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시장 선점·미국 견제 돌파’ 두 마리 토끼 추구
에릭슨, ‘오픈랜·5G 특화망’ 새 시장 창출…6G 기지국 시연
노키아·삼성전자, 5G NW슬라이싱 실리 추구
삼성전자·에릭슨·노키아, ‘AI-RAN 얼라이언스’ 출범
2월26일부터 29일까지(현지시각)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WC 바르셀로나 2024(MWC24)’가 열렸다. MWC는 모바일 업계 최대 행사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주관한다. 올해는 270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방문객은 205개국 10만1000여명을 기록했다.
▲화웨이 ▲에릭슨 ▲노키아 ▲삼성전자 ▲ZTE 등 유력 통신장비사가 모두 참여했다.
지금까지 세계 통신망은 10년 주기로 세계 전환이 이뤄졌다. 전환과 고도화는 통신장비사의 대목이다. 이때 점유율은 유지 보수 등 운용 과정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또 차세대 전환과 고도화 과정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5세대(5G) 이동통신은 지난 2019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상용화했다. GSMA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261개 통신사가 5G 서비스 중이다. 문제는 5G의 진화 속도가 통신장비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 5G 단독모드(SA)를 제공하는 통신사는 47개다. 국내는 KT만 5G SA를 지원한다.
MWC24에서 통신장비사는 “5G 이동통신 고도화는 통신사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필수”라고 강조했다. 통신사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은 조금씩 달랐다.
화웨이는 ‘5G어드밴스드(5.5G)’ 진화를 제안했다. 올해를 ‘5G어드밴스드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5G어드밴스드는 세계이동통신표준화기구(3GPP)가 작년 제시한 릴리즈18 표준이다. 현재 5G 대비 ▲10배 빠른 속도 ▲지연시간 단축 ▲용량 확대 등을 포함했다. 5G어드밴스드로 가려면 SA는 필수다.
화웨이 전략은 시장 선점이다. 통신장비는 호환성이 중요하다. 동시에 여러 세대 서비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통신사는 세대 전환에 이전 세대 통신장비사 장비를 우선 투입했다. 안정적 서비스를 위해서다. 통신장비사 입장에서 5G를 잡으면 6G도 잡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의 제재를 돌파하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통신사의 화웨이 장비 채용 상승은 화웨이 장비를 배제하려면 그 이상의 비용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서비스 중단 위험도 있다. 해당 국가 정부의 선택지를 줄인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외에도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기반 시설) 사업에서 비슷한 전략을 취하고 있다.
화웨이는 GSMA ‘글로벌 모바일(글로모) 어워드’도 휩쓸었다. 총 30개 부문상 중 6개를 화웨이가 차지했다. 특히 수상작 중 최고에게 주는 ‘최우수 모바일 기술 혁신상’까지 화웨이에게 돌아갔다. 화웨이 ‘제로 비트 제로 와트(0 Bit 0 Watt)’ 솔루션이 주인공이다. 10W 이하 전력을 사용하는 무선주파수(RF) 장비 등 통신장비 전력 사용량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에릭슨은 ‘통신사 투자 유도’와 ‘새 시장 창출’ 투트랙 전략을 병행했다. 기득권까지 내려놓았다.
에릭슨은 AT&T와 작년 총 14억달러 규모 5G 개방형 무선접속장치(OpenRAN, 오픈랜) 계약을 체결했다. 오픈랜은 통신장비를 표준화해 통신장비사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다. 통신장비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에릭슨은 MWC24에서 AT&T에 공급한 오픈랜 장비를 전시했다.
5G 네트워크(NW) 슬라이싱과 5G 특화망 기술도 힘을 실었다.
NW슬라이싱은 하나의 물리적 NW를 여러 개의 가상 독립 NW로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전 세대 통신 방식에서도 존재했다. 5G는 속도와 용량이 이전 세대 기술보다 커 NW슬라이싱 도입이 유용하다. 통신사는 전국망 하나로 다양한 요금제 시도를 할 수 있다. 고객별 품질 차이를 요금제에 녹일 수 있다. 에릭슨은 ‘스마트 축구장’ 등 사례 중심으로 NW슬라이싱 필요성을 설득했다. 5G NW슬라이싱을 도입하려면 5G SA가 전제다.
5G 특화망은 유선통신 기반 무선랜(Wi-Fi, 와이파이)을 5G로 대체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도 ‘이음5G’라는 명칭으로 추진 중이다. 에릭슨은 기업 대상 거래(B2B) 뿐 아니라 정부 대상 거래(B2G) 등으로 5G 특화망 사례를 확장했다. 국방용 이동식 5G 기지국 등이 대표적이다. 드론 운영 제약을 해소했다.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과시도 빠지지 않았다. 6G는 아직 후보 주파수를 논의 중이다. 2030년경 상용화 전망이다. 에릭슨은 실제 이동형 6G 기지국을 공개했다. 7GHz와 14GHz 주파수를 활용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검증 중이다.
노키아와 삼성전자는 NW슬라이싱과 오픈랜 등을 구현한 통신장비 등을 강조했다. 노키아는 작년 에릭슨에게 AT&T 시장을 빼앗기는 등 어려운 시절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기대에 비해 성장 속도가 늦다.
삼성전자는 ▲AI NW 자동화 솔루션 ▲AI 에너지 자동 절감 솔루션 ▲5G 성능 향상 소프트웨어 솔루션 ▲차세대 NW 칩셋 라인업 ▲5G어드밴스드 기지국 등을 소개했다.
한편 통신장비사도 새로운 연합을 구성했다. MWC24에서 ‘AI-무선접속장치(RAN, 랜) 얼라이언스’를 발족했다. AI-RAN 얼라이언스는 ▲삼성전자 ▲엔비디아 ▲ARM ▲소프트뱅크 ▲에릭슨 ▲노키아 ▲마이크로소프트(MS) ▲미국 노이스턴대학 등 10개 기업과 1개 대학이 창립 멤버다. AI-RAN 얼라이언스는 ▲RAN을 위한(AI for RAN) ▲AI와 RAN(AI and RAN) ▲RAN의 AI(AI on RAN) 3개 워킹그룹을 구성했다 NW에 AI 기술 도입과 6G 협력 등이 목표다.
디일렉=윤상호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