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중심의 지원 필요
이차전지 산업의 성장을 위해 미국의 IRA 직접환급제를 우리나라 환경에 맞게 검토해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배터리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에 있으나 기술 표준이 완성되지 않았다”며 “기술 표준을 정하는 기업이 시장의 선도자가 될 것으로 생각하며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4일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국회의원 김상훈 의원의 주최 하에 ‘국가전략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IRA 직접환급제 도입 방안 토론회’가 열렸다. 한국무역협회과 한국산업연합포럼이 공동주관한 토론회에서는 이차전지, 반도체 등 국가전략첨단산업에 대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가전략기술 환급형 세액공제 도입: 이차전지 첨단기술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이차전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우리나라의 지원이 다른 국가에 비해서는 아쉽다”며 “지난 4월 세액공제 확대를 강화했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은 풍부한 자원,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산업에 대한 국가의 지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외국 기업이 중국에서 배터리 산업에 진출할 경우, 수입설비 관세를 면제해주며 토지 제공, 소득세 공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엔 IRA 법안 도입을 통해 기업에게 세액 공제액을 모두 현급으로 지급하는 직접환급을 진행하고 있고 배터리 생산공장 투자비의 30% 세액공제를 지원하고 있다. EU도 미국의 IRA 법안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현행법상 세액공제는 당장 필요한 지원으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 기업이 영업이익을 창출했을 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년 제도가 있지만 도중에 폐업하거나 업종변경 시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배터리 산업은 투자시점부터 수익창출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약 5~6년이 걸려 초기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는 해당 법안을 국내에 도입과 관련된 고려사항이 제기됐다.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재정경제팀 입법조사관은 “통합투자세액공제 제도, 최저한세 이슈, 과세형평성 등에 대한 한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도 들어볼 수 있었다. 전해액 생산 기업 엔켐 오정강 대표는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고민이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중소기업도 좋지만 국내 배터리 3사 등 대기업의 해외 공장 건설 투자가 적극적으로 더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고창국 SK온 부사장은 IRA 직접환급제 도입에 대해 “투자 규모는 유지하되 방식의 문제만 다루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공장이 건설되면 장비, 소재, 부품, 광물을 공급하는 업체는 대부분 국내에서 이뤄진다”며 “규모가 크지 않은 기업들이 이 제도를 통해 투자금을 지원받아 조기 진출 할수 있도록 도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연경흠 포스코퓨처엠 대외협력 그룹장은 양극재뿐만 아니라 음극재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연 그룹장은 “12월부터 중국의 흑연 수출 통제가 본격화됐을 때 국내 배터리 셀 기업들의 성장을 위한 특별한 조치와 실질적으로 당장 받을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태경 법무법인 광장 회계사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 본부장 ▲황성필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 실장 ▲박금철 기획재정부 조세총괄정책관 ▲오정강 엔켐 대표 ▲김상훈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전장·ICT부품 분야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