데 반도체 공장 지을 땅은 있냐, 생각해 보니까 그래도 산업공단이 꽤 있어요. 지도를 살펴보니까 아마 그쪽에다가 공장을 마련해서 짓는 것으로 보이고요.”
-도시 국가에서 말이죠. 공장까지 그 안에다 집어넣고...
“그래서 한국에서 러브콜을 했다는 것은, 배터리를 누가 만드냐. 누가 만들 것이냐. 역시 한국이 이쪽(공장설비 및 장비)에는 확실히 많이 앞서 있다. 그러니까 소재 쪽은 다른 기업에서 가지고 올 수도 있겠죠, 그게 중국이든 일본이든 여러 경로가 있겠습니다만. 여러 가지 설비, 장비 쪽은 한국 기업들과 최근에 테크니컬 미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이 됐습니다.”
-한국 업체라고 하는 것은 셀 업체가 아니고. 지금 말씀하신 거 들어보니까, 재료나 장비 업체들인거죠?
“맞습니다, 후방 업체들 얘기고요. 지금 약 10여 개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싱가포르 본사에서 다이슨과 미팅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몇 개 업체요?
“10여 개 업체입니다.”
-장비 업체들이겠네요?
“장비, 설비, 서플라이 업체들인데요. 여기서 서플라이 업체라고 하면 여러 가지 유틸리티를 공급하는 업체들이 있고요, 그 업체들을 대상으로 말씀을 드린 겁니다.”
-그러면 직접 만들기 위해서 뭔가 얘기는 하고 있고, 어떤 용도로 만드는 건지는 아직 부정확한거고?
“재밌는 게 뭐냐 하면, 다이슨이 배터리를 워낙 많이 쓰니까 결국 2015년도에 삭티3라는 업체를 인수를 합니다. 미국 업체인데요. 이 삭티3라는 업체가 전고체 배터리를 하는 기업이에요. 그러니까 결국에는 전고체까지는 아니어도 요즘 얘기 많이 나오죠, 반고체. 그러니까 전해질을 액체도 고체도 아닌 겔(Gel) 형태의 제품을 만들 수도 있고요. 지금 꽁꽁 감춰놨는데 전기차 사업을 하겠다고 했다가 포기를 했고. 그런데 최근 1년을 보면 폭스콘도 전기차 내놨고요. 샤오미도 하겠다고 그러고. 지금 어지간한 기업들은 전기차 시장에 전부 뛰어들고 있고. 소니도 이미 혼다랑 얼라인 해가지고 전기차 사업을 하겠다는 상황이어서. 당시 2019년도에 전기차를 하겠다고 (했다가) 접었을 때랑, 3년 동안 상황이 많이 바뀐 거죠. 그래서 그때 제가 기억하기로는 외신에서 3조원 넘게 투자를 했다고 하는데.”
-전기차 배터리에요?
“전기차 사업에요.”
-그런데 접었어요?
“접었죠. 이거는 우리가 할 사업이 아니다라고 해서 접었는데. 다시 하겠다는 얘기가 작년에 나왔고, 실제 구체적으로 싱가포르에 공장을 지어서 진행하고 있는 것을 보니 추정하기로는 아직 무선화가 안 된 제품이 몇 가지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공전의 히트작인 에어랩, 헤어드라이어가 유선이에요.”
-그건 유선이어도 별로 그렇게 불편할 것 같지는 않지만 무선이면 더 좋겠다.
“제가 써보니까 선 굉장히 거슬립니다.”
-뭘 써봤다고요?
“에어랩을 써보니까. 쓰는데 선이 굉장히 거추장스러워요. 고데기는 무선이 있는데 제가 안 쓰니까. 에어랩을 써보니까 선이 엄청 길어요. 이게 굉장히 거추장스럽고 선에 몇 번 걸려서 넘어지기도 했고요, 치렁치렁해서.”
-헤어드라이어를 어떻게 쓰시길래 넘어집니까?
“중간에 헤어드라이어를 바닥에 뒀다가 선이 워낙 기니까. 또 (선이) 굵어요. 그래서 그런 경험이 있었고요. 아직 무선화가 안 된 제품에, 유선 제품에 무선을 쓰는 경우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집에서 다이슨 청소기 유선 무선 다 써봤거든요. (나중에는) 무선밖에 안 써요.”
-저도 무선만 쓸 것 같은데.
“못 쓰겠어요. 다이슨도 처음에는 유선 청소기만 팔다가 무선으로 넘어간 경우였으니까.”
-러브콜한 한국 업체들 말씀하신게 10개 정도. 어디입니까? 얘기할 수 있습니까?
“지금 말하기는 어렵고요. 비밀스럽게 테크니컬 미팅을 하고 있어서 얘기가 나가면 계약이 깨질 수도 있고.”
-그러면 (미팅중인 곳이) 주로 장비 업체들?
“장비, 설비, 유틸리티. 그러니까 여러 가지 소모품들이죠. 적어도 기가와트시(GW•h) 정도의 투자가 필요할 텐데.”
-기가와트시(GW•h)정도 투자하려면 한 5000억 해야 됩니까? (아니면) 1조 해야 됩니까?
“기가와트시(GW•h)가 이제 1000억이죠.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리튬이온, 저희가 평균적으로 봤을 때 리튬이온 배터리를 그렇게 얘기하는 것이고요. 만약에 조금이라도 반고체나 혹은 전고체가 될 수도 있는데. 말씀드리지만 전고체는 황화물계가 아닐 거예요. 황화물계가 아니라 산화물계(옥사이드계)나 아니면 다른 형태로 전환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형태의 배터리라면 투자비가 훨씬 더 많이 들어갈 수 있겠죠.”
-그런 전고체는 소형(가전)에 일부 들어갈 수는 있겠네요?
“이미 말씀드렸지만 무라타, 다이요유덴, TDK 이런 회사들은 산화물계(옥사이드) 계열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해 놓은 상황이고요. 응용처는 매우 유력하게 무선 이어폰에 먼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오늘 라이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