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이수훈 덕산홀딩스 계열 회장, 덕산하이메탈·네오룩스 등 이끌 계획
차남 이수완 덕산테코피아 대표, 내년 1월 덕산산업 계열 회장 취임 예정
이수훈 덕산그룹(홀딩스 계열) 신임회장이 "소재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발견해 영속성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지난 15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회장 이취임식에서 밝혔다. 15일 회장 이취임식으로 이수훈 부회장이 신임회장, 이준호 회장이 명예회장에 취임했다.
이날 덕산그룹(홀딩스 계열) 회장에 취임한 장남 이수훈 회장은 덕산홀딩스 계열인 덕산하이메탈과 덕산네오룩스 등을 이끌고, 차남인 이수완 덕산테코피아 대표는 덕산산업 계열사인 덕산테코피아 등을 이끄는 회장에 내년 1월 취임할 예정이다.
이수훈 회장은 취임사에서 "10여년 전 독일에 있는 경쟁사 본사를 방문했을 때 창업 359년째란 말을 듣고 덕산이 100년 이상 기업이 돼야 한다는 꿈을 가졌다"며 "최소 100년 이상 영속성을 가진 기업이 되기 위해 확보해야 할 자산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덕산이 영속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로 △명확하고 융통성 있는 방향성 설정 △책임경영 △거시환경 등에 대한 분석·고민 △사람 등 4가지를 제시했다.
이 회장은 "우선, 명확하고 융통성 있는 방향 설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소재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치를 어느 분야에서 찾아 키울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공감대 형성 등이 영속성 근간이 된다"며 "방향성은 저와 덕산홀딩스 조직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책임경영에 대해 이 회장은 "각각 계열사는 대표이사와 경영진을 중심으로 책임이 동반된 자유경영을 해야 한다"며 "덕산의 큰 장점 중 하나인 빠른 의사결정 속도를 더 살리도록 노력하되, 그만큼 더 깊이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 대표이사 중심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덕산하이메탈과 덕산네오룩스의 대표이사에서 사임하고 의사결정권한을 각 계열사 대표이사에게 이양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덕산홀딩스 최고운영채임자(COO) 김우한 전무를 사장으로 임명해 지배구조 개선과 신규투자 결정, 사업전략 수립 등을 이끄는 그룹 혁신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도록 했다.
이 회장은 영속적인 기업이 되기 위한 과제로 "거시환경과 시장, 고객 등에 대한 분석과 고민"도 강조했다. 그는 "보이지 않지만 경제·산업은 끊임없이 방향·속도를 바꾸며 흘러간다"며 "조류·경향 핵심을 인식해야 중장기 성장에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조류에 올라타면 상상도 못했던 새로운 영역에 흘러가서 성장하고, 성장해 있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력 양성도 중요하다. 이 회장은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최근 이를 실감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경제행위 근간은 사람이나 사람의 관계, 각각의 의견과 성향에 따라 관점과 자세가 180도 다를 수 있다"며 "특히 경영진은 덕산 임직원의 숨겨진 역량과 장점을 파악하고, 이를 십분 활용해 개개인이 성장하도록 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마지막으로, 영속적 기업이 되기 위한 전제조건이 있다"며 "우리는 절대 쉬운 길로 가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007년 덕산 가족이 된 이후 만족스럽고 마음이 편했던 시기는 5%도 되지 못했다"며 "95%의 시간은 어려웠고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성공한 모든 사업은 답이 없는 상황에서 모두가 극복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장애물을 이겨냈을 때 이룬 결과물이었다"며 "반대로 우리가 실패한 사례는 모두 쉬운 길, 달콤한 길, 빠른 길로 가려고 했을 때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환한 빛 속에서는 더 환한 빛을 볼 수 없고, 어둠 속에 있어야 실낱 같은 작은 일과 가능성을 볼 수 있다"며 "모든 장애물과 고초를 정면으로 받아들이고 온몸으로 느끼며, 고통스럽지만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장애물과 외풍은 우리가 커질수록 더욱 커질 것"이라며 "그런 과정을 우리가 함께 반복적으로 이겨내며 성장해야 100년 이상의 영속적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덕산그룹은 창업주 이준호 명예회장이 지난 1982년 울산 효문동에 창업한 덕산산업을 모태로, 1999년 아파트형 공장에서 시작한 덕산하이메탈을 중심으로 사세를 확장해왔다. 이준호 명예회장은 덕산하이메탈을 통해 해외에서 공급하던 반도체 패키징 소재 솔더볼을 국산화했고, 덕산네오룩스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업체로 키웠다.
이준호 명예회장은 이임사에서 "그간 '소재산업 입국 그 중심기업 덕산'이란 기치 아래 소재산업을 고집스럽게 경영해왔다"며 "견디기 힘든 굴곡의 시간도 많았지만 덕산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다. 이 명예회장은 "이제 덕산은 이수훈 회장의 시대이고, 이수훈 회장에게 모두의 마음을 모아주기 바란다"며 "이수훈 회장이 좋아하는 '비욘드 머티어리얼(beyond material)이란 단어처럼,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가속 성장하길 당부한다"고 밝혔다.
현재 덕산그룹은 지주사인 덕산홀딩스, 반도체 솔더볼 소재업체 덕산하이메탈,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업체 덕산네오룩스, 반도체 전공정 소재업체 덕산테코피아, 우주항공 항법기술업체 덕산넵코어스, 주석 제련업체인 DS미얀마, 알루미늄·아연 도금업체 덕산산업 및 덕산갈바텍, 반도체 테스트핀 및 소켓 테스트업체 덕산테스틱스, 화학제품 운반업체 덕산P&V, 신기술사업금융사 티그리스인베스트먼트로 구성돼있다. 장학 및 학술·연구개발 지원사업을 수행하는 자선재단인 유하푸른재단도 운영 중이다.
디일렉=이기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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