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MT, 마이크론 등으로부터 엔지니어 영입해 공격적 D램 개발
현재 점유율 0.1%가량이지만 자국 시장 기반 빠른 성장 가능
미-중 반도체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창신반도체(CXMT) 등 중국 D램 기업들이 급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아직까지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중국의 대응역량이 미약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중국 정부 차원의 지원에 힘입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D램 3강(强) 구도를 위협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영욱 한양대 교수는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포스코타워에서 《디일렉》 주관으로 열린 '2020 차세대 메모리공정 장비·소재·기술 콘퍼런스'에서 "CXMT와 난야 등 중화권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현재 모습은 1980년대 말, 1990년대 초 삼성과 비슷하다"며 "특히 CXMT가 중국의 자국 반도체 육성 기조에 힘입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CXMT와 난야는 각각 중국과 대만을 대표하는 D램 기업이다. 2016년 창업한 CXMT는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중국 최대 D램 생산 기업으로 성장했다. 난야는 1995년 설립된 대만 반도체 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에는 강력한 위세를 자랑했지만 2000년대 후반 치킨게임에서 타격을 입어 사세가 위축됐다. 현재는 글로벌 4위권 D램 기업이다.
올 1분기 기준 글로벌 D램 점유율은 삼성전자 43.2%, 마이크론 28.2%, SK하이닉스 23.9% 수준이다. 4위 난야는 2.2% 점유율에 그쳤다. CXMT의 글로벌 D램 점유율은 0.1%가량으로 추정된다.
박 교수는 “난야는 기업 전략 자체가 '패스트 팔로어'이기 때문에 메모리 3사 구도를 위협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며 ”반면 CXMT는 마이크론 등에서 엔지니어를 공격적으로 영입하며, D램 시장 본격 진출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도 CXMT가 D램 3자 구도를 깰 수 있는 플레이어로 성장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의지가 높고, 막대한 손실에도 반도체 산업 지원을 하고 있어서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마이크론 제재 반사효과를 CXMT가 누릴 것이란 전망도 적지 않다. 마이크론 메모리 판매가 어려워진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D램 공급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재, CXMT는 17나노미터(nm)급 D램을 양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마이크론의 사업 전략에 대한 지적도 이어갔다. 그는 “마이크론이 미국, 일본, 대만 등 세 나라에서 하이엔드 팹(마더팹) 운영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마이크론은) 10년 전 일본과 대만에서 하이엔드팹을 동시 운영할 당시, 각 팹의 설비와 장비가 서로 달라 곤혹을 치른 적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4년 뒤에는 마이크론의 팹 운영 방식이 상당한 리스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마이크론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국내 마더팹에서 최신 공정 제품을 개발 및 생산 안정화를 마친 뒤 생산 공정을 이식하는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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