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에프앤씨는 수주잔고 감소...포드 투자 속도 조절 영향인 듯
전기차 수요둔화로 완성차와 배터리 셀 기업이 투자 속도에 나선 가운데, 배터리 믹싱 장비사들의 수주잔고는 증가해 눈길을 끈다. 배터리 셀 기업들이 기존 투자한 해외공장 운영에 대비해 제조공정의 시작인 믹싱 장비를 선제적으로 발주한 것으로 해석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국내 배터리 믹싱 장비 3사 가운데 윤성에프앤씨를 제외한 티에스아이, 제일엠앤에스의 수주잔고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티에스아이와 제일엠앤에스의 수주잔고는 각각 101%, 150% 이상 증가했다. 반면, 윤성에프앤씨는 고객사의 투자속도 조절에 수주잔고가 24% 감소했다.
1분기 수주잔고 | YoY | |
제일엠앤에스 | 3500~4000억원 | 150% |
티에스아이 | 4659억원 | 101% |
윤성에프앤씨 | 2526억원 | △24% |
수주잔고가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제일엠앤에스다. 제일엠앤에스의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대비 150% 이상 늘어난 3500억~4000억원 규모다.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차 JV, 노스볼트 등 국내외 고객사가 다변화와 함께 고객사들의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티에스아이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1분기 2326억원에서 올해 4659억원으로 늘어났다. 주요 고객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능력 확대에 따른 장비 발주가 이어진 덕이다. 지난 1~3월 회사는 총 1250억원 규모의 믹싱 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22일에도 1166억원 규모의 신규 믹싱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다만, 믹싱 장비 3사 중 윤성에프앤씨는 유일하게 수주잔고가 줄어들었다.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동기 대비 24% 감소한 2526억원이다. 핵심 고객사 SK온과 포드의 투자 속도 조절로 인해 예정보다 신규 발주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윤성에프앤씨는 1분기에 신규 장비발주가 없었지만 지난 4월 금양과 375억원 규모의 믹싱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향후 금양이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할 경우 추가 발주 가능성도 있다.
3사가 주력하는 믹싱 장비는 양극재, 음극재, 도전재, 결착재, 용매 등을 일정한 비율로 섞어 슬러리를 만드는 장비다. 배터리 제조 공정 중 가장 첫 단계 해당돼 장비 발주가 가장 먼저 들어와 다른 장비사에 비해 수주잔고가 늘어난 추세다. 조립, 화성 공정 장비사인 엠플러스와 에이프로의 1분기 수주잔고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800억원, 100억원 줄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구간에 진입했다고 하지만 배터리 셀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투자해 놓은 게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믹싱 장비 발주가 미리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하기 위해 믹싱 장비 3사는 공장 증설도 진행했다. 윤성에프앤씨는 연구개발 센터와 공장 증설을 위해 지난해 155억원을 투자했으며 제일엠앤에스는 지난해 5월 김해 3공장을 완공했다. 3공장은 기존 1·2공장 대비 1.5배 큰 규모로 당시 1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티에스아이는 지난달 148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신축한다고 밝혔다. 내년 6월 완공이 목표다.
디일렉=이민조 기자 [email protected]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전장·ICT·게임·콘텐츠 전문미디어 디일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