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캐논토키가 바라는 증착기 가격으론 수익성 담보 어려워
IT 제품 시장서 OLED 적용 늘리려면 가격경쟁력 확보 필요
"선익시스템·AMAT 등에 기회 주며 장비 가격 인하 유도를"
"삼성D, 세계 최초 IT용 8세대 OLED 투자 첫 단추 잘 꿰야"
IT 제품 시장서 OLED 적용 늘리려면 가격경쟁력 확보 필요
"선익시스템·AMAT 등에 기회 주며 장비 가격 인하 유도를"
"삼성D, 세계 최초 IT용 8세대 OLED 투자 첫 단추 잘 꿰야"
◇차세대 격전지, IT용 8세대 OLED
6세대보다 유리원판이 큰 8세대 라인을 만드는 이유는 한번의 공정으로 더 많은 패널을 저렴한 가격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경제성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캐논토키가 요구하는 증착기 가격을 지불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8세대 OLED 라인 가동에 따른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캐논토키는 8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월 1만5000(15K)장 기준 증착기 가격으로 1조원 중후반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광기 가격까지 더하면 2조원을 웃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 라인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4조1000억원 중 절반 이상이 캐논토키에 돌아갈 수 있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2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캐논토키에 지불하면, 남는 금액으로 국내외 장비업체에 발주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캐논토키 요구대로 삼성디스플레이 투자가 집행되면) 캐논토키만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4조1000억원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가 캐논토키에 지불해야 하는 장비 가격이 줄어들면, 국내 장비업체가 수혜를 입거나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투자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 캐논토키가 요구하는 가격을 수용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4조1000억원 투자를 모두 집행하면 5년간 매년 8200억원의 감가상각비를 패널 가격에 반영해야 한다. 이때 완제품 가격 인상폭이 크면 10~20인치대 중형 OLED 시장 확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IT용 8세대 OLED 라인이 경제성을 확보하려면 이곳에서 만드는 패널 가격이 6세대 라인에서 만드는 것보다 낮아야 하는데, 이것이 불확실해진다. 이 때문에 당장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8세대 OLED 라인은 발광층을 1개층으로 쌓는 '싱글 스택'(Single Stack) 방식으로 잠정 결정된 상황이다. 재료원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6세대 라인에서 만드는 아이패드 OLED는 발광층이 2개층인 '투 스택 탠덤'(Two Stack Tandem) 구조를 적용한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기존 6세대 라인에서 개발 중인 애플 아이패드 OLED 가격은 당장은 11인치 270달러, 13인치 350달러 선으로 알려졌다. 이때 OLED 아이패드 완제품 가격은 11인치 모델 1500달러, 13인치 모델 1800달러 선이다. 아직 개발이 진행 중이어서 최종가격은 바뀔 수 있다. 한 관계자는 "애플도 200만원대 OLED 아이패드를 판매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가격을 낮추려 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것과 비례해서 IT용 8세대 OLED 라인에서 만드는 패널 가격은 낮아져야 한다.◇첫 단추 잘 꿰야
IT용 8세대 OLED 라인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이곳에서 만드는 중형 OLED로 또한번 OLED 시장을 주도할지 판단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다. 장기적으로 전세계 노트북 시장에서 OLED가 50%까지 침투한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필요한 전세계 IT용 8세대 OLED 라인 규모는 8세대 유리원판 투입 기준 최대 월 150K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시장을 선도하려면 전세계 월 150K 라인 가운데 월 60K는 확보해야 할 것이란 추정도 나온다. 이 때문에 삼성디스플레이가 당장 15K 규모로 발주하는 첫번째 증착기 가격이 향후 IT용 8세대 OLED 추가투자를 위한 기본가격이 될 수 있다. 월 15K 규모로 구축한 첫번째 라인이 안정되면 증착기를 이원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첫번째 투자로 IT용 8세대 OLED 라인의 공정 표준이 결정될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IT용 8세대 OLED 증착기 발주를 서두르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첫 단추'를 잘 꿰야 하기 때문이다.◇"삼성D, 선익시스템·AMAT 증착기도 검토해야"
업계 일각에선 "불가능하지 않다면, 삼성디스플레이가 이번 기회에 캐논토키 증착기에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삼성디스플레이로선 LG디스플레이 협력사인 국내 선익시스템, 또는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등을 증착기 업체로 고려할 수 있다. 선익시스템은 LG디스플레이 공급망이지만, LG디스플레이와 장기간 증착기를 개발해왔다. 선익시스템 증착기 가격은 캐논토키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AMAT는 캐논토키의 수평증착과 달리 수직증착 방식을 사용하지만, 캐논토키만큼 고압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나쁜 시나리오 중 하나는, 향후 선익시스템 증착기를 택한 LG디스플레이와, 캐논토키 증착기를 택한 삼성디스플레이의 IT용 8세대 OLED 라인에서 비슷한 성능을 구현하면서 생산수율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되는 것이다. 이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라인에서 만드는 패널 가격이 LG디스플레이 제품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려는 애플로선 LG디스플레이 비중을 쉽게 늘릴 수 있다. 향후 노트북 시장에서 OLED가 50%까지 침투한다고 가정할 때 전세계적으로 IT용 8세대 OLED 라인이 월 150K까지 필요하다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60K, LG디스플레이는 월 30K, 중국 BOE는 월 30K, 비전옥스는 월 30K 등으로 관련 라인을 구축할 것이라고 업계에서 전망한다. 또, 하이엔드 모니터 시장에 OLED가 침투하고, 태블릿 OLED까지 8세대 라인에서 만들 경우 최대 월 210K까지 IT용 8세대 OLED 라인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장밋빛 전망이 실현되고 삼성디스플레이가 10~20인치 이상 중형 OLED 시장을 주도하려면 우선 증착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IT용 8세대 OLED 라인 양산 가동 시점을 2026년이라고 밝혔다. 증착기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18개월로 잡고, 장비를 반입해서 설치한 뒤 공정 조건을 잡기까지 다시 6개월을 고려하면 24개월이다. 2026년에 양산 가동하려면 올해 말까지 증착기 발주가 나가면 된다. 아직 시간이 있는 셈이다. 한편, 모니터용 OLED는 현재 논의 중인 IT용 8세대 OLED 기술과, 이미 대형 8.5세대 OLED 라인에서 양산 중인 기술과 경쟁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퀀텀닷(QD)-OLED 라인,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화이트(W)-OLED 라인에서는 이미 30~40인치대 모니터 OLED를 양산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8.5세대 라인에서 양산 중인 OLED는 오픈메탈마스크(OMM)만 사용해 발광층을 만든다. 이와 달리, IT용 8세대 OLED 투자는 적(R)녹(G)청(B) 발광층을 파인메탈마스크(FMM)를 사용해 같은 층에 인접 증착하는 방식이다. 스마트폰에 사용하는 OLED가 이처럼 FMM을 사용해서 만든다.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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