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과 협력해 생산
글로벌 가전기업 다이슨이 자체 배터리 생산을 추진한다. 국내 배터리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계와 만나 배터리 생산 협력을 추진하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다이슨이 생산할 배터리 형태는 소형 파우치형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에 주로 사용되는 형태다. 공장은 싱가포르에 마련된다. 생산 능력을 알려지지 않았다. 업계는 1기가와트시(GWh) 내외로 추정한다.
다이슨은 1991년 영국에서 창업한 글로벌 가전 업체다. 국내에서는 무선청소기, 공기청정기, 헤어드라이어로 잘 알려져 있다. 2019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당시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겼다. 2022년 기준 매출 65억파운드(약 10조3300억원),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이익) 15억파운드를 기록했다. 한국법인인 다이슨코리아는 2021년 매출 552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그간 다이슨의 무선 가전 제품군은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했다. 지름 18㎜, 높이 65㎜(1865)를 가진 제품이었다. 이후 1865보다 크고 2170보다 작은 2070 규격 원통형 배터리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고출력, 고속충전에 특화된 제품이다.
다이슨이 배터리를 내재화하면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한 기존 배터리 셀 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로 파나소닉이 대부분의 물량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이슨과 협력할 국내 배터리 소부장 업체들은 배터리 소재를 섞는 믹싱부터 충‧방전을 담당하는 포매이션(활성화), 물류 등 10여 곳이다. 다이슨은 한국 배터리 업계의 실력을 높이 평가하며 적극적으로 협력을 희망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다이슨이 생산할 소형 파우치형 배터리는 설계가 상당히 독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통형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안정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아직 무선화가 이뤄지지 않은 헤어드라이어 제품군(에어랩 시리즈) 위주로 자체 생산한 배터리를 적용할 것으로 추정된다.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무선청소기 디자인도 지금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배터리 팩 때문에 손잡이 부분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이기도 어려웠다.
업계 관계자는 "다이슨이 생산할 배터리는 생산 공정이 무척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제안을 받은 업체들도 기술적 난제가 많아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디일렉=이수환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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