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메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8조...3조원대 무너져
삼성전자의 중국법인 쪽 매출 전년대비 60% 감소
장비 수주 총액은 2조4103억원, 올해 실적은 양호할 듯
국내 최대 장비업체이자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의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에 따른 장비 수요가 줄어든 결과다. 특히 세메스의 지난해 지역별 장비 매출을 보면 삼성전자 중국법인 쪽 비중이 확 줄었다. 미국의 중국 제재 여파로 풀이된다.
31일 세메스 감사보고서와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세메스는 지난해 매출 2조8892억원, 영업이익 219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021년 대비 매출은 7.6%, 영업이익은 38% 감소했다. 2021 년 처음으로 연매출 3조원대를 기록한 지 1년 만에 다시 2조원대로 떨어진 것이다.
세메스는 국내 최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사다. 삼성전자가 지분 91.5%를 보유하고 있다. 세메스는 식각·포토·세정 등 반도체 전공정 장비를 생산해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품목은 웨이퍼 위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식각장비다. 세메스 전체 매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세메스의 지난해 실적부진은 반도체 불황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투자축소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장비 반입 등 시기를 늦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 세메스의 주요 매출처는 삼성전자(78.8%), 삼성 중국법인(7.6%), 삼성디스플레이(4.6%), 삼성 오스틴법인(0.6%) 등이다. 이 가운데 중국 쪽 매출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세메스의 삼성 중국법인 매출은 2214억원으로, 2021년(5412억원) 대비 59.1% 급감했다. 이같은 삼성 중국법인 매출은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중국 반도체 제재 여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중국 투자 축소에 대해 따로 언급한 적은 없었다”며 “지난해 세메스의 중국 쪽 매출이 급감한 것에서 삼성전자의 투자전략 변화를 간접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세메스의 2022년 4분기 말 기준 반도체 장비 수주 잔고는 7369억원이다. 2021년 대비 123.2% 증가한 수치다. 증가한 수준 잔고로 상반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반도체 기업들의 CAPEX 축소로 하반기 실적은 악화될 수도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자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
저작권자 © 전자부품 전문 미디어 디일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