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인공지능(AI) 사업 강드라이브에 나서면서 본업인 통신 서비스 품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통3사는 AI와 통신 두 분야를 결합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최근 4년간(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집행한 연구 개발 비용은 약 2조5000억원 추산된다. 주요 투자 분야는 단연 AI 전환(AIX)이다. 때문에 '통신 서비스 홀대론'까지 나온다.
현재 '통신 서비스 홀대론'의 화두는 단연 KT다. KT는 인공지능·정보통신기술(AICT) 전환을 선포하며 인적 구조 개편 카드를 꺼내들었다.
KT의 이번 인적 구조 개편은 통신 서비스의 근간인 네트워크 인프라에 집중돼있다. 통신 선로 설계, 시공, 유지보수 등 기간통신망 분야 필수 인력을 전문 자회사 2곳(KT OSP·KT P&M)으로 직무와 인력을 재배치할 계획이다. 때문에 필수 인력의 유출로 통신 서비스 품질 저하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인적 구조 개편은 맞지만, 통신 서비스 품질과 이어지는 네트워크 투자 감소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타 이통사들 역시 인력 재배치 등이 이뤄지고 있으나 통신 서비스에 대한 연구 비용을 꾸준히 집행할 계획이다.
기술적으로도 AI와 통신 서비스는 상호성장·상호보완이 가능하다. AI는 5G 네트워크의 성능을 최적화하고, 5G는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초고속, 초저지연 연결을 제공한다. 때문에 이통사들은 5G와 AI가 결합된 융합 서비스인 △스마트팩토리 △디지털 헬스케어 △자율주행 등의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향후 6G 네트워크 구축에도 AI는 필수 요소다. AI의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의사결정 능력은 6G 네트워크와 결합해 효율적인 연결성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스마트시티 △원격 의료 등 차세대 서비스의 실현을 앞당길 전망이다. 이 외에도 AI 기반 예측 분석을 통해 네트워크 문제를 사전에 식별 할 수 있다.
이통사들 역시 AIX은 물론이고 AI 기술 개발을 통한 통신 서비스 품질 향상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SKT는 이달 '6G 백서'를 공개하며 AI·통신 융합 기반 유무선 인프라 진화방향을 공개했다. 백서를 통해 SKT는 6G 구조 진화의 핵심을 '클라우드·AI·그린 네이티브(Cloud·AI·Green-native)'로 정의하고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6G 프레임워크' 권고안에서 강조한 유비쿼터스 인텔리전스 기반의 6G AI 인프라 진화 방향성을 제시했다.
KT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을 6G 네트워크에 통합해 AI와 클라우드가 직결된 6G 기반 인프라 구축한다. AI와 6G의 융합을 통해 차세대 통신망을 구축하고 AI 기반 솔루션을 활용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통화 AI 에이전트 '익시오'도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익시오를 통하면 통화 녹음·요약, 보이는 전화, AI 전화 대신 받기 등의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서울경찰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범죄자 목소리 데이터를 공유받아 익시오에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까지 탑재한다.