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및 뱅가드국제반도체그룹(VIS)에 이어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계도 올해 가격을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IT 수요 부진으로 인한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 12인치 공정 전환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계는 올해 10% 내외로 가격을 인하했다. 가격 인하 시점과 인하폭은 업체 및 공정 별로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거래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국내 8인치 파운드리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파운드리 가격을 낮췄다"며 "일부 기업의 경우 최대 20%가까이 가격을 인하했다"고 말했다.    8인치 파운드리에서는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을 생산한다. 업계에서는 8인치 파운드리 가격 인하에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첫번째는 IT 기기 수요 부진으로 인한 파운드리 가동률 하락이다. IT 기기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파운드리 가동률도 줄어들었다. 대표적인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체인 DB하이텍의 올 2분기 가동률은 73.83%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가동률(97.68%) 대비 23% 이상 감소했다.  삼성전자 8인치 공정, 키파운드리, SK하이닉스시스템IC 등은 40~50% 수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가동률 하락이 이어지면서 일부 업체는 파운드리 내 몇몇 장비의 전원을 꺼두기까지 한 상황이다. 쓰루풋 극대화가 중요한 파운드리 산업에서 장비 전원을 꺼둘 만큼 업황이 악화된 것이다.  두 번째는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제품 가격 인하다. TI는 연초부터 PMIC 등 판매 확대를 위해 가격을 낮춰 공급하고 있다. TI가 이러한 비용우위전략을 펼칠 수 있는 이유는 12인치 공정 내재화 때문이다. 12인치 웨이퍼는 8인치 웨이퍼 대비 면적이 2.25배 넓어 생산성이 높다. 이로 인해 8인치 공정 대비 최대 20%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세 번째는 8인치 공정의 12인치 전환이다. 12인치 파운드리 업체에서는 90/55nm 공정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8인치 파운드리를 이용하던 팹리스 고객 유치에 힘쓰고 있다. 가격 할인 등의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TI가 12인치 도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파운드리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며 "TI와 같은 품목을 생산하는 팹리스의 경우 제품 가격 인하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팹리스 업체는 파운드리 업체에 끊임없이 가격 인하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일부 8인치 공정이 12인치로 옮겨가기까지 하면서 8인치 업황 회복은 더욱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업턴이 와도 이전 수준의 호황기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올 하반기 파운드리 가동률을 60% 후반대로 전망했다.

디일렉=노태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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